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 사태가 부활절 연합 예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기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총무 김영주)는 2006년부터 함께 부활절 연합 예배를 주관해 왔다. 그러나 한기총이 회원 교단과 갈등을 겪으면서 올해 부활절 연합 예배는 교단 연합 주관으로 치르게 됐다.

한기총을 둘러싼 갈등은 부활절 연합 예배 준비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2월 6일 열린 연합 예배 준비 모임에서 교단 총무들이 한기총 김운태 총무에게 "한기총과 연합 예배하지 못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 모임에 한기총 소속 교단 총무들은 모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배를 주최하는 2012한국교회부활절준비위원회(부활절준비위)는 교단 연합 주관으로 예배하기로 하고 전병금 목사(강남교회)를 대회장으로 세웠다. 교단 연합으로 행사를 주관하면서 한기총과 교회협은 빠지게 됐다.

교회협이 동요하지 않는 것과 달리 한기총은 몸이 달았다. 지난 3월 3일 열린 한기총 임원회에서 "교회협과 함께 연합 예배를 한다"고 발표해 교회협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3월 10일에는 연합 예배 광고를 합의 없이 내보내 "명의를 도용했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한기총이 교회협에 대화를 요청해 교회협 김영주 총무와 홍재철 대표회장, 김운태 총무가 지난주에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한기총이 "함께 연합 예배를 주관하자"고 제안했으나 김영주 총무는 확답하지 않았다.

한기총은 최근 연합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홍재철 대표회장은 국가조찬기도회에 순서를 맡지 못했다. 삼일절 기념 예배에서는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말도 들린다. 내부 사정도 여의치 않다. 한기총 직원 대부분이 그만두거나 교체되어 따로 예배한다 해도 준비할 실무 경험자가 없다. 주요 교단의 외면 속에 예배 순서 담당자를 찾기는 더 어렵다.

한기총 기대와 달리 부활절 예배가 나뉘는 일은 불가피하다. 한기총 김운태 총무는 " 별도로 부활절 예배를 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교회협과 이견 조율 중이다. 만약 협의가 결렬되면 따로 예배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교회협 관계자는 "한기총과 연합 예배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합동(총회장 이기창)은 한기총이 개최하는 예배에 참석하기로 임원회에서 결정했다.

연합 예배를 둘러싼 갈등에 예배 준비는 더디다. 예배 장소와 예배 순서 담당자가 아직 미정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예배 장소로 거론됐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이 난색을 표해 개최는 어렵게 됐다. 장소는 여전히 물색 중이다. 지난 3월 19일에야 겨우 설교자로 장종현 목사(백석대 창립자)를 선정하는 등 일부 담당자를 정했을 뿐이다. 예배 한 달 전에 장소를 확정하고, 3주 전에 순서 담당자를 모두 발표한 지난해와 비교된다.

홍재철 대표회장이 국가조찬기도회에 초대받지 못했다고 보도했으나 확인 결과 기도회 순서를 맡지 못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어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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