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기도회 참석자 20여 명이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민중의 삶을 위협하는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혐오로 얼룩진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하라!"

"하나님의 명령이다,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기독교시국행동(진광수 상임대표의장)의 2차 시국 기도회가 12월 11일 서울 광화문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본부 앞에서 열렸다. 

지난 11월 13일 광화문 감리회 본부 앞에서 개정 노조법 2·3조 시행을 촉구하기 위해 단식 농성장을 설치하려다 경찰에 연행된 옥바라지선교센터 노승혁 전도사가 대표 기도를 맡았다. 그는 국가 권력에 탄압받고 있는 노동자·장애인·세입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노조법 개정은 우리 모든 노동자의 염원 중 하나였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서로 힘을 모았다는 이유로 회생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하지 않기를 원했다. 일거리를 지정하고 관리·감독하는 자들과 우리 사회가 명료하게 되어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원했다. 모두가 평등하게 버스를 타고, 누구도 죽지 않고 지하철 타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 도시의 편의는 우리 모두를 위하지 않는다. 나라는 상황을 개선하기는커녕 예산을 삭감하고, 사람들은 묶인 채로 끌려 나가며 다치고 감옥에 갇히고 있다. 

 

사라지는 골목들을 봐 달라. 서로가 서로를 지키는 약한 자들 외에는 그 무엇도 우리가 일할 곳과 살 곳을 지켜 주지 않고 있다. 이 땅 곳곳에서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세입자, 노동자들의 괴로운 소리가 터져 나오지만, 그 어느 때보다 자본의 편에 선 경찰의 진압은 매섭다. 자기들 세상인 것마냥 활개를 치고 다닌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힘에 의한 평화'라는 거짓 선전도 들려온다. 평화적 합의는 폐기되고 전쟁은 옛 이야기만이 아니다."

노승혁 전도사가 윤석열 정권이 탄압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노승혁 전도사가 윤석열 정권이 탄압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설교자로 나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황인근 목사는 참담한 현실이지만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며 참석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웠다. 그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은 참담하다. 불법과 몰상식이 압도한 삶, 역사가 퇴행하며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수많은 이의 인권이 훼손되고 유린되고 있다. 성소수자를 환대한다고 출교를 선언하는 어리석은 교회의 모습, 장애인이 이동한다고 하니 그 앞을 막아선 경찰의 모습이 너무 당당하게 보여 속이 상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누군가의 인생을 짓밟는 이들, 그들 앞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 힘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서에서는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하다'고 말하고 있다. 세상의 권세가 아무리 잘나가도 결국 망하고 시들고 말 것이라고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두려워 말고 소리 높여 전하라고 말씀하시니 우리 그 말씀을 들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희망 너머 희망'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황인근 목사는 얼마 전 감리회에서 출교된 이동환 목사의 변호를 맡았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희망 너머 희망'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황인근 목사는 얼마 전 감리회에서 출교된 이동환 목사의 변호를 맡았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참석자들은 준비된 공동 기도문을 함께 읽어 나갔다. 그들은 "우리는 노동자의 한 맺힌 법안 노조법 2·3조와 언론 자유를 위한 방송법 공포를 거부한 대통령을 거부한다. 오직 갈등만을 조장하는 행보 앞에 무너지는 사회의 연대 의식과 공공성에 가장 취약한 이들의 삶이 위태롭다. 성평등, 주거, 노동, 인권 등 공동체 최후의 보루들이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대림절기 우리는 전쟁과 갈등의 세상 한복판에 서 있다. 심화되는 기후 위기 앞에 세계는 망가지고 고조되는 갈등과 전쟁으로 민간인이 학살당하고 있다"며 "이제 다시금 광장에 나서는 우리는 불의한 권력이 삭제한 이름을 부르고 억눌린 세상의 파편을 마주하겠다"고 기도했다.

박세론 목사(새민족교회, 사진 왼쪽 첫번째)와 기독교시국행동 집행위원 한세욱 목사(청암교회, 사진 왼쪽 두번째)가 성찬을 집례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박세론 목사(새민족교회, 사진 왼쪽)와 기독교시국행동 집행위원 한세욱 목사(청암교회)가 성찬을 집례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기독교시국행동 집행위원장 이종건 전도사는 "이 싸움은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 여러 현장과 시국의 갈래들을 묶어 내며 이 길을 같이 걸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특별히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기독교대책위가 12월 20일 임시국회에서의 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2차 비상 행동에 돌입한다. 많은 행사와 여러 투쟁의 방식이 준비돼 있으니 관심을 갖고 함께 동참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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