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 마케도니아에 가다> / 정은찬 지음 / IVP 펴냄 / 206쪽 / 1만 4000원
<바울, 마케도니아에 가다> / 정은찬 지음 / IVP 펴냄 / 206쪽 / 1만 4000원

[뉴스앤조이-이세향 팀장] 1세기 교회 전문가 정은찬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가 당대 사회적·문화적 배경을 토대로 바울의 선교와 목회 여정을 일기 형식으로 써 내려간 책. 소아시아와 마케도니아 지역을 다니며 교회를 개척한 '선교사' 바울, 교회 문제에 고민하고 아파하는 '목회자' 바울,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고뇌하고 관계 속에 힘들어하는 '사람' 바울의 내면이 역사적 상상력으로 재구성되어 담겨 있다. 그 외에도 바울 서신을 더 깊게 묵상할 수 있는 도움 글, 소그룹에서 함께 나눌 수 있는 토론 질문, 1세기 교회를 이해할 수 있는 현장 사진과 지도가 수록돼 있다.

"우리는 요즘 밤낮으로 일하면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한다. 여기서 '밤낮'은 은유적 표현이 아니다. 정말 밤낮으로 일하고 있다. 작업장에서 잠자고 휴식도 취하며 식사도 한다. 사람들이 다 거처로 돌아가면 우리끼리 찬양과 기도도 드린다. 당연히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복음을 전하고, 식사 시간이나 잠시 겨를이 생기면 18번가에서 사귄 다른 장인들에게도 복음을 전한다. 손님들이 오면 그들이 기다리는 시간에 말을 건네며 복음을 전한다. 그리고 안식일에는 작업장에 양해를 구하고 다시 한번 회당에 다녀왔다. 일하면서 복음을 전하는 생활이 때로는 벅차기도 하다. 가끔은 복음을 전하는 일에만 전념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하면서 만나는 인연들을 포기할 수 없다. 데살로니가에서는 특별히 이런 인연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 이렇게 이들에게 복음의 씨를 뿌리고 있는데, 곧 열매를 맺을지도 모르겠다." (4장 '하나님의 새로운 가족', 142쪽)

"오늘 마음이 몹시 복잡하다. 성도들에게 잘하고 있다고 격려하려다가도, 그들의 삶이 걱정되었다. 우리는 괜찮을 거라는 말을 입밖으로 내려고 하다가도, 그들이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앞으로도 얼마나 힘들 것인지 알기에 쉽게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어쩌면 이런 어려움이 그들의 믿음을 집어삼킬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지금도 문제이지만 앞으로는 더 걱정이다. 아마 더욱 견디기 힘든 비난, 비방 그리고 소외, 고독을 경험할 것이다. 어제의 친구와 이웃이 내일의 적이 될 것이다. 내가 이토록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이런 고난은 이미 내가 경험한 그리고 경험하고 있는 바이기 때문이다. 

 

성도들에게 나는 무어라 말해야 할까? 잘하고 있으니 더욱 굳건해야 한다고 말해야 할까? 그저 참고 견뎌야 한다고 말해야 할까? 아니면 어느 정도는 타협해도 괜찮다고 말해야 할까? 지혜롭게 행동하라고 말해야 할까? 그렇다면 '지혜로운 행동'은 또 무엇일까? 외인에 대하여 더욱 조심스럽고 단정하게 행동하라고 권하기는 해야겠다." (5장 '관계의 해체와 재구성', 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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