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라 목사는 고인이 되었지만 그를 기억하고 그가 걸어온 길을 이어 나가려는 사람이 많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임보라 목사는 고인이 되었지만 그를 기억하고 그가 걸어온 길을 이어 나가려는 사람이 많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성소수자 차별 반대에 앞장서고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했던 고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제25회 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앰네스티는 "섬돌향린교회는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이 쉼을 얻고 다시 회복하는 공간이었다. 임보라 목사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대표적 목회자였다. 15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의 든든한 조력자였으며 여성 인권, 평화운동, 동물권 등 활동 영역의 제한을 두지 않았다"며 "고인의 활동으로 힘과 용기를 얻었던 많은 이가 한국 사회의 소수자와 동행했던 그의 행보를 잊지 않고 이어 나갈 수 있도록 특별상으로 고인의 노고를 기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앰네스티 언론상 시상식은 3월 2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시상식에 참석한 섬돌향린교회 김하나 전도사는 "한국교회는 소수자들의 차별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 양산과 행동들을 계속 이어 가고 있다. 임보라 목사님은 그런 현실의 최전선에서 한국교회에 그런 목소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전달하시는 데 앞장서셨다. 또 가부장적이고 카르텔로 뭉쳐 있는 한국교회를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셨다. 앞으로도 저희는 그런 현실에 저항하고 임 목사님이 가신 길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보라 목사의 동생이자 섬돌향린교회 교인 임최세라 씨도 시상식에 참석했다. 그는 "초록나무라고 불리는 걸 좋아했던 임보라 목사는 슬픔과 아픔이 있던 소외된 자들과 함께했다. 그들이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우다가 지친 몸을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 주었고 편히 쉴 수 있는 그늘이 되어 주었다"며 "저희도 그 모습을 기억하고 그 발자취를 따라서 사회적 소수자들과 함께하고 또 그들이 발을 딛고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함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 임보라'가 아닌 '임보라'로 본인이 직접 수상했으면 더 뜻깊은 자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뉴스앤조이>가 지난해 8월 보도한 '비하인드 스토리 - 여성 안수 투쟁사'도 이번 앰네스티 제25회 언론상 본상을 수상했다. 앰네스티는 <뉴스앤조이> 보도에 대해 "본 기사는 다양한 인터뷰와 역사적 자료를 통해 여성 안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었다. 특히 신앙의 깊이에 상관없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의사 결정 구조에서 배제한 구조적·제도적 성차별의 모순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 것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앰네스티는 매년 1회 언론상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이번 제25회 언론상에는 보도 총 64편이 출품돼 8편이 본상으로 선정됐다. 언론상 심사위원단은 심사 기준에 대해, 국제앰네스티의 인권 현안에 부합하는지를 따져 보는 시의성, 인권 이슈 제시 방법의 참신성, 보도 자체의 완성도 및 관련된 문제 해결에 기여한 바를 살피는 반향이라는 4가지 기준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수상작과 심사평 등은 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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