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 사순절기와 부활절기를 위한 기도 노트> / 비아 편집부 지음 / 비아 펴냄 / 296쪽 / 1만 6000원
<주여,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 사순절기와 부활절기를 위한 기도 노트> / 비아 편집부 지음 / 비아 펴냄 / 296쪽 / 1만 6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간사] 지난해 <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에 이어 사순절기와 부활절기를 맞아 비아 편집부가 두 번째로 펴낸 묵상집 겸 기도 노트. 재의수요일부터 부활주일을 거쳐 성령강림절까지 90일간 성서 정과에 따라 성서 본문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를 이어 갈 수 있게 구성했다. 저명한 수도자·신학자들의 짧지만 울림이 큰 글과 기도문을 성서 본문 아래 배치하여 독자들이 더 넓고 깊게 묵상하도록 돕는다. 서두에 성공회 예식을 기반으로 작성한 '매일 기도 예식문'을 안내해 놓았다. 여러 명이 함께 묵상집을 이용할 경우 이에 따라 기도 예식을 진행해 볼 수 있다. 

"피투성이 주님,
당신은 너무나 생생한 현실이십니다. 
당신은 끈적이고 역겨운 피를 흘리시며
사람들을 두렵게 하십니다. 
우리는 피 흘리는 당신, 희생 제물이 되신
당신 곁에 머물러 있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영적인 신앙을 갖고 싶어 합니다. 
우리는 영적인 것, 살과 피가 없는 것, 
추상적인 것을 믿고 싶어 합니다.
그리하여 몸을 희생하지 않고,
영적인 것만 희생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당신은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당신의 아들 예수를 통해
우리에게 피비린내 나는 현실을 일깨우십니다.
예수를 따르는 이가 되면
우리 또한 피를 흘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렵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숙명이라면
우리의 뜻이 아닌 당신의 뜻을 이루소서.
아멘." (스탠리 하우어워스, '사순 제2주일 주일 묵상', 78쪽)

"우리가 어떤 공포에 사로잡히든, 얼마나 끔직한 범죄에 휘말리든, 어떠한 재앙이 밀어닥치든, 인간에 깃든 영원한 빛은 결코 사그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언제나 저 빛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그 돌아가는 과정, 귀한의 여정은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 성령이 주시는 은총과 사랑이 모두 필요할 정도로 지난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우리는 탐욕과 이기심에서 돌아설 수 있습니다. 폭력과 지배가 가져다주는 만족과 영예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거룩하신 아버지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고, 고통스럽고 위태롭지만 희망으로 가득 찬 길을 따라 걸을 수 있습니다. 이 길은 앞을 예측할 수 없으며 성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이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길은 참된 길이며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로완 윌리엄스, '성령강림주일 주일 묵상', 2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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