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교사를 부탁해 - 중·고등부 교사의 고민에 답하는 실전 핵심 파일> / 정석원 지음 / 홍성사 펴냄 / 232쪽 / 1만 3000원 
<청소년 교사를 부탁해 - 중·고등부 교사의 고민에 답하는 실전 핵심 파일> / 정석원 지음 / 홍성사 펴냄 / 232쪽 / 1만 3000원 

[뉴스앤조이-박요셉 간사] 예배가 끝나고 아이들이 둘러앉는다. 교사는 한 주간 잘 지냈는지, 설교를 들으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묻는다. 약 5초간의 정적. 목소리 톤을 좀 더 높여 다시 물어보지만, 침묵 혹은 "네"라는 짧은 대답이 돌아온다. 새 학기를 맞은 요즘 교회학교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학생들과 좀 더 가까워지고,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애쓰는 교회학교 교사를 위해 쓰였다. 15년 가까이 삼부제일교회·나들목교회·예수향남교회 등에서 청소년 부서를 맡아 온 정석원 목사(예수향남교회)가 썼다. 교사들에게 필요한 △청소년과의 소통법 △소그룹 인도 △신앙 교육 △온라인 모임 △마음가짐 △학부모와의 관계 △동료 교사와의 관계 등에 관한 경험과 생각을 글로 정리했다. 표지에는 이 책이 '실전 핵심 파일'이라고 나오지만, 정 목사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건 방법이나 프로그램이 아닌 '태도'다. 종잡을 수 없는 아이들을 계속해서 이해하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이야기하기, 선 넘는 아이들을 끝까지 용납하기, 판단하고 가르치기 이전에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하기 등. 뻔한 소리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책에 실린 아이들의 에피소드는 무력감과 매너리즘에 젖은 교사들로 하여금 '겨자씨의 기적'을 다시 한번 소망하게 한다. 

"사춘기가 응답이 없을 때라지만 또래끼리 있을 때는 굉장히 수다스럽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소그룹 시간에 말이 없던 아이들이 친구들과 있을 때는 말이 많은 것을 보면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입을 여는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신뢰입니다. 신뢰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속마음을 수다스럽게 늘어놓습니다. 신뢰는 함께 보내는 시간에 비례합니다." (1장 '영적 부모', 55쪽)

"그래서 그 아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무척 부담이 되었습니다. 살짝 무섭기도 했습니다. 공격성이 높고 경계가 없는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입견과 편견을 내려놓고 아주 단순하게 그 친구를 알아 가 보자는 마음으로 들어 주었습니다. 그 아이 말의 요지는 자신의 잘못을 온전히 인정하지만 억울한 것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한 일이 부풀려지고, 왜곡되었는데도 사람들은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자신을 불량한 아이라고 단정하고는 자신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것 같아 속이 상한다고 했습니다." (2장 '온전함',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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