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가 현재 12개인 연회 수를 절반가량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감리회가 현재 12개인 연회 수를 절반가량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이철 감독회장)가 연회 수를 절반가량 줄이기로 결정했다. 감리회는 10월 27일 입법의회에서 현행 12개인 연회 수를 2023년까지 5~6개로 재편하고, 2025년부터 이를 시행하는 장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감독 제도를 시행 중인 감리회는 장로교회의 노회와 달리 연회라는 제도를 운영한다. 연회별로 감독을 1명씩 뽑으며, 연회의 모든 교회는 감독의 관할이 된다. 감독은 개체 교회에 담임목회자를 파송하는 등 권한을 행사한다.

현재는 서울연회(한강 이북), 서울남연회(한강 이남), 중부연회(인천 및 부천·고양·파주 등 경기 서북부 일원), 경기연회(수원·용인·화성·안산 등 경기 남부 일원), 중앙연회(성남·하남·이천·여주 등 경기 동북부 일원), 동부연회(강원도), 충청연회(천안·당진·아산 등 충남 서북부 일원), 남부연회(대전·세종 및 논산·공주 등 충남 남부 일원), 충북연회(충북 일원), 삼남연회(경상도·제주도 일원), 호남특별연회(전라도 일원)와 해외 연회인 미주자치연회(아메리카 대륙 일원) 등 12개로 구성돼 있다. 이를 5~6개로 줄이면 수도권, 강원권, 충청권, 호남권, 영남권 등 광역별 또는 교세별로 연회가 재구성될 예정이다.

감리회 장정개정위원회는 교세 축소 및 재정 부담 완화 등을 이유로, 감리회 본부 구조 조정과 더불어 연회 수를 절반가량 축소한다는 안을 내놓았다. 재편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고, 2023년 입법의회까지 구체적인 안을 논의한다는 것이다.

안건이 상정되자 반대 의견이 빗발쳤다. 특히 지난 입법의회 때 신설된 호남특별연회를 제외하고 가장 교세가 작은 충북연회 회원들의 반대가 심했다. 충북연회는 교인 수 3만 5270명, 교역자 수 558명으로 교단 내 최대 연회인 중부연회(교인 수 26만 2191명, 교역자 수 2186명)와 비교하면 교인 수 7배, 교역자 수 4배가 차이 난다.

충북연회 한 회원은 "본부 구조 조정부터 하고 연회를 재편한다면 이해한다. 그런데 연회부터 재편하는 건 무리가 있다. 이 안이 어떤 분석과 검토를 거쳐 올라온 것인가. 감리회를 살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근거 없이 즉흥적으로 올린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은 "연회를 통합한다고 비전 교회(미자립 교회)가 줄지도 않고, 챙겨야 할 식구만 더 많아진다. 지역이 넓으면 선교 역량상 어렵다. 단순하게 도시권에 있는 교회들 생각만으로 지방 교회의 현실과 형편에 대한 고려 없이 밀어붙이면 안 된다"고 했다.

반면 찬성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 회원은 "연회 수가 줄어들면 감독 제도가 활성화되고 감독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감독회장의 권한을 나눌 수 있다. 지금 교세를 보면 다른 연회 6개를 합쳐야 중부연회 하나가 된다"며 연회를 축소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부연회 정연수 감독은 "3시간 이상 달려도 갈 곳이 없을 정도로 국토가 절반 이상 줄어든 상태다. 줌으로 회의도 하는 시대"라며 연회 관할이 넓어지면 선교 역량이 약화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정 감독은 "미국연합감리교회는 한 주가 한 연회인데 한국 국토가 다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연회가 많아야 하나 싶고, 개인적으로는 감리회에 연회가 하나만 있어도 족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충분한 연구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통합안을 내면 된다"고 찬성 의견을 냈다.

찬반 의견을 모두 들은 이철 감독회장은 입법의회원에게 의사를 물었다. 투표 결과 찬성 245, 반대 165, 기권 4표로 연회 재편안은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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