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주의들과 지평들 - 다양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공공철학> / 리처드 마우·산더 흐리피운 지음 / 신국원 옮김 / IVP 펴냄 / 256쪽 / 1만 3000원 
<다원주의들과 지평들 - 다양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공공철학> / 리처드 마우·산더 흐리피운 지음 / 신국원 옮김 / IVP 펴냄 / 256쪽 / 1만 3000원 

[뉴스앤조이-박요셉 간사] 다원주의를 향한 교회의 오해와 편견을 걷어 내는 책.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 친숙한 <무례한 기독교>(IVP)・<왜곡된 진리>(CUP)의 저자이자 풀러신학교 교수・총장을 역임한 리처드 마우, 토론토 기독교문화연구소와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교수로 지낸 산더 흐리피운이 함께 썼다. 총 8장에 부록 2편을 더해 만든 이 책이 일관되게 내세우는 주장은 기독교와 다원주의의 공존 가능성이다. 그렇다고 두 저자가 다원주의를 무조건 긍정하는 건 아니다. 이들은 방향적・연합적・맥락적 다원주의를 분류해 각각의 장점과 경계할 지점을 설명한다(5~8장).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는 이미 다양한 가치와 윤리 체계가 혼재하고 있다.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자세는 이를 무조건 비진리・불순종으로 간주하는 배타적 태도가 아니라, 용인하고 대화하는 공적 겸손과 관용의 모습이라고 두 저자는 강조한다.

"실제로 뉴비긴은 제도화된 조직체로서의 교회가 공적 정책 형성에 직접적 역할을 가지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가 마음에 품은 종류의 비전을 실행하는 일은 '일상의 세속적 의무를 위해 복음에서 빛을 찾으려고 애쓸', '비성직화된' 신학을 갖춘 평신도들의 과업이다.

 

뉴비긴에게 이런 방식으로 기독교적 확신을 공론장에 연결하는 것은 '우리 문화와의 선교적 대면'이라는 성격을 띠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그 속에서 비그리스도인들과 '진정으로 듣는 대화 속으로 들어가'며, 이는 자신들이 동의하지 않는 이들로부터 그리스도인들이 배울 것이 많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대화다. 오로지 겸손한 열린 정신만이 그리스도인들을 그들 자신의 전체주의 형식을 세우는 일에서 막아 줄 수 있다." (3장 '종교와 공론장', 87~88쪽)

"우리가 옹호하는 공적 겸손의 자세는 사실 단지 외견상 차이일 뿐인 것들의 궁극적 종합을 전제하지 않는다. 갈등은 실제다. 진리와 의가 언젠가 모든 허위와 억압을 사라지게 해야 한다. 그러나 그 승리는 하나님께 속할 것이다. 그 승리에 대한 우리의 적절한 피조물적 응답은 겸손한 감사지 거들먹거리는 정당화가 아니다.

 

게다가, 하나님의 인내에 대한 현시점의 적절한 응답은 커디히가 지금 여기의 한계성과 불완전성을 받아들이면서, 주어진 협력의 기회에 우리 자신을 정치적으로 제한하도록 격려하면서 옹호한 종류의 과도기적인 공적 윤리다. 그런 관용은 무관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오직 하나님만이 완전한 공동체를 가져오실 수 있다는 종말론적 확실성에 기초한 것이다." (8장 '열린 하늘 아래', 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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