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세운 조용기 원로목사가 9월 14일 별세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세운 조용기 원로목사가 9월 14일 별세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9월 1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6세. 조 목사는 지난해 7월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줄곧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오다가 이날 숨을 거뒀다.

조용기 목사는 살아생전 '5중 복음'과 '3박자 축복'을 주창하며 목회해 왔고, 등록 교인 80만 명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를 일궜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장, <국민일보> 회장 등을 역임하며 등 교계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조 목사는 1936년 경남 언양군 진장에서 태어났다. 고등학생 시절 폐결핵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만 기도로 치유됐고, 이후 목회의 길을 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8년 순복음신학교를 졸업한 뒤 장모 고 최자실 목사와 부인 고 김성혜 명예총장(한세대), 처남 김성광 목사(강남금식기도원)와 함께 대조동 천막교회를 개척했다. 신유 사역이 입소문을 타면서 교회는 급속도로 성장했다. 교인은 3년 만에 한 자리 수에서 300명이 됐다.

교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조 목사는 서울 여의도에 지금의 예배당을 세웠다. 1973년 완공된 예배당은 연건평 3200평 규모로, 당시 공사비만 8억 4100만 원이 들었다. 헌당 예배에서 '성전 열쇠'를 받은 조 목사는 "이 열쇠를 받아 하나님의 귀한 뜻을 이루며 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일에만 쓰겠다"고 말했다. 순복음중앙교회(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979년 창립 20년 만에 교인 10만 명을 넘었다. 순복음중앙교회는 1984년 여의도순복음교회로 이름을 바꿨다. 1992년 교인 수는 70만 명을 넘겼다. 조 목사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여라 나라를 돌아다니며 부흥 성회를 인도했고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조용기 목사는 73세가 되던 2008년 5월 이영훈 목사에게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조 목사는 은퇴 이후에도 주일 4부 예배 설교를 맡는 등 교회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조용기 목사는 2008년 이영훈 목사(사진 오른쪽)에게 담임목사직을 넘겨주고 원로목사로 사역해 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조용기 목사는 2008년 이영훈 목사(사진 오른쪽)에게 담임목사직을 넘겨주고 원로목사로 사역해 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조용기 목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를 세우고 유명해졌지만, 이면에 그림자도 존재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거금을 들여 세운 학교와 기관 등에는 조 목사 일가가 포진했다. 영산조용기자선재단 조희준 사무국장(장남), <국민일보> 조민제 회장(차남), 한세대 조승제 이사(삼남) 등이 대표적이다. 부인 고 김혜성 명예총장은 교회 돈으로 미국 베데스다대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조 목사 역시 재정 문제로 사회 법의 심판을 받기도 했다. 2013년 조 목사는 교회 돈 131억 원 배임, 35억 원 세금 포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탈세 혐의는 벗었지만, 배임은 유죄로 인정됐다. 2017년 대법원은 조 목사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확정했다. 또 조 목사는 퇴직 당시 교회에서 선교비 600억 원, 퇴직금 200억 원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미래목회포럼 이사장 정성진 목사는 "조용기 목사님은 한국 기독교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교회를 이룬 영웅 지도자다. 순복음 성령 운동을 한국교회가 잘 계승해 발전해 나가야 한다. 비록 가족사 탓에 아픔을 겪긴 했지만 그분이 미친 긍정적인 영향력은 무시하거나 폄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용기 목사의 제자 인천순복음교회 최성규 원로목사는 "시대를 이끈 선지자라고 생각한다. 힘들었던 시절 원로목사님의 신앙과 신학은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희망을 줬고 실제 많은 결실로 이어졌다. 한국교회가 그분의 선한 영향력을 이어 가야 한다"고 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 방인성 목사는 "깊은 조의를 표한다. 특별히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교인들에게 하늘의 위로가 가닿기를 기도한다. 고인께서 세계적인 대형 교회를 이뤘고, 동시에 한국교회를 세계에 알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많은 교회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따라서 성장 일변도의 목회 패러다임, 기복신앙 등을 추구했다. 고인의 별세와 별개로 한국교회 공동체가 이러한 문제점을 돌아봤으면 한다"고 했다.

빈소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베다니홀에 마련할 예정이다. 장례 예배는 9월 18일 오전 8시 한국교회장으로 열리고,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설교한다. 장지는 오산리최자실국제금식기도원 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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