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주의] 한화 이글스 팬

"꼴 좋다." 올림픽 야구 대표팀이 (6개 팀 중 4등이라는) '4강 신화'를 쓰고 귀국하면서 주위에서 이런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야구가 레저지, 스포츠냐⚾"라며 힐난하는 사람도 많더군요. 몇몇 선수가 일탈 행위를 일으키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은 쉬쉬하기 급급하고, 리그는 돌연 중단되고… 한때는 야구선수를 꿈꿨던,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지난 한 달간 꽤 씁쓸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사실 올림픽 대표팀 패배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마음을 편하게 놓고 봤습니다. 또 하나, 패배는 익숙합니다. 왜냐면… 저는 한화 이글스 팬이거든요(…). 패배에 익숙해지면, 일단 지는 꼴을 안 봅니다. 채널을 돌리거나, 나중에 하이라이트만 확인하게 돼요. 관심이 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에너지를 쏟아서 쳐다보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다른 팀을 보게 되지도 않고요.

경기가 끝나면 네이버 앱이 알람을 보내 주는데요. "한화 이글스의 경기 결과, 주요 장면으로 확인해 보세요." 저는 그게 고정 알림 문구인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이기는 날은 "한화 이글스 4:2 승리! 오늘 경기 주요 장면을 확인해 보세요"라고 보내 주더라고요. 작년 6월, 18연패가 끝나던 날 그 섬뜩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요즘도 매일 지는 알람만 울립니다…) 참고로, 한화는 현재 30승 53패 3무로 압도적 '10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유사 야구단…" 하면서 성질을 내지만 츤데레처럼 쳐다도 보게 되는 게 야구인 것 같아요. 사랑하기는 합니다. 관심도 갖습니다. 못하면 기분 나쁩니다. 그렇지만 매일같이 들여다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근데 또 자꾸 보게 됩니다. 일탈 행위 저지르는 선수들을 보면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그래도 피와 땀을 흘리며 성공하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선수가 자꾸 눈에 밟힙니다. 사람 마음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주변의 한화 팬들이 계시다면 함께 슬픔을 나눠 주세요. (횡설수설을 마치고 저는 이만 야구 보러 가…려 했는데 오늘 상대팀(삼성라이온즈) 선발이 시즌 9승 평균 자책점 2.49 뷰캐넌 선수군요. 곱게 야근이나 해야겠습니다.)

편집국 승현

친절한 뉴스B

이건 좀 아니잖아요

광복절 연휴 첫 날이던 14일, 광화문에 다녀왔습니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이 올해도 어김없이 '광복절 집회'를 열겠다고 해서요. 지난해 광복절에도 집회를 강행했다가 코로나 2차 대유행을 촉발했는데, 코로나 대유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같은 일을 벌인 겁니다. 대신 이번에는 '1인 시위' 형태로 진행한다는 '꼼수'를 썼죠.

당일 아침 1인 시위가 예정된 장소들을 둘러볼 요량으로 시청역에 도착했습니다. 집회 탓에 지하철역 출구가 대부분 봉쇄돼 멀리 떨어진 출구로 빠져나왔죠. 거리는 경찰들의 무전 소리와 통행로를 찾아 헤매는 시민들로 어수선했어요. 집회를 막기 위해 도심 곳곳이 경찰 차벽과 철제 펜스로 통제됐거든요.

시청역에서 동화면세점으로 향하는 동안 이들이 얼마나 막무가내로 일을 벌였는지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한 블럭을 지날 때마다 경찰들이 행선지를 묻고, 통행을 제지했거든요. 기자라고 밝혀도, 기자증이 없으면 집회 참가자로 간주해 출입을 통제할 수밖에 없다고 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에 도착하기는 했지만, 집회 기간 3일 내내 다른 시민들이 겪어야 했을 불편은 어땠을까요. 아무리 '걷기 운동'이라고 주장해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편집국 수진


그린 엑소더스 프로젝트: 생명을 향한 초록의 여정

이번 여름 정말 더웠죠. '아, 그래도 오늘은 좀 시원하다' 하고 기온을 보면 33도(세상에…)인 날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급작스런 집중호우는 또 어찌 그리 잦던지, 일기예보가 하나도 소용이 없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올해가 가장 평범한 여름"이 될 거라는 말이 있습니다.ㅎㄷㄷ 전 지구적으로 '기후 난민'이 연간 2500만 명 발생하고 있다고 하니, 이제 '기후변화', '기후 위기', '기후 재난' 어떤 말로 설명하든, 우리 지구가 신음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아요. 

그 어느 때보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전환이 요구되는 이때, 기독교환경운동연대(기환연) 활동가들이 <뉴스앤조이>에 연재를 시작했어요. '그린 엑소더스 프로젝트 - 생명을 향한 초록의 여정'입니다. 이들은 회색에서 녹색으로, 탐욕에서 은총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는 '생태적 전환'을 제시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여기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상세히 소개하는 글을 써 나갈 예정이에요.

첫 번째 글은 기환연 사무총장 이진형 목사님이 써 주셨어요. 성경에 등장하는 아브라함·이삭·야곱 등 족장들도 '기후 난민'이었다는 것, 하나님은 이들의 하나님이셨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환경을 지배하고 폭력적으로 착취하는 현대 문명에서 벗어나 생명과 평화의 생태 문명으로 전환하는 것을 기후 위기 시대의 '출애굽'으로 표현한 부분도 기억에 남았어요. 격주로 총 10회 연재를 진행하고 종료 후에는 활동가들과 마무리 대담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무병장수, 푸른 지구, 세계 평화!

편집국 운송


'전환 치료'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

개인적으로 반동성애 진영이 동성애의 선천성·후천성 여부에 집착하는 모습이 어느 정도 이해가 돼요. 후천적이어야만 그 모든 운동과 주장이 정당성을 얻을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동성애 유전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느니, 무슨 사건이 있어서 동성애자가 '된'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내세우고, 동성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외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다큐멘터리 '프레이 어웨이'를 보면서 이런 주장이 한국 반동성애 진영의 발명품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지 뭐예요. 일종의 수입품이었던 셈이죠. 그런데 이제 원산지(미국)에서는 이 주장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졌습니다. 다큐멘터리에는 미국 탈동성애 활동가들이 등장해 '전환 치료'의 허구성과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거든요. 의학계에서도 '전환 치료'가 과학적이지 않고 성소수자 혐오와 편견에 기반한다고 인정했습니다. 더 이상 성소수자를 '고치려고' 하지 않고, '전환 치료'를 아예 법으로 금지한 주도 많아요.

저는 최근 전환치료근절운동네트워크 활동가 두 분과 함께 '프레이 어웨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두 분은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이 지속되는 한,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계속 나올 거고, 이들을 돕겠다며 전환 치료를 시행하는 곳은 계속 유지될 거라고 했어요. 이런 악순환의 굴레를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요. 기사가 좀 길긴 한데요, 천천히 읽으면서 활동가들이 말하는 지점을 곰곰이 생각해 보시길 권해 드려요.

편집국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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