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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역을 부탁해 - 온라인 예배에서 소그룹 양육까지> / 케빈 리 지음 / 두란노 펴냄 / 176쪽 / 9000원 
<온라인 사역을 부탁해 - 온라인 예배에서 소그룹 양육까지> / 케빈 리 지음 / 두란노 펴냄 / 176쪽 / 9000원 

케빈 리 목사는 릭 워렌 목사가 섬기고 있는 미국 새들백교회에서 온라인 사역을 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 약 2100개 온라인 소그룹을 관리하고 있고, 유튜브 채널 '미국 목사 케빈'을 통해 미국 교회 시스템과 온라인 사역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새들백교회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도 없던 1992년 처음 인터넷에 사이트를 등록했고, 2009년 온라인 예배를 녹화하기 시작했으며, 2011년 생방송 중계, 2013년 온라인 소그룹을 시도했다. 2014년엔 전임 온라인 사역자를 세워 온라인 사역을 전담하게 했다. 케빈 리 목사는 2017년부터 이 일을 담당하고 있다.

<온라인 사역을 부탁해>(두란노)는 번역서가 아니다.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케빈 리 목사가 IT 강국인 한국에서 교회가 온라인 사역을 통해 더 많은 유익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책이다. 현대사회에서 온라인 사역의 필요성은 자명하다. 또 점점 교회를 떠나는 다음 세대를 교회에 연결시키려면 반드시 온라인 사역이 하나의 해결책으로 작용돼야 한다. 저자는 "다음 세대를 생각할 때 온라인 사역은 대안이 아니라 꼭 필요한 사역"(25쪽)이라고 확신한다.

저자는 많은 이가 온라인 사역을 오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온라인 사역의 목적이 단지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것,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를 늘리기 위해 기독교 콘텐츠를 만드는 것, 유튜브·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명해지는 것에 있다고 오해한다는 것이다(27쪽). 하지만 그는 "교회의 목적을 실천하는 것"이 온라인 사역의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새들백교회를 예로 든다. 새들백교회의 목적은 예배·친교·섬김/사역·성숙/제자화·전도/선교인데, 이를 실현하는 것이 온라인 사역의 목적이다. 케빈 목사는 "온라인 예배를 통해 예배를 드리도록 돕고, 온라인 소그룹을 통해 친교를 돕고, 온라인 훈련반을 통해 성도의 신앙 성숙을 도우며, 하나님께 받은 은사를 통해 온라인 사역을 감당하고 각자의 삶에서 복음 전하는 자의 사명을 다하게 돕는 것이 새들백교회 온라인 사역팀의 목적"(29쪽)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오늘날 교회가 교회 집중형 모델에서 교회 분산형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건물을 중심으로 모여 말씀을 듣고 교제를 나누기보다는, 교인이 있는 곳 중심으로 말씀과 교제를 나누는 것이 미래 사역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속감은 어떻게 갖게 할까. 소속감은 교회에게 갖는 것이 아니라 교인들이 서로에게 갖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소그룹 안에서 교제와 제자화가 이뤄지고, 섬김과 봉사는 교회를 대상으로 하기보다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다. 전도와 선교 역시 소그룹을 통해 교회와 함께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규모를 갖추면서 가정 교회 혹은 셀 그룹 등 친밀한 소그룹을 계속 강조해 왔다. 대형 교회에서 쉽게 얻기 힘든 소속감을 소그룹 내에서 갖게 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사역도 이와 같은 목적을 갖는다.

제이 킴 목사는 작년 3월 <Analog Chuch>라는 책을 통해 디지털 시대 교회는 더욱더 참 사람과의 만남, 실제 장소에서 대면하는 예배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사역도 필요하지만, 그것으로 오프라인 사역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이를 보완·확장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러나 케빈 리 목사는 실제로 온라인 사역이 지역 교회가 없는 이들, 삶의 여러 가지 이유로 교회를 다니지 못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온라인 사역은 현재 지역 교회에 등록해 출석하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아야 한다. 

온라인 사역 전담 목사는 팀을 구성해 전략을 잘 세우고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 좋다. 목사가 설교도 하고, 영상을 온라인 포맷에 맞게 편집도하고, 소셜미디어 등에 공유하며 온라인 사역 대상을 관리하는 일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저자는 온라인 예배에 적합한 구성 방식을 제안하고, 온라인 소그룹 운영 방식과 온라인 설교와 강의에 부합하는 형식을 설명한다. 홈페이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어떻게 활용해야 효과적인 온라인 사역을 할 수 있는지 알려 준다. 온라인 사역의 단점은 결과물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저자는 몇 가지 구체적인 항목을 제시하면서 사역을 점검·분석하라고 권면한다. 온라인 사역 전담 팀과 목사가 이런 사역을 감당한다면 오프라인 사역을 충분히 보완·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톰 레이너는 <코로나 이후 목회>(두란도)에서 "디지털 세상에서 각 교회가 잘 할 수 있는 몇 가지 영역을 찾고, 그것에 시간과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 세상을 전면적으로 배척하는 것도 답이 아니고, 교회를 온라인으로 완전 대체하는 것도 옳지 않다. 케빈 리 목사의 <온라인 사역을 부탁해>는 온라인 사역의 필요성이 점증하는 이때, 어떻게 반응하고 준비해야 할지 도전을 준다. 사용성·확장성·접근성이 뛰어난 온라인 사역을 통해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에 복음주의 교회가 함께 힘써야 한다. TGC, 리고니어, Desiring God, Grace to You 등 이미 온라인 사역으로 많은 이에게 유익을 끼치고 있는 기관처럼 지역 교회가 자기 성도의 필요를 잘 알고 합당한 가르침을 준비해 제공하는 것이 온라인 사역을 시작하는 가장 적합한 방법인 것 같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자기 백성을 만나 주신 사건을 온라인으로 구현할 수는 없다. 3년 반 동안 제자들과 함께하며 가르치고 본을 보이며 삶을 공유하신 예수님의 제자화 방식을 디스플레이를 보고 댓글로 느낀 점을 나누는 일로 대체할 수는 없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성령의 은사로 교인을 인도하는 목사가 온라인만으로 그 소명을 잘 담당할 수 있을까? 교회 전체가 기념하도록 명령하신 주의만찬이나 교회 전체가 가족을 맞이하는 침례 예식을 분산형 모델로 충분히 시행할 수 있을까? 케빈 리 목사의 책은 여러 질문과 도전 과제를 남기면서도, 점점 디지털화하는 세상에서 교회가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효과적으로 선포할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조정의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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