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고는 <뉴스앤조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날 확실히 예배는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변화는 현재형이며,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다. 팬데믹이 던진 예배에 대한 도전은 기존 신앙의 틀에서 탈피하지 못한 이에게는 충격 아닌 충격을 줬다. 이제 '예배가 무엇인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수많은 이가 교회 건물이 아니라 각 가정이나 다른 장소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보다 예배다운 예배를 꿈꾸다>(생명의말씀사) 저자 양명호 교수(홍콩중문대학교 신학대학원)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예배 다시 읽기'를 시도한다.

<보다 예배다운 예배를 꿈꾸다> / 양명호 지음 / 생명의말씀사 펴냄 / 200쪽 / 1만 2000원
<보다 예배다운 예배를 꿈꾸다> / 양명호 지음 / 생명의말씀사 펴냄 / 200쪽 / 1만 2000원

1부에서는 예배 정신에 대해 논한다. 예배는 무엇이며, 예배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살핀다. 2부에서는 예배 순서를 차례차례 열거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긴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끔 썼지만, 지금까지 망각해 온 예배의 의미를 조목조목 살핀다는 점에서 꽤나 유익하다. 필자는 2부에서 적지 않은 도움을 얻었다.

예배로의 부름은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고백이요, 재확인"(96쪽)이며, "우리의 마음과 영을 향해 외치는 선언"(97쪽)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예배자로 지으셨다. 하나님은 예배에 임재하신다. 또한 예배는 묵도나 침묵보다 "오히려 손바닥을 치고, 노래하고, 공교히 연주하며, 하나님께 즐거운 소리를 내기 위한 것"(101쪽)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사도신경을 다루는 부분은 낯설지만 유익했다. 많은 현대 교회가 사도신경을 고백하지 않는다. 하지만 초대교회는 신앙고백 없이 예배하지 않았다. 신앙고백은 예배의 본질 중 하나였다. 저자는 사도신경이 기도문이 아니라 "사람들이나 교회 앞에서 자신의 믿음을 말로서 표현하는 신앙의 선언"(112쪽)이라고 주장한다. 필자도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바울도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른다"(롬 10:10)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사도신경은 예배의 한 요소로 간주되기보다 교육적인 차원이 강하다. 저자는 이 부분을 강조하면서 사도신경을 예배 안에 넣어야 한다면 초반부보다는 "예배를 마치고 나가면서 하는 것이 적절"(115쪽)하다고 본다. 그러나 필자는 초반부에 넣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저자는 참회의 기도, 찬송, 기도, 헌금, 성가대 찬양 등도 살핀다. 읽다 보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행했던 예배 요소가 지닌 깊은 영적 의미를 알 수 있고, 전혀 다르게 오해하고 있는 부분도 교정할 수 있다. 특히 헌금의 경우 이를 '구약적 제물'로 볼 것인가 '신약적 구제'로 볼 것인가 하는 논쟁이 있다. 저자는 헌금을 신약적 의미에서 구제로 본다. 물론 예배학적 관점에서는 헌금의 구약적 의미를 무시할 수 없지만 바울이 요구했던 것도 예배 속의 연보가 아닌 구제를 위한 요청이었다.

이 책은 어렵지 않다. 교인들과 함께 읽어도 좋고 목회자가 예배를 고민하며 읽기에도 적합하다. 아무 생각 없이 드려지는 예배 순서를 하나씩 살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책이다. 코로나19로 찾아온 예배의 위기 속에서 예배를 묵상하며 보다 성숙한 예배자로 살아가고자 하는 이에게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정현욱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서평가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