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생선교회(CCC·박성민 대표)가 8월 29일 입장문을 발표해 신천지의 위장 잠입 행위를 규탄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한국대학생선교회(CCC·박성민 대표)가 8월 29일 입장문을 발표해 신천지의 위장 잠입 행위를 규탄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총회장) 전국대학부장 출신 박 아무개 씨가 8월 26일 탈퇴 기자회견에서 밝힌 신천지의 한국대학생선교회(CCC·박성민 대표) 조직적 와해 시도에 대해 CCC가 29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박 씨는 기자회견에서 신천지가 교주 이만희 총회장에게 지시를 받아, 2019년 6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탈퇴한 CCC에 위장 신도를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해 하반기에만 전국 21개 대학 42명의 대학생 위장 신도를 CCC에 투입했으며, 이 중 30명은 소그룹 리더 격인 순장 제의까지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CCC는 입장문에서 "놀라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비상식적이고 악의적인 만행을 지시한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그것을 시도한 신천지 집단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또 "어떤 형태의 침투도 묵인하지 않을 것이며 CCC 내 신천지 집단 소속 신도들이 발각될 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CCC는 자체 조사를 통해 박 씨 증언과 일치하는 22개 대학 45명(1개 대학 3명은 작년 발각돼 퇴출) 명단을 확보했고, 대부분이 지난 2월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연락이 끊어지고 자취를 감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CCC는 "회원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이단 사이비 집단에 대한 철저한 예방 교육을 통해 신천지 집단의 위장 잠입 활동을 묵과하지 않겠다"고 했다.

익명을 요청한 CCC 한 간부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몇 개월 전 제보를 받고 이미 자체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 결과 신천지 위장 잠입 인원은 서울·경기 20명, 인천 4명, 부산 11명, 나머지는 각 지역에 분포해 있었다. 이 중 다수가 이미 현지 간사와 학생들의 의심을 받고 있었고 발각 위협을 느껴서인지 전면에 나서 적극 활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위장 잠입한 42명 중 13명이 순장으로 임명된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올해 1월과 2월 임명됐기 때문에 이들이 실제적으로 활동한 내용은 없다. 순 모임(소그룹)도 맡아서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명은 캠퍼스 내 대표단 제의를 받기도 했으나 임명되어 활동하지는 않았다고도 했다.

신천지가 대학 캠퍼스 기독교 동아리에 침투한다는 얘기는 수년 전부터 나왔다. 그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선하게 보고 신뢰하지, 악하게 보지 않는다. 캠퍼스 내에서 열심히 신앙생활하고 스스로를 하나님의 신실한 제자라고 말한다면 식별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신입생이 들어오면 기성 교회에 확인하는 등 나름대로 필터링 절차를 거치고 있지만, 신천지가 발각을 피하기 위해 기성 교회에 등록까지 해서 파고드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각 지구·캠퍼스마다 매년 철저하게 이단 사이비 교육을 실시하고, 각 캠퍼스 담당 간사들이 학생들의 신앙생활을 주기적으로 검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CCC는 통일교 때부터 시작해 이단과 싸워 왔던 이력이 많아 내부적으로 잘 대비하고 있다. 국내 간사들만 해도 1000명, 캠퍼스 전담 간사만 350명이다. (신천지가) 작정하고 들어오면 처음에는 다소간 혼란스러울 수 있겠지만 와해는 어림도 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신천지의 위장 잠입은 CCC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신천지가 CCC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하고 접근한 것 같다. 한기총을 탈퇴했다는 이유 하나로 타깃 삼은 것부터가 이만희 교주의 시각이 전문적이지 않다는 걸 보여 준다"고 말했다. 또 "CCC는 학생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게 아니다. 모든 학생 활동은 전임간사의 검증을 받고 진행된다"며 "이번 잠입으로 CCC 안에 큰 피해가 있는 것처럼 비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CCC는 법적 대응도 논의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는 CCC가 주요 타깃이긴 했지만 총학생회장·총동아리연합회장 등 학내 기구에도 잠입한 걸 보면 캠퍼스 내 많은 단체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학원복음화협의회(학복협) 등 여러 단체와 연계해서 논의한 후 고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아래는 CCC 입장문 전문.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CCC 위장 잠입을 강력 규탄한다
신천지 집단 전 대학부장 박OO 씨 탈퇴 기자회견에 관한 입장문

한국대학생선교회(CCC)는, 지난 8월 26일 한국교회가 이단 사이비 집단으로 규정한 신천지 집단의 대학부장 박OO 씨의 탈퇴 기자회견을 통해 신천지 집단이 CCC를 와해시키려는 목적으로 신도 투입 및 정복 지시를 내린 사실을 확인하고 놀라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CCC는 이러한 비상식적이고 악의적인 만행을 지시한 이만희 교주와 그것을 시도한 신천지 집단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또한 어떤 형태의 침투도 묵인하지 않을 것이며 CCC 내에 신천지 집단 소속 신도들이 발각될 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신천지 집단은 오래전부터 교회와 선교 단체에 위장 잠입을 통해 혼란을 야기해 왔지만 시의적절한 바른 대처를 해 왔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 각 대학 CCC에 위장 잠입한 신천지 집단 소속 신도는 총 45명으로 밝혀졌으며 일부는 초기에 발각되어 퇴출당했고 대부분은 지난 2월 신천지를 통한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로 연락 두절이 되는 등 자취를 감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CC는 회원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이단 사이비 집단에 대한 철저한 예방과 교육을 통해 신천지 집단의 위장 잠입 활동을 묵과하지 않겠습니다.

CCC는 1958년 창립 이래 지금까지 한국교회와 좋은 협력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대학생들을 전도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한 제자로 양육하고 파송하여 세상을 향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20년 8월 29일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대표 박성민 외 전국 책임간사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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