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예장통합 105회 총회에서도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12개 노회는 명성교회 세습을 눈감아 준 104회 총회 수습안을 철회해 달라고 헌의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올해 9월 예장통합 105회 총회에서도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12개 노회는 명성교회 세습을 눈감아 준 104회 총회 수습안을 철회해 달라고 헌의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태영 총회장) 소속 노회들이 명성교회 부자 세습을 용인해 준 '104회 총회 수습안'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노회·서울강남노회·용천노회·서울서노회·순천남노회·군산노회는 이번 봄 정기회에서, 총회 수습안 철회를 요청하는 헌의안을 올리기로 결의했다. 지난해 가을 노회에서 같은 내용을 결의한 제주노회 등 6개 노회를 포함하면 전체 68개 노회 중 12개 노회에 이른다.

총회 수습안 철회를 헌의한 노회들은 104회 총회가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면서 105회 총회가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순천남노회(이성재 노회장) 관계자는 5월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회 헌법이 목회지 대물림을 금지하고 있는데, 104회 총회가 법을 무시하고 결의했다. 우리 노회는 있는 법을 지키자는 의미에서 헌의한 것이다. 만약 총회 수습안을 그대로 두면 다른 교회들의 세습을 막을 명분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서울서노회(박용경 노회장) 관계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명성교회는 해 주면서 왜 우리는 안 해 주냐'고 항의하는 교회도 나올 것이다. 그러면 뭐라고 말할 것인가. 총회 수습안이 잘못됐다는 주장에 노회원들이 크게 공감했다. '큰 교회 잃어버리면 어떡할 거냐'며 수습안 철회를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2/3 찬성으로 헌의안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노회(권위영 노회장)와 용천노회(하충열 노회장)도 표결에 따라 총회 수습안 철회를 헌의하기로 했다. 서울노회 관계자는 "아무리 총회가 결의했더라도 잘못된 결의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다"고 노회 분위기를 전했다. 용천노회 관계자는 "많은 노회원이 이 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찬반 토론을 했는데, 철회 찬성 의견이 많아서 헌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군산노회(서상옥 노회장)도 표결에 따라 총회 수습안 철회를 헌의했다. 서울강남노회(오경환 노회장)는 별도의 논의 과정 없이 총회 수습안 철회 안건을 올렸다.

노회 12개가 같은 헌의안을 올린 이상 9월 105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논의가 다시 한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예장통합 총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회 수습안 철회 헌의는 다른 어떤 헌의안보다 많다. 노회가 헌의안을 올린 이상 총회가 다룰 수밖에 없다. 다만 총회 수습안은 작년 104회 총회 결의 사항이기에 105회 총회 석상에서 '재론 동의' 절차를 먼저 거쳐야 한다. 2/3가 찬성하면 재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교단 안에서는 정기총회를 앞두고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세습을 반대하는 예장통합 목회자들은 6월 18일 오후 2시 안동교회에서 '명성교회수습안결의철회 예장추진회의' 출범식을 열고 조직적인 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예장추진회의 진행위원장 이근복 목사는 "7월부터 총회 수습안의 문제점을 짚는 지역별 공청회를 열고, 총회가 열리는 9월에는 집회도 하려고 한다. 총대들 중심으로 대책 회의도 만들어 철회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교단 안에서 세습 반대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명성교회 측은 불쾌감을 나타냈다. 104회 총회가 결의한 대로 수습안을 잘 지키고 있는데, 일부 목사가 또다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명성교회 관계자는 6월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회가 결정했으면 순종하고 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 총회 수습안에 따라 우리 (김하나) 목사님은 생명보다 소중한 설교권을 1년간 내려놓았다. 우리는 엎드려 기도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재론하자는 건 다른 저의가 있는 것이다.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교단과 한국교회를 파멸과 패망으로 끌고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정인 몇몇의 선동으로 한국 교계가 시끄럽게 치고받고 싸우고 있다. 지금처럼 수습안 철회를 시도해서도 안 된다. 우리 교회가 죄를 짓거나 다른 교회에 피해 준 게 없는데 왜 그렇게 죽기 살기로 떠드는지 모르겠다. 정작 대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신천지를 향해서는 왜 말 한마디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측은 "104회 총회 수습안을 잘 따르고 있다. 재론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명성교회 측은 "104회 총회 결의에 따라 수습안을 잘 따르고 있다. 재론은 불가하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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