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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세상에 살게 된 많은 그리스도인은 이 사태를 기독교적으로 바라보도록 도와줄 영적 거장을 만나고 싶어 한다. 물론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직접 위로하고 격려하시지만, 그분이 세우신 일꾼의 입술을 통해서도 그 일을 하신다.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변증하기 위해 삶을 바친 존 C. 레녹스는 리처드 도킨스와 크리스토퍼 히친스 등 대표적 무신론자들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그뿐 아니라 지금과 같은 위기의 순간에 신자들에게 이를 왜곡 없이 납득하도록 설명하는 탁월한 변증가다.

96페이지의 짧은 책을 레녹스는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썼다. 그는 "껄끄러운 면과 부족한 면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 널리 양해해 주길 바란다"며 겸손히 책을 시작한다.

"독자 여러분은 이 책을 이런 식으로 봐주면 좋겠다. 나는 어느 커피숍에 당신과 함께 앉아 있고 당신이 표지에 나온 질문(코로나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을 나에게 던졌다. 나는 커피 잔을 내려놓고 당신에게 솔직한 답변을 준다. 다음 내용은 약간의 위로와 지지와 희망을 전달하려고 쓴 것이다"

<코로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어디에 계실까?> / 존 C. 레녹스 지음 / 홍병룡 옮김 / 아바서원 펴냄 / 96쪽 / 6500원
<코로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어디에 계실까?> / 존 C. 레녹스 지음 / 홍병룡 옮김 / 아바서원 펴냄 / 96쪽 / 6500원

현 사태에 관한 당신의 질문에 존 레녹스는 친절하게 답변한다. 그 목적은 성경에 기반을 둔 기독교 세계관으로 위로와 지지, 희망을 주려는 것이다. 그는 기독교 세계관이, 더 정확히 말하면 '오직 기독교 세계관만이' 코로나바이러스 세상에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레녹스는 세계관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는 유신론으로, 세계를 창조하고 지탱하며 인간을 자기 형상으로 창조한 하나님이 있다고 가르치는 세계관이다. 둘째는 무신론으로, 우주가 존재하는 전부이고 초자연적 차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셋째는 범신론으로, 하나님 개념과 세계 개념을 하나의 비인격적 실체로 융합하는 세계관이다(29쪽). 회의론이나 불가지론도 있지만, 모든 것을 회의적으로 보거나 알 수 없다고 믿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이 세 가지 세계관 중 하나를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저자는 '과연 코로나바이러스 세상에서 무신론은 무슨 희망을 줄 수 있는가?'를 묻는다.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대표적 무신론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악하고 나쁜 것이라 말하지만, 정작 그 세계관은 악하고 나쁜 것을 규정하기 무척이나 어렵다. 초자연적 차원이 존재하지 않고 우주의 물질이 존재하는 전부라면, 누가 악하고 나쁜 것의 기준을 정할 수 있을까? 이것은 유신론자가 무신론을 공격하기 위해 던진 질문이 아니다. 정직한 무신론자가 스스로 내린 결론이다. 그들조차 신이 없으면 도덕도 없다고 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무신론의 관점에서 악하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위해 우주 만물 속에서 투쟁하는 과정에 불과하다. 그 과정에서 병들고 죽는 숙주들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물론 인간은 바이러스와의 약육강식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격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대처법을 아는 것만으로는 팬데믹에 빠진 이들에게 충분한 위로나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다. 그렇다면 기독교 세계관은 다른가? 데이비드 흄은 주전 3세기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질문을 인용해 기독교인에게 질문을 던졌다.

"하나님은 악을 방지하고픈 마음이 있지만 그럴 능력이 없는가? 그렇다면 그는 무능하다. 능력이 있지만 그럴 마음이 없는가? 그렇다면 그는 심술궂다. 그럴 능력도 있고 마음도 있는가? 그렇다면 악은 어디서 오는가?"

기독교 세계관을 공격하는 사람이 자주 사용하는 논리다. 초자연적 신, 인격적이고 전능하며 사랑 많은 하나님이 계신다면 왜 악이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레녹스는 고난을 신중하게 구분하고(자연 재앙과 질병의 결과로 생기는 고난, 직접 책임져야 할 고난), 함부로 죄를 지적하여 불필요한 비방과 분노를 일으키지 말라고 권면한다. 그는 악의 원인이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의 죄임을 분명히 밝힌다. 자유의지를 가진 사람이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거부하고 악을 택한 것이 모든 고통과 악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레녹스는 지금 겪는 고통의 책임이 하나님께 있다는 잘못된 고발에서 하나님을 변호한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인간이 자초한 고통과 악에서 어떻게 그들을 건지셨는지 설명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복음을 선포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이 겪은 수많은 질병과 고통 중 하나에 불과하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수천만 명의 사람 목숨을 빼앗아 간 질병·전쟁·독재를 경험했다. 하나님은 이들 중 하나가 아니라 인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모든 굴레에서 우리를 완전히 구원하기 원하셨다. 이 일을 위해  오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그분은 모든 질병과 고난 심지어 죽음도 이기는 권능을 보여 주심으로 고통스러운 세상에 참된 위로와 희망을 주셨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인류를 묶은 죄의 사슬을 완전히 벗겨 내셨다. 고통의 문제를 뿌리째 뽑아내신 것이다.

기독교 세계관을 지지하는 이들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고 영원한 하나님나라를 기억하는 것. 코로나바이러스 세상에서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며 그분의 뜻을 이루고 계신다고 믿는 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2021년 예정된 베리타스 포럼 주 강사로 존 레녹스가 한국을 방문할 때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많이 잠잠해지지 않을까. 하지만 고통의 문제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고, 모든 인류는 종국적 죽음이라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다. 저자의 말처럼 기독교인들은 복음이 세상의 참된 위로와 희망이라는 사실을 더 당당히 믿고 살아 내며 변증해야 한다. 이 얇은 책은 "우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벧전 3:15)도록 돕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가?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우리,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우리 속에 계신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통해 참된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를 크게 선포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이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조정의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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