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역사와 만나다 - 인류가 역사 속에서 이해하고 표현한 예수의 모습들> / 야로슬라프 펠리칸 지음 / 민경찬, 손승우 옮김 / 비아 펴냄 / 544쪽 / 2만 4000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20세기 '학자 중의 학자'로 평가받아 40곳 넘는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역사학자 야로슬라프 펠리칸(Jaroslav Pelikan, 1923~2006)의 저작으로, 예수에 관한 문화사를 다룬 고전이다. 복음서부터 교부 문헌, 각종 모자이크화,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만찬',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슈바이처가 쓴 예수 연구서, 현대 화가의 그림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인류가 2000년 동안 예수를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했는지 문화사적으로 살핀다. △랍비 △역사의 전환점 △영혼의 신랑 △상식의 교사 △영원하신 분을 비추는 거울 등 18장으로 구성됐다. 원서가 1985년 출간되고 난 뒤 영어·프랑스·독일어 등 12개 언어로 번역됐으며, 수십만 권 넘게 팔렸다. 한국에도 1999년 <예수의 역사 2000년 – 문화사 속의 그리스도의 위치>(동연)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다가 절판했다. 이번에 비아 출판사에서 새로운 번역과 표지로 재탄생했다.

"이 책은 바로 저 예수상의 역사, 1세기부터 20세기까지 나타난 예수상들의 역사를 다룬다. 슈바이처가 말했듯 각 시대는 자신의 특성에 맞추어 예수를 그림으로써 자신의 특징을 드러냈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는 각 예수상을 그 예수상이 속한 시대의 역사적 맥락에 비추어 살펴보고자 한다. 각 시대의 정황이 그 시대의 예수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헤아려 보는 것이다. 시대마다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은 인간의 실존과 운명에 관한 가장 근원적인 물음에 답을 제시했다. 각 시대의 사람들은 복음서가 전한 예수라는 인물에서 자신들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서론 '진, 선, 미' 23쪽)

"'그들은 모든 것을 버려두고 그의 뒤를 따랐다(루가 5:11).'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마르 8:34).'


복음서에 있는 예수의 이 말은 본래 자신을 따르는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를 연단하고 부인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 말은 6세기에 이르러 서구 그리스도교 수도원 운동의 헌장이 되었다. 그리고 수도사들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세상을 부인하고 나아가 세상을 다스린 수도사인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상을 정복했다." (9장 '세상을 다스리는 수도사' 2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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