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김영주 원장)의 '2019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 조사' 경제 분야에서는 성장과 분배, 노동, 기독교인의 경제관 등을 물어봤다. 경제 분야 역시 대체로 신자와 비신자 간 차이가 별로 없었다. 교회의 가르침에 기반한 기독교적 경제관이 잘 작동하지 않는 점이 나타났다.

시급한 경제정책으로는 교인과 비신자 모두 '경제성장'을 꼽았다. 성장과 분배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는 질문에, 교인과 비신자 과반이 모두 '둘 다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개신교인 89.2%, 비신자 87.4%가 빈부 격차가 심하다고 응답했고, 이들이 꼽은 가장 큰 원인은 '부와 가난의 대물림'이었다. '부자에게 유리한 정책 및 제도'와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노동조합에 대한 호감도를 물었을 때도 신자와 비신자의 응답이 비슷했다. 비호감(개신교인 33.4%, 비신자 36%)이 호감(개신교인 24.8%, 비신자 23.4%)보다 높았다.
 

 

최근 도입이 논의되는 '기본 소득제'는 개신교인의 거부감이 좀 더 높았다. 개신교인은 31%만 찬성한다고 했고, 비개신교인은 36.4%가 찬성한다고 했다. 찬성하는 이유는 '취약 계층 생활 보장', '국민 삶의 질 향상', '복지 사각지대 해소' 순이었다.

반대하는 이들은 '국민 세금과 국가 재정 부담 증가', '노동 의욕 저하 및 실업률 증가', '제도 비현실성' 등을 이유로 꼽았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은 개신교인 28.4%, 비신자 29.8%가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개신교인 32.7%, 비신자 33.9%였다.

종교인 과세도 개신교인과 비신자 모두 찬성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개신교인은 84.2%가, 비신자는 92.9%가 찬성했다. 개신교인 중에서는 직분이 낮고 출석 교회 교인 수가 많을수록 과세해야 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경제적 부'가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그렇다는 응답이 31.4%,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40.6%였다. 교인보다 목회자 그룹에서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교회의 가르침이 경제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그렇다는 응답이 42.3%,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29.6%였다. 교회의 가르침이 경제 정의 실현에 도움이 되는지 물어봤을 때는 부정 응답이 더 높았다. 32.7%가 그렇다고 대답하고 39.5%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행동(주식, 부동산 투자 등)이 성경 혹은 교회의 가르침과 충돌할 경우, 신앙 양심을 지키기 위해 경제적 이익을 포기할 의향이 있는가" 물었다. 응답자 30.6%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고, 3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3.4%였다.

경제 분야를 연구한 박재형 목사(한국민중신학회 총무)는 "교회의 가르침이 절대 규범 역할을 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교회의 가르침이 구성원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재형 목사는 "교회의 가르침이 보편적 인식에도 미치지 못하고, 개신교인마저 그렇게 생각한다는 인식을 드러낸다면 누가 교회에서 희망을 보고 꿈꿀 수 있겠는가. 강자와 부자의 기득권을 지탱하던 자본주의적 욕망을 먼저 씻고 오늘날 교회의 가르침들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기사연 인식 조사 ①신앙]
[기사연 인식 조사 ②정치]
[기사연 인식 조사 ③경제]
[기사연 인식 조사 ④젠더]
[기사연 인식 조사 ⑤통일·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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