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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소득은 '성서적', 인간 존엄성 위해 도입해야"
교회협 토론회 "소득·자산 불평등 개선, 복지 사각지대 놓인 빈곤층 구제"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9.06.21 19:22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기본 소득'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상관없이 누구나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국가가 국민에게 일정 정도의 돈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포퓰리즘·공산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미 한국에는 '청년 배당' 등 기본 소득의 개념을 기초로 한 정책들이 시행 중이다. 기본 소득은 소득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 현상을 완화할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이홍정 총무) 신학위원회는 6월 20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본 소득은 신앙이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지금 시대에 왜 기본 소득 도입이 필요한지, 신학적으로 근거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지점을 고민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했다.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이양호 총회장 후원으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이 총회장을 비롯한 교인들과 기본 소득에 관심 있는 50여 명이 참석했다.

교회협이 기본 소득 도입의 필요성과 신학적 의미를 살펴보는 토론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기본 소득을 도입하면 소득·자산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플랫폼 자본주의와 불평등, 기본 소득의 효과와 의의'를 주제로 발제한 금민 이사(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노동이 더 이상 수익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했다. 금 이사는 "2008년 금융 위기 사태 이후 노동과 소득이 일치하지 않는 '탈동조'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경제적) 불평등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했다.

기술 발전과 별개로 기업의 고용률은 떨어질 것으로 봤다. 금 이사는 "빅 데이터를 이용해 소득을 올리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다. 이는 일자리뿐만 아니라 임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저임금 노동자만 늘 것"이라고 했다. 대안으로 기본 소득을 도입하고, 장기적으로 빅 데이터를 기업과 시민이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재원 마련 및 노동 의욕 상실 등의 이유로 '기본 소득' 도입을 반대한다. '기본 소득 구상의 신학적·윤리적 변호'를 주제로 발표한 강원돈 교수(한신대)는 '노동이 곧 소득'이라는 관념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기본 소득은 성서적이라며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성경에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구절이 있다. 개신교인들은 신앙이 자본주의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 업적을 이루고, 성공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반면 노동 업적이 없음에도 먹고살 권리를 요구하면 모독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기본 소득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강 교수는 "하나님은 아무 공로 없는 인간을 의롭다고 인정해 주셨다. 신앙이 있든 없든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자녀다.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존엄성을 유지하며 살 권리가 있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노동이 신성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존엄한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5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한국에서 '기본 소득' 관련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경기도의 사례도 소개됐다. 경기도 조계원 정책보좌관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약 '국토보유세'를 신설하면 기본 소득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전 국민에게 30만 원을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어려운 사람만 도와주면 된다"는 '선별적 복지'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보편적 복지'를 강조한 조 보좌관은 "예를 들어 2018년 9월 시행된 아동수당의 경우 소득 하위 90%에게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상위 10%를 선별하는 비용만 1600억이 넘는다. 이 때문에 지금은 7세 미만 아동에 대해 선별 과정 없이 전부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전체에 지급하면 '송파 세 모녀' 사건처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도 도울 수 있다"고 했다.

무조건적으로 기본 소득을 도입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홍인식 목사(순천중앙교회)는 "시장경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기본 소득 도입을 주장한다. (선별적 복지 대신 기본 소득 제도로) 세제나 복지 체제를 단순화하면 정부의 시장 개입이 최소화되고, 곧 시장경제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는 잘못하면 자본주의자들의 논리를 강화시키고 (양극화를 불러일으키는) 문제가 발생한다. 신앙적인 관점에서, 기본 소득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제도로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협은 이날 토론회에 노동당 용혜인 공동대표, 녹색당 백희원 공동정책위원장 등도 초청해 기본 소득제를 주장하는 이유와 각 당의 정책에 관해서도 들었다. 교회협 신학위원회는 향후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사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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