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 체제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허락하신 정의로운 경제 원리에 심각하게 반한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기독교윤리학회(조용훈 회장)가 오늘날 한국 경제체제가 인간을 계급화하고 있다며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독교윤리학회는 4월 27일 선언문에서, 정당한 노동을 통해 부를 획득하기보다 부당한 수단을 동원해 부를 얻는 문화가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노년층과 청년층, 비정규직과 일용직 노동자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기독교윤리학회는 모든 인간이 정의롭고 평등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기본 소득, 청년 수당 지원, 노동 현장의 산별노조 허용, 노동권 확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및 법적 감시 강화, 양성평등적 임금체계 등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회를 향해서는 '공유 경제' 및 '사회적 경제' 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기독교윤리학회는 "부동산을 통한 자산을 축적하는 일과 교세의 경쟁적 확장을 위한 무리한 경제적 동원 및 헌금 강요 행위 등을 멈춰야 한다. 교회 안팎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나누는 선한 행실을 통해 차별과 배제의 경제를 넘어 믿음·소망·사랑의 경제를 실천하는 대안적 생존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아래는 선언문 전문.

오늘의 경제 현실을 바라보는 한국기독교윤리학회 신학 선언문

무한 경쟁과 승자 독식의 경제체제가 생명보다 부를 앞세우는 오늘의 현실은 불의하다. 향후 '4차 산업혁명'의 전망을 통해 예측되는 미래 세계도 그러하려니와 한국 경제의 양극화 현상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2017년 촛불 정국 이후 들어선 새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공개적으로 제기했으나, 애초 약속했던 경제적 민주화와 재벌 개혁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한국기독교윤리학회는 2019년 봄 정기 학술 대회에서 우리 시대의 경제문제를 신학적으로 성찰하고 기독교 윤리학적 대안을 토론하여 한국 사회와 교회 앞에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지금의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 체제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허락하신 정의로운 경제 원리에 심각하게 반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하나님과 그리고 인간과 소통하는 사회적 존재이며, 하나님을 대리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증언할 소명이 있다. 우리 시대의 경제는 이 존재론적 요청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이 인간에게 허락하신 경제 원리는 인간 상호간 동반자적 관계가 가능하게 하는 참여적 원리로, 인간중심적 파괴를 통해 경제적 유익을 취하지 않도록 하는 생태적 원리로, 타락한 역사 안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정의의 원리로, 인간의 존엄한 삶을 보장하기 위하여 모든 사람을 경제적 업적 강박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인간 존엄성 보장의 원리로 정식화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경제체제는 이러한 원리에서 멀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을 부에 따라 계급화하여 차별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노동을 통한 정당한 부의 획득보다 부동산 투기와 탈세를 통한 부의 축적을 권장하고 부당한 수단을 동원하여 획득한 부도 정당화하는 도덕적 타락이 사회 전반에 만연하다는 것이다. 특히 노년층과 청년층은 이러한 불의한 현실에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으며, 비정규직과 일용직 노동자들은 사회적 소외와 배제의 상실감 속에서 미래의 삶마저도 빼앗기고 있다.  

이제 하나님의 형상인 모든 인간이 정의롭고 평등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적 상황에서 정부는 우선 '기본 소득' 정책과 '청년 수당 지원' 정책 및 노동 현장의 산별노조 허용과 노동권 확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및 법적 감시 강화, 양성평등적 임금체계 등을 법제화하고 정책에 반영하여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혜택이 미치도록 경제적 공공성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공유 경제' 및 '사회적 경제' 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신학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예언자적 중재자로서의 공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먼저 불의한 경제와 단호히 결별할 것을 호소한다. 부동산을 통한 자산을 축적하는 일과 교세의 경쟁적 확장을 위한 무리한 경제적 동원 및 헌금 강요 행위 등을 멈추고, 교회 안팎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나누는 선한 행실을 통해 차별과 배제의 경제를 넘어 믿음, 소망, 사랑의 경제를 실천하는 대안적 생존 공동체이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 한국기독교윤리학회는 교회와 함께 새로운 경제체제를 신학적으로 연구하고 시민사회의 공론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하나님의 경제가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9. 4. 27.
한국기독교윤리학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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