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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정신 구현 부적합" 이유로 교사 탈락시킨 영훈국제중 교장
교육청 감사로 개인 비리도 적발, 교장 해임 요구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9.04.17 19:44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오륜교회(김은호 목사)가 2015년 인수한 영훈국제중학교가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영훈국제중 황 아무개 교장의 비위 및 종교의자유 침해 등을 적발하고, 교장 해임 및 교감 감봉 등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황 교장은 오륜교회 권사로, 교회가 재단을 인수할 때 이사로 선정됐다가 2016년 교장으로 취임했다.

감사 결과를 보면, 황 교장은 2019년 개학을 앞두고 과학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 심사위원들은 수업 시연과 면접을 보고 1~3순위를 선정해 교장에게 보고했다. 그런데 황 교장은 전형 계획에도 없는 '교장 면접'을 시행해, 세 명 모두 '건학 이념(기독교 정신) 구현'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하고 불합격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다시 실시된 채용 전형에서, 직전 평가 1순위 대상이었던 응시자는 기독교 정신 구현에 대한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추가했다. 그러자 황 교장은 그가 최초 응시 때 없었던 기독교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며, 진정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불합격 처리했다.

황 교장은 원어민 코디네이터와 기간제 교사 선발에도 관여했다. 심사위원들이 보고한 1순위자보다 다른 응시자가 건학 이념 구현에 대한 의지가 강해 보인다며, 그를 1순위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황 교장은 당시 기간제 교사 응시자들과의 단독 면접에서, 교회는 다니는지, 영훈국제중 비전센터에서 예배하는 영훈오륜교회를 다니는 것은 어떤지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 응시자는 교육청 조사에서 "솔직히 기독교 부분에 관해 부담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교육청은 황 교장이 신규 채용자들뿐 아니라 현직 교사들에게도 종교 행위를 강요한 것으로 파악했다. 황 교장은 2016년 8월 취임 이후 매월 1회씩 교무 회의가 끝나면 바로 직원 예배를 했다. 한 관계자는 "교무 회의가 끝나자마자 바로 기도회가 시작돼, 참석을 원치 않는 사람은 교장이 앞에 앉아 있는데 벌떡 일어나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자율 참석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강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황 교장은 교원인사위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임기가 남은 위원 4명을 해임하고, 직접 5명을 신규 임명했다. 교육청은 교원인사위원회 규정을 봐도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이들을 교장이 마음대로 인사 조치할 수 없다며 권한 남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영훈국제중학교 황 아무개 교장이 기독교 정신 구현이라는 건학 이념에 맞는 교사를 뽑겠다며 채용에 개입한 사실이 감사에 적발됐다. 황 교장은 개인 비위까지 더해 해임을 요구받았다. 그는 영훈학원을 인수한 오륜교회 권사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황 교장의 개인 비리도 적발됐다. 서울시교육청은 황 교장이 영훈국제중 영어 캠프에 자신의 손자를 참여시키도록 지시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영훈국제중학교는 2018년 8월 강북구 소재 초등학교 4~6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를 열었다. 구청 지원금이 1000만 원가량 들어가는 사업이었다. 황 교장은 대구에 사는 초등학교 1학년 손자를 4일간 참여하게 했다.

이뿐 아니라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매주 2회 원어민 코디네이터를 불러 영어 개인 강습을 받았다. 강습은 근무시간에 진행됐고, 강사료도 교비로 400만 원을 지불했다. 수백만 원대 안마 의자를 교장실에 설치하고 비용은 교비에서 충당했다. 교육청은 "교직원용 안마 의자를 개인이 전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청은 "황 교장의 비위 내용이 교육자로서의 기본 자질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라 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황 교장을 해임하라고 영훈학원에 지시했다. 다만 "감사단 지적에 따라 사후 불합격자를 구제하고, 권한 남용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를 밝히고 있으며 사직서도 제출한 점을 고려해 형사 고발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황 교장은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교육청이 감사 중이거나 징계를 요구했을 때는 자의로 사임하지 못한다. 그는 감사가 끝난 후부터 4월 18일까지 병가·연가 등을 번갈아 내고 학교에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뉴스앤조이>는 4월 17일 황 교장과 통화할 수 있었으나, 그는 "할 말이 없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영훈국제중 교목을 맡고 있는 이우광 목사(영훈오륜교회 담임)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황 교장은 기독교를 믿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 게 아니라 교회를 다녀 보면 어떻겠느냐고 권면한 것이다. 업무의 일환이 아니라 믿지 않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겠다는 사명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고용주와 고용인, 교장과 평교사 관계에서 봤을 때는 황 교장의 요구에 선생님들이 부담을 가질 수 있었겠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오륜교회는 영훈학원 인수에 100억 원 가까운 돈을 썼다. 앞으로 들어갈 돈도 수십 억이다. 김은호 목사는 교인들 헌금과 후원으로 기금 출연이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한편, 교육청은 이번 감사 과정에서 학교법인에 오륜교회와 관련한 사항들도 지적했다. 먼저 오륜교회가 재단 인수 과정에서 교내에 설립한 영훈오륜교회가 학교 시설 사업 촉진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했다. 오륜교회는 교내에 비전센터를 짓고 학교 시설물로 기부 채납했는데, 영훈오륜교회는 이 공간에서 매주 일요일과 평일 새벽에 예배를 연다. 교육청은 "영훈학원이 교육 연구 시설을 무단 용도 변경하여 특정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교회를 특정하는 표지판 등의 시설물을 철거하고 사용 시간도 준수하라고 했다.

교육청은 오륜교회가 든든한 재정 지원을 약속하며 인수전에 뛰어들고서도, 막상 지금은 재정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교육청은 "오륜교회가 2015년 '향후 5년간 수익용 기본재산 추가 확충을 위해 38억 원을 출연하겠다'는 확약서를 교육청에 냈으나, 2년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3억 8000만 원밖에 이행하지 않았다"며 재정 계획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김은호 목사는 4월 17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90억 원 정도를 학교에 썼다. 수익용 기본재산도 그때 당장 내겠다는 게 아니라 5년 내로 마련하겠다고 한 것이다. 아직 시간이 있고, 현금이 아니라 자산을 제공해도 되니 (38억 원 출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륜교회는 2015년 인수 당시 영훈학원을 위해 수십억 원의 헌금을 할 교인이 나타났다고 교인들에게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이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부분에 관해 김은호 목사는 "지금 그분도 (헌금을) 내고 있다. 아직까지는 많이 못 했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교장의 비리에 대해서는 "나도 처음에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그분이 한 건 잘못됐지만, 본인(황 교장)도 교사들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해서 충격이 큰 거 같다. 섬김의 리더십으로 교사들을 대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호 목사는 "사학 운영이 어려운 것 같다. 영훈고 같은 경우 조희연 교육감이 제의한 대로 1차 교원 선발을 교육청에 위탁하고 있다. 교육청 지도를 잘 따르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은 학교 행정에 관여하지 않으며, 운영은 이사장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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