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호 목사가 지난 18일 금요 기도회와 20일 주일예배 시간에 영훈학원 인수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목사는 "불법을 행하지 않았다"며 뒷돈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모든 것을 28일 최종 결정 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륜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오륜교회가 영훈학원을 인수하며 100억 원대의 뒷돈을 재단 설립자 측에 건네기로 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은호 목사가 직접 입을 열었다. 김 목사는 12월 18일 금요 기도회와 20일 주일예배 시간에 교인들 앞에서 "우리 교회가 어떻게 불법을 행할 수 있겠느냐"며 뒷돈을 주기로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은호 목사는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오륜교회의 오랜 꿈이었다고 했다. 그는 주일예배 설교 전, "다음 세대를 위해 투자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다음 세대들이 지금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오륜교회는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 문제를 상담하는 기관 '아이도스'를 세우는 등 다음 세대를 열심히 섬겨 왔고, 이 일로 하나님의 복을 받았다고 했다. 학교는 교회⋅가정과 더불어 오륜교회의 세 꼭짓점으로, 오래전부터 학교를 달라고 기도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마침 지난 11월, '다니엘 세 이레 기도회' 기간에 하나님이 영훈학원을 선물로 주셨다고 말했다. 기도회 전에 인수 공고가 났고, 당회와 상의해 만장일치로 입찰 참여를 결의했다고 했다. 그는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가 오륜교회를 인수 후보로 선정한 것을 두고 "우리는 전율을 느낄 정도로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경험했다. 선정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절대 뒷돈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은호 목사는 금요일 저녁, 통성기도를 인도하면서 교인들에게 "교회는 불의를 행하지 않는다. 생각해 보라. 목사가 불의를 행하면서 (어떻게) 불의를 행하지 말라는 설교를 할 수 있겠나? 그런 일을 교회가 했다고 생각하나? 그럴 순 없다. 오륜교회가 불법을 행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주일 설교 중에도 뒷돈 의혹에 대해 "당당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귀족 사관학교인 영훈국제중학교를 보유한 영훈학원을 왜 인수하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귀족 사관학교라는 지적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영훈고등학교는 미아리에 있는 가난한 학교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만 돈이 많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 교회가 인수할) 기회를 얻는다면 가난하고 소외된 아이들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으로 섬기겠다. 그런 염려는 하지 말아 달라"고 교인들에게 말했다.

'뒷돈 의혹' 보도로 교회 흔들고, 인수 못 하게 하려 한다?

김은호 목사는 영훈학원을 인수하게 되면,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뉴스앤조이> 등 뒷돈 의혹을 보도한 신문사에도 최종 결정이 나는 12월 28일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교회의 말을 듣지 않고 악의적으로 보도했다고 했다.

김 목사는 <한겨레>와 <뉴스앤조이>의 보도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언론사가 악의적인 보도를 통해 '좋은 교회'로 인식돼 왔던 오륜교회를 흔들고,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 주려 한다고 했다. 그는 "오륜교회가 불의한 집단으로 매도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보도를 통해 사분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륜교회를 빚이 많은 교회로, 교인들이 영훈학원 인수를 반대하는 것처럼 몰아가 인수를 못 하게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언론 보도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었지만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고 했다. 

김은호 목사는 교회에 빚이 많은 점을 인정하며, 이는 불가피하게 진 것이라고 했다. 교회에 공간이 부족하고 수양관이 없어 일 년에 250번 넘게 장소를 빌려 써야 했고, 이로 인해 한 해에 숙박료만 3~4억 원 이상이 지출돼 수양관을 사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의 사업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을 위해 (재정적으로) 헌신할 사람이 많다. 빚이 많으니까 오륜교회에 맡기면 안 된다는 식으로 내분을 일으켜 인수를 포기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주위에서 "목사님 일 좀 저지르지 말라. 이번에도 일을 저지르지 않았으면 편하게 갈 수 있지 않느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면 교회가 병들고, 교회가 병들면 여러분의 영혼이 병든다. 여러분의 가정도 무너진다. 그리스도의 몸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게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여러분의 가정이 편안하지 않게 된다"며 교회가 다양한 사역을 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다음 세대를 위한 비전을 품고 학교를 인수하려는 것이니 교인들도 기도로 함께해 달라고 부탁했다.

"교회가 사탄의 공격에 무너지지 않게 해 달라"…제보자에게는 "가룟 유다의 전철을 밟지 않게"

김은호 목사는 '사탄의 공격'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사탄이 오륜교회를 공격해 한국교회 부흥의 원동력을 없애려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교인들에게 "이럴 때일수록 정말 우리가 침착하게 주님을 바라보면서 사탄의 궤계를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사탄의 간계 앞에서 머뭇거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부목사들도 하루씩 금식하며 기도하고 있으니 교인들도 일주일간 사분위가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달라고 했다. 

김 목사는 18일 금요 기도회에서 <뉴스앤조이> 기사에 나오는 A 씨와 B 씨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그는 "목회하며 처음 겪은 큰 배신"이라고 했다.

"(제보자가)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얼마나 괴롭겠나. 하나님이 있다면 떳떳하게 두 발 펴고 잠을 잘 수 있겠나. 그분에게 회개가 임하도록 (기도해 달라). 이 모든 과정을 보게 되면 (그들이 교회를) 허물고 있는 것이다. 정말 우리 교회를 나쁜 교회처럼 매도하고 있다. 여러분들이 두 사람, A 씨와 B 씨가 가룟 유다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

이어 "불의한 제보를 했던 A 씨와 B 씨, 누군지 모르지만 주님의 이름으로 올려드립니다. 애통하는 마음과 회개하는 마음을 주셔서 가슴을 찢게 하시고, 오륜교회가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100억 원대 뒷돈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던 A 씨는 <뉴스앤조이> 기자에게 "졸지에 사탄이 되어 버려 마음이 힘들다. 교회를 살리기 위해 하는 건데, 가룟 유다로 매도해 버리고 사탄의 간계라고 하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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