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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목사 솜방망이 처벌, 기장 구성원들 '부글부글'
"감수성 없고 시대 흐름 파악 못해"…일부 재판국원도 선처 요구에 가담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9.01.09 17:16

기장 성정의실현을위한연대는 1월 9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동노회 재판국의 솜방망이 처벌을 규탄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김충섭 총회장) 소속 10개 단체 연합 '성정의실현을위한연대'가 1월 9일 총회가 입주해 있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강간 미수 및 무고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박승렬 목사에게 정직 판결을 내린 서울동노회를 규탄했다. 기장 소속 목회자, 평신도, 청년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박승렬 목사는 물론, 그에게 면죄부를 준 서울동노회 재판국(한대우 재판국장)를 강하게 비판했다. 기장 양성평등위원회 이혜진 위원장은 "박승렬 목사는 성범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박 목사에게 정직 처분을 내린 서울동노회 재판국은 판결문에서 '회개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면직·출교 처분이 맞다'고 썼음에도, 정작 '정직'이라는 솜방망이 판결을 내렸다. 엄중한 처벌로 교회를 성결하게 하고 덕을 바로 세웠어야 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범죄를 방지해야 했다. 서울동노회는 하나 마나한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여신도전국연합회 원계순 부회장은 "목회자들은 기장 여성연대가 요청한 사안을 의견이 아닌 도전으로 생각한다. 미투 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성폭력 감수성은 전혀 없고, 시대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회와 교단, 목사의 명예를 실추한 목회자를 왜 감싸는가. 기장을 욕되게 하지 말고 올바른 조치를 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정의실현을위한연대는 박 목사의 성폭력 사실을 인지한 후부터 서울동노회에 △가해자 참회 △가해자의 목사직 면직과 출교 △가해자에 의한 2차 피해 방지 △교회 공동체 회복 지원 △탄원서에 서명한 노회원 파악 및 해명 △서명에 참여한 재판국원 배제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한 재판 △재판국원 과반 여성 배치 등을 요청했지만,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기장 여신도회전국연합회 김정옥 사회위원장은, 서울동노회의 솜방망이 처벌로 충격을 받은 피해자 입장을 전달했다. 김 사회위원장은 피해자가 여전히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인생을 바쳐 섬기고 사랑했던 교회와 교인들이 박 목사와 교회 지도자들의 거짓말에 속아 피해자를 범죄자로 몰았기 때문이다. 또 서울동노회 노회원 일부는 피해자를 둘러싼 헛소문에 속아 가해자를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에 서명해 재판부에 제출했고, 결국 '정직'이라는 하나 마나한 판결을 내린 현실을 개탄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승렬 목사를 정직 판결한 서울동노회 재판국은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3명이 박 목사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와 기소위원회는 이를 재판국원 제척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총회 재판국에 상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참석자들은 가해자 선처를 위한 탄원서에 서명한 사람들이 재판국에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문제 삼았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한신교육연구소 임정혁 소장은, 성폭력 사건을 처리할 때는 외부 전문위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폭력 사건을 절대 내부자들끼리 온전하게 해결할 수 없다며 "반드시 외부 전문가가 성폭력 치리 과정에 함께해야 하고, 재판국의 성별 구성 비율도 맞춰야 한다. 또 성폭력 가해자의 징계와 함께 피해자 보호 조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정의실현을위한연대는 박승렬 목사, 서울동노회와 재판국, 총회를 향한 요구 사항을 낭독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들은 △가해자 및 ㅅ교회, 서울동노회가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를 멈추고 피해자에게 사과할 것 △탄원서에 서명한 이들이 탄원서를 철회하고 공개적으로 사죄할 것 △총회 차원의 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제도와 법 제정을 요구하며 모든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피해자 곁에서 연대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기장 서울동노회의 박승렬 목사에 대한 정직 처분을 규탄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서울동노회와 재판국을 존중하며 정의롭게 재판해 주길 기대했다. 재판국이 부디 피해자의 입장을 잘 헤아려서 사건을 다뤄 주길 바라며 피해자의 위치와 교회와 교단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정의롭고 합당한 판결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서울동노회 재판국은 '정직'이라는 솜방망이 판결을 하였고, 가해자의 '면직'과 '출교'라는 우리의 간절한 기대와 신뢰를 저버렸다. 가해자에게 '면직'이 아닌 '정직'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정직'은 목사의 직을 잠시 멈추는 것이고, 언제든지 해벌되어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성범죄자 목사의 목사직을 계속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일반 공무원들의 경우에도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벌금형을 받아도 해임하거나 파면을 한다. 중징계가 내려지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법정에서 강간 미수로 실형 3년 판결을 받은 가해자 목사를 이번 서울동노회 교회 재판은 '정직'이라는 하나 마나한 재판을 한 것이다.

이번 재판의 참담함은 그것만이 아니다. 사회 법정에 가해자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에 서명을 한 이도 재판국원으로 참여하였다. 가해자에 편향된 시선을 견지한 이가 재판국원이 되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이번 재판의 결과를 규탄한다. 서울동노회 재판국의 판결 결과로 다시 한 번 충격과 실망에 빠져 있을 피해자에게 그리고 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린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자들은 한국교회와 한국 사회 앞에 사과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짓밟힌 정의로운 교회 법정의 권위를 회복시키기 위해 참회하며 성찰하여야 할 것이다.

교회에서 재판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님의 공의롭고 정의로운 재판이다. 그러나 이번 서울동노회의 재판은 가해자는 쉽게 교회 공동체로 복귀할 수 있고, 피해자는 2차, 3차 가해로 이어져 다시는 교회 공동체에 들어올 수 없게 한 것이나 다름없다. 피해자의 무너진 자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재판이었으며 교회의 생명과 평화, 정의의 가치를 훼손시킨 재판이었다. 이로 인해 서울동노회의 모든 목회자뿐 아니라 성도들과 모든 교회의 명예는 바닥에 떨어졌다. 아니 기장 교단 전체의 명예가 떨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성결하고 덕을 세워야 할 교회는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무너진 하나님의 공의로운 율법을 바로 세우고 생명과 정의, 평화의 가치를 바로 세울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 편드시는 이들 즉, 고통당하고 고난받는 이들의 절규를 멈추게 하는 것, 공의로운 하나님의 법정에서 정의로운 판결문이 낭독되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우리는 박승렬 목사 성폭력 사건을 비롯한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는 현실을 바라보며 굵은 베옷을 입고 재를 덮어쓰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우리는 더 이상 기장 교단이 지켜온 숭고한 하나님의 의지와 선배들이 일궈 온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기를 바라며, 피해자의 울음이 그치고 하나님의 정의가 바로 서는 날까지 강력한 연대의 끈을 이어 갈 것이다.

우리의 요구는 다음과 같다.

1. 가해자와 해당 교회·노회는 2차 가해를 멈추고 피해자에게 즉각 사과하라!

2. 서울동노회 재판국의 부당한 판결을 규탄하며 상급심에서는 정의롭고 엄중하게 판결하라!

3. 가해자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이들은 탄원서를 철회하라!

4. 기장 총회는 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제도와 법을 즉각 마련하라!

2019년 1월 9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성정의실현을위한연대

성정의실현을위한기장교역자모임·한국기독교장로회 여신도회전국연합회·전국여교역자회·전국여장로회·청년회전국연합회 한신대학교여학생회·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학생회·민중신학회·여학생회·패미하다

 

위 기사에 등장하는 박승렬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박승렬 목사와 동명이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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