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노래명성교회가 김하나 목사 사임 9개월 만에 담임목사를 청빙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새노래명성교회가 김하나 목사 후임으로 고은범 부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했다. 김하나 목사가 지난해 11월 사임한 후 9개월 만이다. 새노래명성교회는 새로운 담임목사 체제 아래 김하나 목사가 떠나고 남긴 과제, 즉 교인 간 갈등 봉합과 명성교회에서의 재산권 독립 및 교회 조직 구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고은범 목사는 명성교회 부목사 출신이다. 김하나 목사가 2014년 새노래명성교회를 개척할 때 함께했던 부목사 중 한 사람이다. 김하나 목사가 떠난 뒤 남은 부목사 4명은, 그동안 교인들이 겪을 혼란과 갈등을 막기 위해 주일예배 및 각종 예배 설교와 목양·행정 등에 집중해 왔다.

청빙위, 2차에 걸쳐 담임목사 청빙
"오랜 공백기에 교인들 지쳐"

김하나 목사 후임 청빙 작업은 교인들 주도로 진행돼 왔다. 새노래명성교회는 지난해 12월 10일 제직회를 열어, 교역자를 제외한 제직들로만 청빙위원회(조기풍 위원장)를 구성했다. 당시 교회 측 관계자는 "교인들끼리 논의해 청빙위 구성 방식과 인원을 결정했다. 후임 목사를 알아보는 과정에 교역자들이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청빙 과정에서 교인들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청빙위는 올해 3월 최종 청빙 후보자로 세 사람을 선정해 주일예배 설교까지 들었지만, 교인들 반대로 청빙이 무산됐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청빙위 전원이 사임하기도 했다.

2차 청빙위는 지난달, 명성교회 김 아무개 부목사와 새노래명성교회 고은범 목사를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고 목사를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 그러나 당시 청빙위원장이 '제직회에서 고 목사를 청빙하기로 묻는다'는 안건을 추가로 표결에 부쳤고, 찬성표 2/3 이상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한 청빙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청빙위가 최총 후보자를 결정하면 이후 제직회에서 청빙을 물으면 되는데, 청빙위원장이 제직회에 안건을 내놓을지 한 번 더 표결에 부친 것이다.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청빙위원장이 교회에 혼란을 끼친 책임으로 위원장직에서 사임했다"고 말했다.

7월 8일 제직회는 2기 청빙위가 경과를 보고하고 3기 청빙위를 선출하는 자리였지만, 일부 교인이 담임목사 청빙안을 발의하면서 예상과 다른 상황이 발생했다. 교인들은 빠른 청빙을 원했고, 고은범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의했다.

제직회에 참석한 김 아무개 집사는 "많은 교인이 담임목사 부재로 지쳐 있는 상황이었다. 청빙하는 과정에서 근거 없는 소문이 돌면서 교인들이 분열하고 갈등했다. 혼란을 막기 위해 담임목사를 하루빨리 청빙해야 한다는 중론이 모였고, 현장에서 고은범 목사가 담임목사로 선출됐다"고 했다.

새노래명성교회 교인들은 김하나 목사가 갑자기 교회를 떠난 이후 혼란을 겪고 있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헌법에는 부목사가 위임목사를 승계할 수 없다고 나와 있다. 부목사가 교회에서 사임하고 2년이 지난 후에야 해당 교회 위임(담임)목사로 시무할 수 있다(27조 3항).

헌법에서 부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하는 것을 금하고 있지만, 새노래명성교회는 당회가 없는 미조직 교회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은범 목사를 포함해 새노래명성교회 부목사들은 현재 행정상 무임목사 신분이다. 청빙위는 올해 6월 서울동남노회에 이 같은 내용으로 질의해, 부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해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교인들, 명성교회에 흡수 우려
장로 장립 및 당회 조직 계획
재산권 문제도 대화할 것"

새노래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 사임 이후, 재산권과 재정 등이 명성교회에 예속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교회가 사실상 명성교회 지배 아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다. 출석 교인 2000여 명인 교회가 미조직 교회라는 사실도 의혹에 무게를 실었다. 새노래명성교회는 앞으로 고은범 목사와 함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교회 측 관계자는 "교인들은 새노래명성교회가 명성교회에 편입되거나 기도실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이런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교회는 내년부터 장로를 새로 장립하고 당회를 구성해 엄연히 독립된 조직 교회로 자리 잡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재산권 문제도 명성교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새노래명성교회가 명성교회에서 분립 개척한 교회이기 때문에, 명성교회와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는 건 불가능하다. 교회가 먼저 당회를 구성하고 건강하게 성장한다면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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