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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성애 집회는 한국교회의 선지자적 역할"
'2018 동성애 퀴어 축제 반대 국민대회' 7월 14일…"막말·배타성이 전체 기독교 욕먹여"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8.06.19 17:57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동성애는 반대하지만 동성애자는 사랑한다", "하나님이 태초에 남자와 여자를 창조했다"는 반동성애 진영의 구호가 올해에도 울릴 예정이다. 보수 교계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2018 동성애 퀴어 축제 반대 국민대회'(국민대회·최기학 대회장)가 7월 14일 서울 대한문에서 열린다. 7월 14~15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 문화 축제'에 이번에도 맞불을 놓는 것이다.

국민대회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연사 발언 △문화 행사 △퍼레이드 순으로 진행된다. 성소수자의 회개를 촉구하는 통성기도와 함께 동성애 반대·혐오 발언도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대회 준비위원장 이주훈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부총회장)는 6월 7일 기자회견에서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서 한 몸을 이루는 게 하나님이 예정한 인간의 모습이다. 대한민국 심장부 서울광장에서 동성애 축제를 한다는 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절대 묵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반대 집회로 끝내지 않겠다. 이후 전국 어디에서도 동성애 퀴어 축제가 열리지 않도록 원천 봉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퀴어 문화 축제를 반대하는 반동성애 집회가 7월 14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린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반동성애 집회가 성소수자 혐오를 부추기고 기독교 전체를 혐오 집단으로 만든다는 비판도 받는다. 그럼에도 국민대회 측은 집회를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직전 대회장이자 국민대회 고문으로 있는 김선규 목사(예장합동 전 총회장)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반대 집회를 하지 않으면, (퀴어 축제가) 정당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기독교가 반대 운동을 해야 시민이 동성애가 잘못됐다는 걸 인식할 수 있다. 가만히 있지 않고 선지자적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대회 측은 퀴어 축제를 반대하는 이유로 '장소'를 들기도 한다. 서울광장을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표현하면서, 할 거면 다른 곳에서 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만일 서울광장이 아닌 다른 데서 (퀴어 문화 축제를) 하면, 지금처럼 바로 옆에서 반대 집회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동성애 집회 효과 '의문'
"전투적 반대 대신 '공존' 추구해야"
임보라 "성소수자에게 영향력 없어"
김진호 "보수 교계, 그릇된 사명감에 고취"

국민대회 측은 동성애 폐해를 알리기 위해 집회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보수 교계가 중심이 돼 수년째 퀴어 반대 집회를 하고 있지만 효과적인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확산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퀴어 문화 축제는 사회에서 '정상인'의 정체성을 강요받던 성소수자가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기를 드러내는 1년 중 유일한 날이다. 그런 날, 바로 옆에서 "당신은 죄를 짓고 있다"고 부르짖는다면 당연히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을까.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교회 목사는 "성경적 가치관을 가지고 동성애 문제에 입장을 밝힐 수는 있다고 본다. 다만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뉘앙스로 말하거나, 지금처럼 전투적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 성소수자와도 공존할 수 있는 길을 가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과 같은 대응 방식은 세계적 흐름에도 맞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교인들과 함께하고 있는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는 반대 집회 탓에 일부 성소수자가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이제 대부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막말과 퍼포먼스에 상처받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 집회를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보수 교계가 해마다 반대 집회를 하는데, 오히려 퀴어 축제는 해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명분 없는 집회가 아닌지, '자기 위로'를 위해 약자를 억압하는 집회가 아닌지 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 집회를 할 때 비용도 상당히 들어갈 텐데, 그것도 다 교인이 낸 헌금이다. 소중한 헌금을 반대 집회에 쓰는 게 정의로운 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오히려 반대 집회가 성소수자에게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김진호 실장(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은 "넓은 시각에서 보면 한국 성소수자 운동은 개신교 때문에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될 수 있다. (보수 교계의 반발로) 한국에서는 성소수자가 핍박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동성애 집회가 세계의 관심을 불러오고 있다"고 했다.

김진호 실장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를 예로 들며 "홍 전 대표의 발언이 민주당에 긍정적 효과를 불러왔듯, 보수 교계의 행동이 일반인에게 성소수자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거나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게 하고 있다. 반면 개신교는 사회에서 부정적 이미지만 커졌다. 영양가 없는 집회가 역효과를 불러왔는데, 정작 자신들은 그릇된 사명감에 고취돼 있다"고 말했다.

영향력과 실효성이 없다 해도 반대 집회는 계속된다. 김선규 목사는 "우리 기독교는 동성애에 명확한 해답을 가지고 있다. 반대 집회를 통해 사회적 이슈를 만들 것이다. 일반인 입장에서 '왜 저렇게 반대하느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동성애와 관련한 출산·질병 등을 이슈화해서 문제를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보라 목사는 반동성애 집회가 성소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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