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파 영성 운동 단체 한국샬렘영성훈련원(공동대표 박경조·조경열)과 <뉴스앤조이>가 제주 4·3 사건 70주기를 맞이해 제주 평화 순례를 진행한다. 제주 평화 순례는 '역사와 자연을 통해 만나는 하나님'이라는 주제로 3월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제주늘푸른교회(이정훈 목사)와 제주세인트하우스(강민창 목사)가 호스트로 참여한다.

국가권력이 전시도 아닌 상황에서 민간인 3만 명 이상을 학살했다. 사건 발생 후 수십 년이 지나도록 군사정권은 4·3 사건의 진실을 은폐해 왔다. 1978년 문학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제주 4·3 사건을 다룬 <순이삼촌> 저자 현기영 소설가는 군사정권에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본격적으로 제주 4·3 사건이 알려졌고, 2000년대 와서 진실의 면면이 드러났다. 노무현 정부 시절, 특별법을 제정해 국가 차원에서 제주 4·3 사건의 전말을 정리한 바 있다.

한국교회가 4·3 사건과 연관 있다는 사실도 여러 연구로 밝혀졌다. 해방 후 활동한 극우익 단체 서북청년회가 4·3 사건에 깊이 관련돼 있었던 것이다. 당시 한국교회는 서북청년회를 적극 지원했다. 그런데도 한국교회는 그동안 제주 4·3 사건을 성찰하는 일을 소홀히 했다. 타 종교에 비해서도 화해와 치유를 위한 움직임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 4·3 사건 70주기를 맞는 올해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홍정 총무)는 올해 고난주간 중 제주에서 '4·3 사건 70주년 추모와 회복의 예배'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주의 교회들도 연합 예배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한국샬렘영성훈련원이 준비하는 제주 평화 순례도 사막 교부로부터 내려오는 침묵 순례 전통을 따라 역사적 사건을 성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제주의 자연을 둘러보며 드리는 '걷는 기도'를 비롯해 순례 전통에 충실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한국샬렘영성훈련원 운영위원장 김홍일 신부가 직접 진행을 맡았다. 참가비는 30만 원이며, 온라인으로 신청 가능하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제주 평화 순례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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