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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신대, '교권 침해' 항의한 교수 사표 수리 논란
교수협 전원 반대에도 오현선 교수 사임 처리…"본인 의사 존중한 것"
  • 정병진 (naz77@hanmail.net)
  • 승인 2018.02.01 14:48

호남신학대학교(호남신대·고만호 이사장)가 지난해 10월 총장의 교권 침해에 항의하며 제출한 오현선 교수(기독교교육학)의 사직서를 교수협의회(김금용 회장) 전원 반대 연명에도 전격 수리해 논란이다. 오 교수의 사표 수리에 대해 고만호 이사장은 "본인이 양심상 문제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라서 이사회는 그것을 존중해 만장일치로 처리했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흥진 총장은 "교권 침해는 없었지만 당사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오현선 교수가 총장의 교권 침해를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날은 지난해 10월 30일이다. 그의 페이스북 글과 1월 29일 통화에 따르면, 사건은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채플에 초청받은 L 목사가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설교를 하자 3학년 A 학생이 이에 항의하는 글을 종이에 적어 채플을 마치고 나가는 L 목사 앞에 펼쳐 보인 데서 시작한다.

오 교수는 이 채플에 참석하지는 않았으나 그 소식을 듣고 종교개혁 500주년에 발생한 이런 일로 심적 갈등을 겪는 A 학생을 불러 지도교수로서 그를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고 한다. 다음 날 신학대학원 1학년 수업 시간에 종교개혁 정신과 비판적 사고, 표현의자유의 중요성을 환기하고자 학생의 행동과 학교의 대응에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총장은 10월 27일 오현선 교수에게 전화해 "채플 시간 벌어진 일에 관해 수업 시간에 언급한 내용을 학생들에게 들었다. 경건회 시간에 벌어진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식으로 지도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를 교권 침해로 보고 강력 항의했지만 총장은 "그런 식으로 지도하지 말라"는 말만을 거듭했다는 게 오 교수의 설명이다. 오 교수는 "이 문제를 심각한 교권 침해로 인식하고 더 이상 교수로서 호남신대에서 강의할 수 없다는 양심의 소리"에 따라 고심 끝에 10월 30일 총장실에 찾아가 사직서를 제출하기에 이른다.

이튿날 그는 교무처장이 배석한 가운데 총장과 만나 사직서를 제출한 사유를 이야기했다. 오 교수는 이 자리에서 "동성애에 관련해 '신학 교수들이 문제 있다'고 한 이사장의 총회 발언에 대해 총장이 여태 어떠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에큐메니컬 국제회의 참석 문제로 허락을 받을 때에도 다른 교수들과 달리 차별을 경험" 등을 이야기하며, 지금까지 경험한 일과 최근 벌어진 사건을 교권 침해로 받아들여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흥진 총장은 교권 침해에 따른 사직서 제출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은 채 "(여기서 무슨) 말을 하면 변명이 될 터이니 가 보시라"고 답했다.

이후 호남신대 이사회는 2017년 12월 21일 제204차 이사회에서 오현선 교수가 2017년 10월 30일 제출한 사직서(사직 일자 2018년 2월 28일)를 받기로 하고 그 결과를 본인에게 통지했다.

호남신대가 오현선 교수에게 보낸 사임 처리 통지서. 사진 제공 정병진

고만호 이사장은 "본인이 양심상의 문제로 더 이상 교수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사표를 냈다. 주변 교수들은 사표를 내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얘기하는데 본인은 일관되게 사표를 내겠다고 그래서 이사회가 수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심상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묻자, "깊은 것은 잘 모르겠는데 강의를 듣고… 아무튼 일들이 좀 있었다. 학생들하고 설교자에 관한 문제도 있고, 이사장 총회 발언도 본인하고는 맞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사회에서 당사자를 불러 직접 소명을 듣지 않았지만 "총장과 충분히 대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사회는) 본인 의사를 존중해야 된다. 그런 분위기였다. 교수 양심상의 문제가 나오니까 이사들이 더 이상 말을 안 하더라. 한 분도 이의를 달지 않고 바로 받았다"고 전했다.

최흥진 총장은 통화에서 "내가 설명하면 와전되니 전화로는 설명할 수 없다"며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교권 침해를 당했다는 오 교수 주장에 대해서는 "교권 침해를 한 적 없다고 늘 이야기했다. 별로 교권 침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늘 이야기한다. 그분이 그렇게 생각한 것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다.

학생이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채플 설교에 이의가 있어 항의한 일로 오 교수와 통화한 사실에 대해서는 최 총장도 인정했다. 그는 이 통화에서 "그 학생이 피켓 드는 것은 잘못된 거다.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아닌가. 이걸 이야기한 적은 있다. 더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다"고 거듭 말했다.

호남신대 교수협의회는, 오 교수 사직서 반려를 위해 이사장과 면담해 상황을 설명하고 교수 전원이 서명한 편지를 이사회에 보내 사직 처리를 막고자 했으나, 이사회는 오 교수 사임 건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이에 호남신대 일부 동문은 이사회의 사직서 처리에 문제가 있다며 술렁이고, '등록 거부'를 언급하며 반발하는 재학생도 나오고 있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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