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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 가득했던 은화·다윤이 이별식
신학생시국연석회의 위로 기도회
  • 박요셉 기자 (josef@newsnjoy.or.kr)
  • 승인 2017.09.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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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들은 세월호 모든 구조와 침전물의 두께, 아이들의 동선과 물살의 흐름을 머릿속에 그려 가며 딸을 찾고 또 찾았습니다. 딸에 대한 어머니의 믿음이 모든 불가능성을 넘어 결국 서로를 만나게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허다윤·조은화 님을 보내 드리려 합니다. 은화 님, 다윤 님! 이제 세월호를 떠나 집으로 갑시다."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세월호 미수습자였던 허다윤·조은화 양을 위한 이별식 위로 기도회가 9월 24일 저녁 8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지금까지 수차례 팽목항과 목포신항을 찾아가 미수습자 가족 곁을 지킨 신학생시국연석회의가 이번 위로 기도회를 준비했다.

두 사람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200여 명이 다목적홀을 찾았다. 신학생들과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 기도해 온 시민들이 자리했다.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조은화·허다윤 양 이별식 위로 기도회가 열렸다. 200여 명이 참석했다. 좌석이 부족해 절반 이상이 2층으로 이동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다목적홀은 꽃향기로 가득했다. 엄마들은 국화와 향을 놓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자리에서 딸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선홍색 장미와 하얀 백합 그리고 두 딸이 좋아했을 화장품, 과자, 옷이 단상 위에 놓였다. 여러 시민단체와 정치인들도 조화 대신 꽃바구니를 보냈다. 액자 속 허다윤·조은화 양은 밝게 웃고 있었다.

다윤 엄마 박은미 씨와 은화 엄마 이금희 씨는 위로 기도회에서 참석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박은미 씨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미수습자를 가슴에 품고 기도해 준 덕에 세월호를 인양하고 두 딸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랑스럽고 이쁜 다윤이와 은화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 차가운 바닷속에서 그리고 세월호 속에서 3년 반 동안 하나님께서 다윤이와 은화를 품고 계시다 엄마·아빠 품으로 돌려보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보내고 싶지 않지만, 하나님 품으로 '먼저' 보내 주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집에 가시면 사랑하는 엄마·아빠, 자녀들에게 사랑한다고 너무너무 많이 사랑한다고 안아 주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윤 엄마 박은미 씨는 많은 시민이 미수습자를 가슴에 품고 기도해 준 덕에 세월호를 인양하고 두 딸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은화 엄마 이금희 씨는 세월호 참사로 정부에 실망하고 상처 입은 국민들이 이별식을 통해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별식은) 우리같이 아픈 국민들을 다시는 만들지 말라고 연 자리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보고 '이게 나라냐',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냐'며 아파하고 상처 입은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그래도 우리가 기다리니 은화, 다윤이가 왔구나', '사람을 찾아 달라고 외치니 정말 찾을 수 있었구나' 하며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쏟은 기도와 눈물, 간절함이 세월호를 올렸다고 생각합니다."

이금희 씨는 목포신항에 '남겨진'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를 부탁했다. 이 씨는 남겨진 자의 아픔을 알고 있다며, 모든 미수습자가 가족 품에 돌아올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은화 엄마 이금희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에  실망하고 상처 입은 국민들이 이별식을 통해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이날 설교는 3년 반 동안 팽목항과 목포신항에서 미수습자 가족을 위로했던 오현선 교수(호남신학대학교)가 전했다. 오 교수는 사도행전 4장 11절을 읽었다. "이 예수는 '너희들 집 짓는 사람들에게는 버림받은 돌이지만,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신 분'입니다." 다윤·은화의 엄마·아빠가 팽목항에서 예배할 때 위로를 얻은 구절이기도 하다.

"당시 가족들을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왕 되신, 만물의 주인 되신 예수님을 고백했을 때는 몰랐는데, 딸을 잃고 보니까 우리가 알았던 예수는 그런 분이 아니었다. 세상에서 가장 처참하게 버려진 이였다'고요. 그런 분이 우리의 구주가 되신다는 사실에 큰 위로가 된다고 했습니다."

오 교수는 약하고 가난한 자, 버림받은 이와 함께한 예수를 기억하자고 했다. 그는 오늘날 교회가 곁에서 어려움을 겪고 눈물 흘리고 있는 이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도회는 1시간 만에 끝났지만 참석자들은 오랫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다윤·은화 양을 배웅하기 위해 단상 앞에 긴 줄을 이뤘다. 가족들은 참석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인사를 나눴다.

가족들은 9월 25일 오전 9시 30분 서울시청 광장에서 이별식을 하고, 12시 허다윤·조은화 양이 다닌 단원고등학교로 이동할 계획이다. 두 사람의 유해는 수원에서 화장 후 화성  효원납골공원에 안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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