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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 두고 학자들과 교계 인식 갈렸다
목사는 근로소득자인가, 고용되지 않은 신의 증거자인가
  • 유영 기자 (young2@newsnjoy.or.kr)
  • 승인 2017.09.2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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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조세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종교인 과세가 가능하다. 이번에 기타 과세를 기본으로 하고 본인 선택으로 근로소득세로 납부할 수 있도록 종교인 과세를 법률로 제정한 부분을 이해할 수 없다." - 오문성 교수(한양여대 세무회계학)

"교회는 특별한 곳이다. 교인들이 돈 내서 목사를 고용하는 것이 아니다. 종교인은 신을 증거하는 일을 수행한다. 종교인에게 과세하는 것은 옳지 않다." - 박종언 목사(한국교회연합 공공정책위원장)

[뉴스앤조이-유영 기자] 개신교 목사와 조세 관련 학자들은 비종교계가 연 토론회에서 물러섬 없이 자기주장을 펼쳤다. 세금 전문 언론 <조세일보>가 9월 22일 '종교인 과세 제도 어떻게 봐야 하나'를 주제로 진행한 토론회의 패널들은 찬·반으로 의견이 나뉘어 열띤 논쟁을 벌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학자들은, 개신교 목사들도 조세 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교수(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는 사회에서 원로,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해야 할 종교인들이 국민의 일원으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종교인 과세가 국민에게 존경과 신뢰를 회복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종교인이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만 세금을 내야 하는 건 아니다. 개인 상황에 맞게 부과되는 조세원칙에 따라 법이 정한 세금을 납부하는 조세 형평성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문성 교수는 조세 형평성 회복을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 정부가 집계하고 있는 자발적 종교인 과세자는 2만 4,000여 명이다. 실제 종교인 과세가 진행될 경우, 이들을 포함한 5만여 명이 과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교인 과세가 증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제 기획재정부도 증세 효과보다 근로지원금 등으로 급여가 적은 종교인에게 투입될 재정이 500억 원 정도 더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종교인 과세는 세수 증대에 목적이 있지 않다. 납세 형평성 회복에 더 중요한 의미를 두어야 한다."

종교계를 대표해 토론자로 참석한 박종언 목사는 오 교수 발언에 동의했지만 목회자 납세를 반대했다. 세금을 내면 종교인도 4대 보험 가입 등으로 사회 안전망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박 목사는, 목회자는 정부가 사회를 위해 사용하는 재정 도움을 받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했다.

"국민으로서 세금을 내는 것이 맞다. 개인적으로는 세무사의 도움을 받아 매달 갑근세를 내고 있다. 하지만 목회자는 하나님을 증거한다. 이 세상이 규정하는 영역과 다른 일을 한다. 종교인으로서는 세금을 낼 수 없다.

종교인은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는 사람이다. 일반인과 똑같이 살아서는 종교인이 메시지를 제대로 전할 수 없다. 청약하고, 높은 금리에 저축하고, 그러면 다르지 않은 삶이다. 탐욕에 물든 몇몇 목회자 이야기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신용주 세무사(세무법인 조이)도 박 목사의 주장을 거들었다. 신 세무사는 목회자의 사례비가 기타소득·근로소득·사업소득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과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근로소득이 되려면 고용 관계가 증명되어야 하는데, 목회자는 교회에 고용된 존재가 아니라고 말했다.

"목사는 근로를 제공하고 소득을 받지 않는다. 근로계약 관계라면 지배 복종 관계에서 인간이 인간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목회자는 설교를 준비할 때, 교인이나 당회 명령을 받지 않는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받은 말씀을 전한다. 목사는 인간의 명령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에 따른다는 의미다.

교인들은 하나님께 헌금한다. 교회는 헌금 중에 일부를 목회자에게 사례한다. 하지만 이 관계에서도 목사는 복종 관계에 있지 않다. 그러니 근로소득이 아니다. 일반적 근로소득자와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조세일보>가 주최한 '종교인 과세 제도 어떻게 봐야 하나' 토론회. 뉴스앤조이 유영

토론회에 참석한 학자들은 박 목사와 신 세무사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종교인이라고 밝힌 정영기 교수(홍익대학교 경영학)는 "하나님의 아들도 납세했다"며, 마태복음에서 예수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를 강조했다고 이야기했다. 세금을 내는 일은 종교적으로도, 종교인이 속한 대한민국 법으로도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개인 과세보다 소득을 제공하는 단체의 회계 투명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교인 과세라는 말로 본말이 전도된 것 같다. 개인에게 부여하는 종교인 과세에서 실제 본체인 종교 단체의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사안을 다시 살펴야 한다"고 했다.

"개신교 목회자들은, 과세하면 세무조사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세금을 낸 종교인을 대상으로 단 한 번도 세무조사를 진행한 사실이 없다. 세무조사는 그렇게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실제 목회자들이 세무조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세무조사라는 프레임으로 종교인 과세 문제를 가두려는 것이다. 세무조사, 세무사찰, 종교 탄압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

토론회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마쳤다. 종교인 과세로 인한 사회 갈등을 해결할 방안도 합의하지 못했다. 종교인 과세에 반대한 신 세무사는 세금보다 종교인의 개인 윤리 실천을 주문했다. 그는 "종교인이 세금을 낼 재정을 가난한 사람을 위해 자발적으로 십일조로 드리면 영적 부흥까지 온다"고 했다.

학자들은, 재정을 불투명하게 운영할 권리가 있는 곳은 없다며 투명 사회를 이루기 위해 종교인들이 과세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홍기용 교수(인천대학교 경영학)는 "종교인과 종교 단체가 법이 정한 원칙에 따라 세금을 납부해 대한민국이 투명한 사회로 가도록 행동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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