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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안수 결의까지 10년 논의"
[인터뷰] 네덜란드개혁교회 아르얀 흐라스하위스 장로
  • 박요셉 기자 (josef@newsnjoy.or.kr)
  • 승인 2017.09.20 11:19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네덜란드개혁교회(RCN·Reformed Churches in the Netherlands)는 올해 6월 총회에서 목사·장로·집사의 여성 안수를 허용하기로 결의했다. 이 결의는 평소 RCN과 자매 관계를 맺고 있는 세계 교회에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국제개혁교회협의회(ICRC·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f the Reformed Churches)는 RCN의 회원 자격을 중지했고,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김상석 총회장)은 고려신학대학원 유해무 교수(교의학)를 네덜란드에 파견해 반대 입장을 전했다. 한 외국 교단은 RCN과 자매 관계를 끊겠다고 통보했다.

예장고신 67회 총회 9월 19일 첫째 날, RCN은 축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아르얀 흐라스하위스(Arjan Grashuis) 장로를 파견했다. 그는 RCN 국외협력위원회 위원이다. 흐라스하위스 장로는 축사를 전하면서, 여성 안수 결의로 RCN과 예장고신의 관계가 약화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뉴스앤조이>는 세계적으로도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한 RCN이 여성 안수를 결정하게 된 과정을 듣기 위해 흐라스하위스 장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네덜란드개혁교회(RCN) 아르얀 흐라스하위스 장로는 교회가 여성 안수를 놓고 10년간 논의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 RCN에서 여성 안수 논의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궁금하다.

여성 안수 논의는 오랜 기간 진행됐다. 2005년 총회에서 처음 여성 안수에 대한 신학적 논의가 시작됐고, 이후 몇몇 위원회가 여성 안수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2014년 열린 총회에서 한 위원회가 여성 안수를 인정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총회에 헌의했는데, 총회는 여러 논의 끝에 이를 부결했다.

그러나 총회는 여성 안수 연구를 더 심도 있게 진행하기 위한 새로운 위원회를 결성했다. 그 위원회는 올해 총회에서 여성 안수를 인정하자는 보고를 올렸고, 총회는 이 안건을 받아들였다. 공식적으로 10년 넘게 논의한 셈이다.

- RCN은 신학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여성 안수를 공식 인정하는 데 반발은 없었나.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대의원 중 3분의 1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몇몇 교회는 여성 안수 결정에 반발해 총회를 탈퇴했다. 어떤 이는 자유주의적 성서 해석이 여성 안수를 계기로 교회에 더 깊숙이 들어올 것을 우려했다. 여전히 총회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교회가 많다. 논의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논의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여성 안수를 인정하되 실질적인 적용은 다음 총회가 열리는 2020년에 시작하자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그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결국 여성 안수를 바로 시행하되, 안수는 각 지역 교회가 결정하기로 결의했다.

이제 각 지역 교회가 이 문제를 놓고 심도 있는 대화를 진행할 것이다. 교회별로 다른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어떤 교회는 총회 결정에 따라 바로 여성 안수를 시행할 것이고, 또 어떤 교회는 더 세밀한 논의 과정을 거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계속해서 대화하고 서로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다.

- 방금 전 축사에서, 교류하던 세계 교회 중 하나가 관계를 끊었다고 언급했다. 예장고신과도 이 문제로 관계가 끊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발언했는데.

여성 안수 논의 과정에서 우리와 교류하는 국외 교단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예장고신을 비롯해 아프리카·호주 등에서 신학자를 초청해 여성 안수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여성 안수 문제가 네덜란드 교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개혁교회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 안수를 결정한 후 해외 한 작은 교단이 우리와 관계를 정리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ICRC도 RCN 회원 자격을 중지했다. 회원 자격이 박탈된 건 아니지만 투표권이 없는 상태다. 반면, 인도 교회는 우리 결정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예장고신은 유해무 교수를 네덜란드에 파견해 반대 의견을 전해 줬다.

예장고신은 RCN이 올해 6월 총회에서 여성 안수를 허용했다는 소식을 듣고 유해무 교수를 파견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 개인적으로 여성 안수를 어떻게 보는가.

아직 유보적인 입장이다. 여성 안수에 대해 성서적 근거가 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기존 제도가 성경적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교회에서 여성 역할이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할에 있어서는 남녀 구분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총회 결정과는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외국 자매 교단을 설득하기 위해 총회를 방문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총회 결정에 모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장로로서 총회 결정을 존중한다. 예장고신 총회에 방문한 건 단순히 RCN 결정을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 안에 있는 다양한 논의를 소개하는 목적도 있다.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다.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ICRC도 여성 안수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국제적인 논의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일본은 이미 연구를 마치고 여성 안수를 인정했고, 몇몇 다른 자매 교단도 현재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개별적으로 고민하는 것보다 다양한 사람이 함께 고민하는 게 더 좋다고 본다. 진보와 보수가 서로를 배우고 이해해야 한다.

- 한국교회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여성 안수는 중요한 이슈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수적인 관점을 지닌 신앙인에게는 조금 더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그분들에게는 바로 입장을 정리하라고 권하기에 앞서, 여성 안수가 교회에 미치는 영향을 긴 호흡을 가지고 살펴보길 권하고 싶다.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 상대방 의견에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그 배경을 알게 된다면, 우리가 왜 다른지 이해할 수 있다. 각각의 의견이 나름 성서적 바탕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와 자매라는 사실을 고백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여성 안수와 관련한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국에서도 더 많은 대화가 나눠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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