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총대 할당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남성 총대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여성 할당제로 양성 평등이 이루어지는 총회가 됩시다." 분홍색 바탕의 현수막 뒤로 정장을 입은 수많은 남성이 스쳐 지나갔다. 회무가 이뤄지는 예배당에도, 잠시 쉬어 가는 로비에도, 간식을 나눠 주는 마당에도 온통 '남성'뿐이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102회 총회가 열리는 9월 18일 온누리교회 양재 예배당 풍경이다.

예장통합은 1995년부터 '여성 안수'를 시행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여성 목사 2,000명, 여성 장로 900명을 세웠다. 그러나 총회에서 '여성'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예장통합 전체 총대 수는 1,500명이다. 이 중 여성 총대는 17명. 지난해보다 7명 줄었다.

예장통합 전국여교역자연합회와 전국여신학생연합회는 총대들에게 "노회마다 여성 총대를 1인 이상 의무화해 달라"고 외치며 유인물을 배포했다.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여교역자연합회 한 관계자는 "서명도 받고 있는데, 많은 분이 외면하고 있다.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통계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교회 내 여성 비율은 57%다. 남성보다 수가 많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당회와 총회에서 여성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여성위원회는 102회 총회에 각 노회당 여성 총대를 1명씩 의무적으로 파송해 달라고 청원했다. 그렇게 해도 67명밖에 되지 않는다. 

또 교단 7개 신대원 과목에 '양성평등' 과목을 개설하고, 현재 특별위원회로 있는 여성위원회를 상설위원회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했다.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안건은 수년째 부결되고 있다. 올해는 변화가 있을까. 선택은 절대다수를 차지한 남성 총대의 몫으로 남아 있다.

교회 여성은 총회에서 주로 식당 봉사나 청소를 한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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