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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 털보 과학자, 책과 인생을 말하다
[인터뷰] 서울시립과학관 이정모 관장 독서 여정
  • 강동석 기자 (kads2009@newsnjoy.or.kr)
  • 승인 2017.06.21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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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서울시립과학관의 털보 관장은 시종 유쾌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재직 당시, 방문객들의 큐레이터를 자처하는 관장으로 화제가 됐던 이정모 관장은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답게 특유의 친화력으로 질문에 답했다. 털털했고 솔직했으며, 거침없었다. 그는 tvN 과학자들의 시사 토크쇼 '밝히는 과학자들'에서 '과학 자판기'로 통한다. 책 70여 권을 감수하거나 번역했고, 십수 권의 과학 서적에 저자로 참여했다. 지구에서 38억 년 동안 생명이 적응·진화해 온 역사를 정리한 <공생 멸종 진화>(나무나무) 2번째 책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정모 관장은 4대째 예수를 믿는 개신교인이기도 하다. 모태신앙으로 어쩔 수 없이 교회를 다니던 그는 고등학교 화학 수업 시간에 '주기율표'의 완벽한 질서를 보고 외할머니가 말하던 하나님의 존재를 확신했다. 이 관장의 어머니는 담임목사가 무엇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집을 팔고 그 집에 전세로 살면서 차액을 헌금할 정도로 열성적인 신자였다. 그런 어머니와 함께 우연찮게 연동교회로 적을 옮기게 된 이후 교회에서 민주주의를 비롯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의 신앙과 삶은 연동교회에서의 경험에 빚지고 있다.

현재 <한국일보>, <뉴스토마토>, <중앙선데이> 등에서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이 관장의 글에는 박학다식함이 묻어난다. 그가 펼치는 담론은 과학, 역사, 문학, 철학을 가로지른다. 이는 철저히 그의 독서 편력에 뿌리내리고 있다. '과학책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 <판타스틱 과학 책장>(북바이북)에서 언급하는 과학 교양서만 80여 권이며, 공저서인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반비)과 <글쓰기의 힘>(북바이북), 5차례 연재한 <경향신문> '내 인생의 책' 코너에서도 인상 깊게 읽은 책에 대해 언급했다. 누구보다 그의 '독서 여정'을 듣고 싶었고,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됐다.

그러나 이정모 관장은 독서 여정을 인터뷰하러 온 기자에게 "책이 어떻게 인생의 전환점이 돼요?"라고 반문했다. 인터뷰는 당초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인터뷰가 끝나자, 그의 되물음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었다. 그의 삶 중심에는 책과 함께 만난 학교·교회 선배들이 있었다. 세세한 책 이야기보다 그가 책벌레가 된 경위와 586세대가 경험했던, 민주화에 동참한 1980년대 한국교회의 일면을 엿볼 수 있었다. 6월 9일 서울시립과학관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정리했다.

서울시립과학관 이정모 관장을 만났다. 뉴스앤조이 현선

- 독서 스타일이 궁금하다. 평소 어떻게 책을 읽나.

여러 책을 한꺼번에 본다. 새로운 일이 계속 주어지기 때문이다. 칼럼을 많이 쓰는데, 글을 쓰려면 참고할 책이 항상 필요하다. 읽을 만한 문학책도 계속 눈에 띈다. 아무래도 직업상 과학책을 많이 읽게 되다 보니 의도적으로 다른 분야 책을 찾아 읽으려 한다.

문학책 말고 대부분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안 읽는다. 어느 날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다.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운 내용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 진화 관련 서적을 비롯한 과학 서적은 여태까지 읽어 온 책들이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목차 보고, 머리말 보고 색인에서 필요한 내용만 체크하는 식으로 읽게 되더라.

최근에는 만화를 많이 사서 보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모범생으로 자라서 만화를 못 읽었다.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만화를 읽은 기억이 거의 없다.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선생님의 가방>(세미콜론) 등 일반 만화도 좋아하고, <트윈 스피카>·<토성 맨션>(세미콜론) 등 학풍이 묻어나는 과학 만화도 좋아한다. 나름 깊이도 있다.

<토성 맨션> 같은 SF 만화책은 과학적이고 메시지도 아주 분명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옛날에는 떳떳하게 읽지 못했다. 요즘에는 얼굴이 두꺼워져서 전철에서도 만화를 읽는다. 지금 가방에 한 권 또 있다. 만화를 꺼내면 처음에 사람들이 쳐다본다. 옛날에는 부끄러웠는데, 지금은 안 그렇다. '뭐, 네가 나보다 많이 읽었어?' 이러면서 그냥 읽는다.(웃음)

책은 빨리 읽는 편이다. 읽으면 항상 글로 남기려고 한다. 요즘 소셜미디어 좋지 않나. 거기에 짧게는 원고지 몇 매라도 남긴다. 칼럼도 많이 쓰니까, 칼럼 소재로도 쓰려고 노력한다. 어떻게든 제목이라도 넣으려 한다. 그것이 책을 쓰고 만든 사람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 독서 편력을 알고 싶다. 언제부터 독서에 빠져들었나.

어렸을 적 우리 집에 책이라고는 이희승의 <국어사전>과 민중서림에서 나온 13권짜리 백과사전밖에 없었다. 원래는 <국어사전>만 있었는데, 전과 사 달라는 내 요구를 못 이긴 아버지가 백과사전을 사 주셨다. 당시 학교가 집에서 60리(24km) 떨어져 있었다. 사실 10리만 가도 학교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공부는 대처(大處)에서 해야 한다"며 전라남도 여천에서 여수 시내까지 학교를 보냈다.

그런데 학교 숙제를 하려면 전과가 있어야 했다. 당시 국어 숙제는 본딧말과 반대말을 쓰고 그것을 풀이하는 식이었다. 정부(政府)의 뜻을 찾아야 했는데, 국어사전에는 다양한 뜻의 정부가 있었다. 내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버지가 숨겨 둔 또 다른 여자'라는 뜻의 정부(情婦)였다.(웃음) 베끼는 것은 싫고 내가 이해한 다음에 써서 갔는데, 선생에게 심하게 맞았다.

집에 가서 아버지에게 "전과 없어서 못살겠으니 전과를 내놓으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고민하다 광주에 가서 백과사전을 사 왔다. 그러면서 "백과사전과 국어사전이 있으니까 너는 대학원 졸업할 때까지 이것으로 공부할 수 있다"라고 말하셨다. 나와 나보다 두 살 어린 내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국어사전과 백과사전 읽는 일에 취미를 들였다. 읽으면서 서로 잘난 척을 하고는 했다.(웃음) 이것이 내 독서의 전부였다.

그러다 내가 중학교 1학년에서 2학년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 처음으로 삼중당문고와 만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서울로 유학 와서 서울 물 좀 먹은 시점이었다. 책 좀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시내 책방에 가서 보니까 삼중당문고가 가장 저렴했다. 거의 매주 책을 사러 갔다. 김동인의 <배따라기>, 김유정의 <동백꽃> 등 한국문학을 많이 읽었다. 재수 생활 끝날 때까지 삼중당문고를 계속 읽었다.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와 중학교 2~3학년 때쯤 5살 많은 이모에게 책 2권을 선물받았다. <꽃들에게 희망을>(시공주니어)이라는 노란 책과 <아낌없이 주는 나무>(시공주니어)였다. <꽃들에게 희망을>은 그림이 많고 글자는 작은 성인용 동화였다. 간결했지만 충격적이었다. 이전까지 나의 독서는 국어사전과 백과사전을 통해 정보를 얻는 일이었다.

이모 책상에서 제목을 볼 수 없게 쓰고 난 달력 종이를 씌워 놓은 책도 여러 권 읽었다. 그중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범우사),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여백)을 읽으면서 문학에 눈을 떴다. 문학이 얼마나 재미있고, 남녀의 사랑이 얼마나 짜릿한지 가르쳐 줬다.(웃음) 책은 봐야겠고, 삼중당문고가 싸니까 재미있는 줄도 모르면서 사서 읽었는데, <별들의 고향> 이후로 삼중당문고에 있는 외국 문학도 읽었다.

<삼십세>(문예출판사), <수레바퀴 아래서>(문학동네) 등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성인용 책이라, 나와 그다지 맞지 않았다. 그래도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매주 1권씩 읽었다. 만약에 이때 차분하게 지도를 받으면서 문학책을 읽었더라면 조금 더 문학 감수성이 생기지 않았을까. 그때는 그냥 할머니에게서 옛날이야기 듣듯이 문학책을 읽었다.

나는 종로5가 연동교회 도서관에서 재수 생활을 했다. 1980년대 수배당한 대학생들이 그곳에 숨어 살았다. 경찰도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감히 예배당에 들어오지는 못하던 시대였다. 30명쯤 들어갈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거의 다 수배당한 대학생이었고, 재수생과 고등학교 3학년 학생 몇 명이 있었다. 연동교회 도서관에서의 공부가 좋았던 것은 모르는 게 생기면 대학생 형·누나들에게 물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외가 금지된 시대였고 학원만 다녔는데, 공부하다 안 풀리면 설명해 주는 훌륭한 선생들이 있었으니까 도서관에 계속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분들이 갖고 있던 책을 읽게 됐다. <한국 경제의 전개 과정>(돌베개) 같은 책이었다. 박현채 선생이 쓴 농업에 관한 팸플릿 같은 인쇄물도 읽었다. 재밌더라. 어릴 때라 읽었다고 우쭐거리면서 책에 대한 내 생각을 말했다. 형·누나들은 이야기하는 내 모습이 귀여워서 다른 책을 내주고는 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책으로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평단문화사)이 있다. 독일 나치에 저항한 한스 숄, 조피 숄 남매의 이야기다. 1982년에 읽었는데, 1980년 광주가 떠오르더라. 나는 광주를 경험하지 못했지만 교회에서 수군수군거리면서 나누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을 통해 광주의 현실이 어땠을지 짐작하게 되면서 연동교회 도서관에 있는 형·누나들에 대한 존경심이 샘솟았다. 이분들이 한스 숄과 조피 숄 같은 사람이겠구나 싶은 것이다. 이후 자연스럽게 한국의 민중 관련 책을 읽었다. 대표적으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성과힘)이 있다.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형·누나들에게서 민중의 현실을 막연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다.

- 생화학과로 진학하게 된 에피소드가 있다고 들었다. 한 인터뷰에서 농업에 관련한 책을 읽은 것이 생화학과로 진학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더라.

연동교회 대학부 선배 중 '농민의 사람' 조성우가 있었다. 옛날에는 꽤 유명한 운동권의 거두였다. 그분 부인이 내가 고등학생 시절의 성경 선생님이었다. 보통 선생이라고 하면 예쁘고 활달하고 노래 잘하고 매력적인 분을 떠올리지 않나. 그런데 그 선생님은 까칠했다.

성경 공부하다가 중간에 쉴 때,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선생님이 "너희들 뭐하고 싶으냐"고 물어봤다. 몇 사람 지나서 내 차례가 됐는데, 나는 "화학과에 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화학 같은 것으로 우리나라를 바꿀 수 있겠냐. 나라를 바꾸려면 농대를 가야 한다. 농대에서 농업을 공부해서 우리나라를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분에 대한 존경심이 넘치던 때라 농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다 재수하게 됐는데, 높은 점수를 받았다. 화학에 관심이 많아서 서울대 화학과나 화학교육과에 가려고 생각했는데, 농대를 가기로 했으니까 농화학과로 진학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때 외할머니가 "그래도 우리 가문이 4대째 기독교 가문인데, 신학대는 아니더라도 예수님이 세운 학교에 가야 하지 않겠나"고 이야기했다. 연세대학교에 가라는 말이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연세대에는 농대가 없었다. 담임선생에게 가서 원서를 썼는데, 담임선생이 "같이 찾아보자" 하고서는 생화학과에 지원하면 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지원했다. 생화학(Biochemistry)에서 '생화'를 살 생(生) 꽃 화(花)로 보고 원예학과인 줄 알았던 것이다. 당시 생화학과는 아시아에 하나밖에 없었다.

그 당시 본 책들은 농업경제 관련 서적이었다. 이과니까 농업경제학은 못 하고, 그래서 생각했던 것이 농화학이었다. 고3, 재수생 입장에서 명문대생이나 명문대 출신 운동권에게 얼마나 영향을 많이 받았겠나. 부모님이나 다른 분보다 그분들에게 영향을 받았고, 조성우 선배는 내가 사모했던 선생님 남편이라서 더 영향력이 컸다.

- 입학 이후에는 어떤 책들을 읽었나.

생화학과가 어떤 과인지 모르고 입학했고, 농업에 꿈을 가지고 있었다. 재미있기는 했지만 생화학과는 농업과 상관없는 학과였다. 그런데 생화학과 학회에서 매주 두꺼운 사회과학 서적을 읽고 토론을 하더라. 나도 거기 참여하게 됐다. 돌아보면, 대학교 1학년 때 선배·동기들과 했던 음침한 토론이 나를 성장시켰다.

코모부치 마사이키의 <자본주의 경제의 구조와 발전>(풀빛)과, <전환시대의 논리>(창비)를 비롯한 리영희 선생 저서를 읽었다. 장 폴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이학사)을 포함해, 당시 전국 청년 대학생들은 누구나 다 읽었을 책을 읽었다. 읽을 때마다 작은 글씨로 A4 1장에 내용을 요약했다.

다양한 책을 읽다가 내린 결론은 '결국에는 경제구나'라는 것이었다. 그 전까지 정치가 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했다. 보니까 세상 모든 게 자본의 힘으로 흘러가더라. 정치도 자본에 따라 움직이는데, 정작 우리는 정치적인 투쟁에만 매몰돼 있었다. 공부 자체도 정치 공부만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경제학과 수업을 들었더니 내 생각과 다르더라. 나는 정치경제학을 기대했던 것이다.

정치사나 정치경제학을 듣고 싶었는데, 수학만 가르쳐 주더라. 문제는 경제학과 수학이 이과생이 보기에 아주 낮은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경제학과 수업은 관두고 철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철학과 수업을 들었다.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친구들끼리 했던 철학 세미나가 얼마나 표피적인 철학을 다뤘는지 알게 됐다. 그때 읽은 <철학 에세이>(동녘)가 당시 철학 공부하는 데 중요한 책이었다.

그때는 진지하게 공부하고 대학원도 철학과로 가고 싶었다. 그런데 당시 철학과가 대학원생 대부분을 철학과에서 뽑고, 다른 학과에서는 1명만 뽑더라. 그때 동기 중 철학과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가 나보다 항상 1점이라도 점수를 잘 받았다. 나에게는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길을 찾다가 신학과 수업을 듣게 됐다. 김찬국 교수 강의를 포함해 신학과 수업을 많이 들었다. 학습량이 아주 적어서 놀랬던 기억이 있다. 생화학과에서는 1주일 분량을 가지고 1달쯤 공부하더라. '이렇게 나이브한 학과가 있나' 싶었다.

김찬국 교수가 영어책이나 문고판책 4권을 주고 읽으라고 숙제를 내주면, 대개 학생들은 반 권 정도 읽고 야부리로 리포트를 쓰더라.(웃음) '이 친구들과 경쟁하면 나는 성공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김찬국 교수도 매력적인 분이었고. 그래서 대학원을 신학과로 가려 했는데, 원서를 쓸 때 미쳤는지 '신학과'가 아닌 '생화학과'를 썼다. 순간 '하루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이 인생인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학도 배워 보니 '사이언스(science·학문)'인데, '모든 것을 사이언스로 받아들이면 나는 어디 매달려야 할까. 신앙만은 학문이 아닌 막연한 요소로 남겨 놓아야 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나는 성급해서 뭐든지 5초 안에 결정해 버린다. 유학 갈 때도, 귀국할 때도 그랬다. 원서를 쓰고 나서부터 생화학 공부를 본격적으로 했지만 떨어졌고, 한 학기가 지나서 대학원에 합격할 수 있었다.

연동교회 대학부 시절에도 좋은 선배들이 있었다. 당시 교회에서 독서 클럽을 타이트하게 운영했다. 슈퇴리히의 <세계철학사>(자음과모음)로 공부한다든지,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분도출판사) 등 가톨릭 계열에서 나온 책도 읽었다. 이 책은 정말 달달 외웠던 것 같다. 서남동 교수, 김진균 교수, 오인탁 교수가 우리를 지도했다. 주로 독일에서 공부한 사람들이었다. 진지하게 공부했다. 절대 안 놀았기 때문에 대학부 회원이 20명을 넘지 못했다. 재미있게 노래도 부르고 연애도 해야 하는데, 맨날 책만 읽었으니까.(웃음)

당시의 연동교회에 고맙게 생각한다. 그 전에 다녔던 교회들과 달리 지적인 분위기에서 예배할 수 있었다. 교회에서는 야학도 운영했는데, 나도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해 유학 갔다 와서까지 9년 반을 야학에서 가르쳤다. 거기서 매일 민중을 만났다. 어릴 때 나에게 성경 공부를 가르쳤던 분이 같은 야학 선생이었다. 이전까지 나를 "정모야, 정모야"라고 부르다가 갑자기 나를 "이정모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동료로 대해 주셨다. 민주주의도 연동교회 야학에서 배웠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교인들은 대학부 형·누나들을 죄다 신앙인이 아니라는 식으로 매도했다. 1983~1984년 세상이 자유로워지자 선배들은 다 연동교회를 떠나더라. 뒤늦게 알고 보니, 기계공학을 전공했든 다른 것을 전공했든 거의 다 다른 곳에서 목사로 일하고 있더라. 한마디로 신앙인이었던 것이다. 진보적인 담임목사가 있었지만 분위기는 보수적이었던 교회에서 그분들은 신앙인이 아니라고 매도당한 것이다. 모여서 성경 공부하지 않고 철학과 경제학만 공부하고 있었으니까 신앙인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 신앙 서적이나 신학 서적도 읽지 않았을까 싶다.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면.

김진홍 목사 책을 많이 읽었다. 뚝방촌 사람들 이야기를 다룬 책을 아주 좋아했는데, 김진홍 목사가 완전히 변한 뒤부터는 '아, 내가 뭐 읽은 건가' 싶더라. 그런 책이 많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앙 서적은 딱 그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손양원 목사의 일생을 담은 <사랑의 원자탄>(성광문화사)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었다. 안병무 선생 책이나 칼 바르트에 관한 책도 많이 읽었는데, 내용이 기억이 안 난다. 대개 그러더라. 하이데거도 읽는다고 몇 년을 투자했고 좋아했는데, 지금은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다윈 관련 서적이 정리된 서가. 가족사진이 눈에 띈다. 뉴스앤조이 현선

- 독일이 통일됐다는 소식을 군대에서 라디오로 듣고, 한국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유학을 결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학 생활을 하던 때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고 하던데, 위로가 됐던 책은 없었나.

위로받을 틈도 없었다.(웃음) 독일에서는 오히려 교회의 따뜻한 분위기에 위로를 많이 받았다. 독일에 살았을 때만큼 교회가 위로가 됐던 적이 있었나 싶다. 금요 철야 기도회도 꼬박꼬박 나갔다. 주일학교 설교도 맡았다.

- <글쓰기의 힘>에서, 당시 읽었던 <항상 가슴 떨리는 처음입니다>(사회평론)를 인생의 책이라고 꼽았던데.

<항상 가슴 떨리는 처음입니다>는 전태일문학상 당선작이다. 하종강 선생을 비롯해서 3~4명의 글이 실려 있다. 거기 있는 하종강 선생 글은 수필도 아니고 체험담이다. 하종강 선생이 노동 상담소를 운영했는데, 노동자들과 상담하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쓴 것이다. 책은 사회평론 출판사에서 나왔다. 그 출판사에 있던 친구가 보내 줬다. 돈 없는 유학 생활 중에 그쪽 월간지를 구독했는데, 고맙다고 책을 보내 준 것이다. 읽는데 가슴이 철렁하더라.

유학 온 뒤부터 완전히 운동권과 떨어져 지내지 않았나. 나밖에 모르고 살았는데, 책을 읽고 내가 첫 마음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독일에 살면서 과학적인 활동을 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와 민중에게서 내 생각을 떨어뜨려 놓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은 꽃아 놓는 것이 아니라 책상 위에 올려 놓는 책으로 삼자고 생각했다. 틈틈이, 심심하면 읽자고 다짐했고, 때마다 펼쳐서 읽었다.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하종강 선생이 어떤 노동자를 상담하는데 맨날 밥도 못 먹고 오는 것이다. 그래서 때마다 짜장면을 사 줬다. 매번 그렇게 되니 얻어먹기 미안했던지, 이 사람이 "오늘은 내가 짜장면 사겠다"라고 했다. 그러니까 하종강 선생이 "나는 간짜장" 그랬다. 그런데 이 사람은 "죽어도 안 된다, 그냥 짜장면 먹어라"라고 말하는 것이다. 짜장면 두 그릇값을 준비해 왔는데, 간짜장을 먹는다니까 당황한 것이다.

아주 웃긴 장면인데, 읽으면서 펑펑 울었다. 노동문제가 어떤지를 떠나서 하종강 선생 본인을 도와줬던 사람, 본인이 돌보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시추에이션을 보여 준다. 한편으로 유쾌하다고 느꼈고 한편으로는 한국 사회가 답답했던 것이다.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 그것 외에 유학 시절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면.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동서문화사)이 있다. 유학 가서 어느 날 이야기를 나누는데, <종의 기원>이 화제였다. 교수가 "너는 <종의 기원>을 어떻게 읽었느냐"고 물었다. 내가 "안 읽었는데요"라고 답하니까 너무 어이없어했다. "네가 전공이 생화학인데, 생태·유기화학을 다루는데, 어떻게 <종의 기원>을 안 읽을 수가 있느냐. 1주일간 실험실 안 나와도 되니까 <종의 기원> 읽고 와라"고 말하는 것이다.(웃음)

사실 대학생과 대학원생 때, 2번이나 <종의 기원>을 읽으려 시도했으나 다 실패했다. 그랬는데, 독일에서 독일어로 <종의 기원>을 읽으려니까 얼마나 힘들었겠나. 모르는 단어가 나와서 찾아보면 '비둘기', 또 찾아보면 '비둘기'… 비둘기를 뜻하는 단어만 40개 나온다. 한국에서 미역, 다시마, 모자, 반, 톳을 다 구분하지 않나. 서양 사람들은 다 '해초'로 본다. 그렇게, 한국어로는 다 비둘기인데, 우리가 해초를 구분하듯이 비둘기를 구분하는 것이다. 그때도 못 읽었다. '찰스 다윈이 글을 잘 못 쓰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찰스 다윈 자서전 <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 왔다>(갈라파고스)와, <비글호 항해기>(리잼)는 문학적이고 좋더라. 보니까 <종의 기원>을 쓸 때 '비둘기' 품종을 40가지로 나눠서 이야기한 것도 자연선택을 자연스럽게 설명하기 위한 전략이었더라. 2007년에야 다 읽을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어릴 적부터 과학책을 거의 못 읽었다. 당시에는 책이 없었는데 어떻게 읽나. 어렸을 적 열심히 읽은 과학책은 교과서밖에 없다. 유학 가기 전까지도 한국에서는 과학책을 거의 읽지도 못했다. 유학 가서 4년쯤 지났을 때였나. 독일 서점에 가니, 전공 서적 말고 다양한 과학 교양서가 쌓여 있더라. 비전공자가 얼마든지 읽을 수 있는 책들이었다. 거기 빠져들었다. 그전에는 대개 문학책을 읽었다. 문학책 읽다가 과학책 읽으니까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리더라.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어려운 과학 이야기를 세상 사람들에게 쉽게 알려 주는 일이었지. 이 길로 가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과학 서적 중에서는 <경향신문> '내 인생의 책' 코너에서 언급했던 책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숲에서 우주를 보다>(에이도스)<사라진 스푼>(해나무)<개미제국의 발견>(사이언스북스)<과학콘서트>(어크로스)]. 그중 비교적 최근에 읽은 <숲에서 우주를 보다>를 아주 강력하게 권한다. 생태학자가 숲에 가서 딱 3평방미터를 자신의 숲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 3평방미터를 관찰한다. 1년 동안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면서 일기를 쓰는 것이다. 3평방미터 숲이 그 사람만의 '만다라', 우주인 셈이다.

<숲에서 우주를 보다>를 읽으면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우주 하나씩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떤 사람은 망원경으로 우주를 찾고, 어떤 사람은 현미경으로 우주와 만난다. 보통 사람들은 어디서 우주를 찾을까. 내 아내는 성서에서 찾는다고 하더라. 나는 차라리 자신만의 자연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황무지를 가더라도 3평방미터 안에서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난다. 1주일에 1번씩 살펴봐도 그렇다. 이 우주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느낄 수밖에 없다.

이 생태계의 무수한 종 중에 인간은 1개의 종이며 아주 큰 동물이다. 영장이고 다 부술 수 있는 존재인데, 이 책은 많은 생물이 생태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자기 눈으로 확인하면서 내가 이들과 어떻게 같이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게 한다.

그리고 과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를 꼽을 것이다. <코스모스>는 우주생물학의 기초가 된 책이다. 생명이 단순히 이 지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주제를 다룬 책은 많지만 <코스모스>는 쉽게 읽힌다. 방송이 기초가 됐던 책이었으니까. <코스모스>는 좀 더 큰 스케일에서 과학의 눈으로 우주를 보여 준다. 내 시야도 엄청 넓혀 줬다. 옛날 책이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전혀 다른 시각을 가져다줄 수 있다. 하나님에 대한 시각도 마찬가지다. 우리 틀에 하나님을 가두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창조주 하나님은 크신 분이다. 좀 더 자유롭게 신앙생활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진화에 대해 깊이 탐구하게 된 것도 <코스모스>를 읽었기 때문이다. 물론 오래된 책이라 틀린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대개 보편적인 책은 보편적인 이유가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책에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

- 과학자지만 기독교인으로서 성서를 읽어 오지 않았나. 당신에게 성서는 어떤 책인가.

내가 연동교회에 다닐 당시 김형태 목사의 설교 본문은 항상 짧았다. 대개 구약성경 1절, 신약성경 1절을 읽고 오늘날을 이야기했다. 성서를 통해 현시대 삶을 말한 것이다.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아, 성서가 옛날이야기인 줄 알았더니 오늘의 이야기였네'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교회는 신앙인으로서 오늘을 어떻게 고민해야 하는지 나눌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 유학 생활 당시, 교회에서 가장 많이 위로받았다고 고백했다. 한국교회가 위로를 주는 교회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장로·권사·집사들이 가짜 뉴스를 카카오톡으로 퍼 나르면서 험한 말을 하는 것을 봤다. 이 사람들이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인가 싶었다. 차라리 한국교회가 다 같이 20년만 문 닫았으면 좋겠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하는데, 여태까지 교회가 좋은 문화를 형성하는 데 성공한 예가 없다. 유학을 갔다 오고 난 뒤 한국교회는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교회가 갑자기 이벤트 단체가 됐다. 1년 내내 행사가 있다. 텔레비전 쇼 보는 것 같았다.

교회의 관심 대상도 많이 바뀌었다. 제일 충격받은 것은 예전 다니던 교회에서 전쟁 때도 교회를 지켰던 사찰집사가 갑자기 용역 회사 직원이 됐다는 점이다. 교회에서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용역으로 바꾸자고 한 것이다. 고용 승계는 해 주겠다고 했는데, 용역으로 터무니없는 액수를 받게 됐다. 그분은 그래도 교회를 끝까지 지켰다. 더욱이 이분은 교회에서 가장 오래 있었던 신자였다. 은퇴할 때까지만 기다려 줘도 되잖나. 교회에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언제부터 이렇게 됐나.

그리고 요즘 부목사들은 다른 업무하느라 바빠서 책 읽을 틈이 전혀 없더라. 운전만 해도 그렇다. 목사가 운전하든지, 성도가 자원봉사로 차를 몬다. 거의 매일 새벽부터 봉고차·버스를 운영하면 그 일은 상시적인 일이지 않나. 운전기사를 고용해야 하는 게 옳다고 본다. 옛날 연동교회도 그렇게 했다.

'위로'라고 말했는데, 사실 설교할 때 목사가 나를 위로하기 위해 어떤 말씀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위로받을 사람이 많이 있다. 그 시대 가장 힘든 누군가가 있을 것 아닌가. 이를테면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 가장 괴로운 사람이 누구인가. 세월호 가족이다. 그렇다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세월호 가족인 것처럼 설교하고 위로해야 하지 않겠나. 그게 쌓이다 보면, 다른 사람도 위로받게 되는 것이다.

- 한국교회에서 '과학'이라고 하면 '창조과학'이 큰 이슈다. 진화가 무조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그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 있다면.

우종학 교수의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IVP)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을 강의하든 창조론과 진화론 이야기는 꼭 나온다. 대답하기 귀찮아서 이 책을 준다. 이 책을 읽고도 변화가 없다거나 생각 정리가 안 되면 대책이 없다. 처음에는 아주 진지하게 설명했다. 그런데 이미 마음 바꿀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라 대화가 안 된다. 창조과학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나라는 한국과 미국밖에 없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진화론 이야기를 하면 창조과학을 언급하면서 뭐라고 하는 청년이 있었다. 아쉬운 것은 창조과학 서적조차 읽지 않고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좋다. 이야기하자. 적어도 창조과학 서적이라도 읽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책을 추천해 줘도 안 읽는다. 그런데 요즘 20·30대는 독서할 여유조차 없어서 무슨 얘기를 해도 관심이 없다. "나는 창조론이야" 하면서 불끈하지도 않는다. 나는 진화론 강의도 많이 하는데, 질의하면서 따지는 사람은 40대 이상이다.

창조과학이 얼마나 더 갈 수 있을까. 새로운 학자가 등장해서 이론을 보강해야 하는데, 최근 창조과학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많이 줄어드는 것 같더라. 차분히 설명하면 깨지는 내용이 많다. 이제는 신앙 차원에만 남아 있는 것 같다. 창조과학은 내 관심 대상이 아니다. 우종학 교수의 맹활약도 있다 보니까. 나는 교회에서 1번 강의하고 나서 안 한다. 주로 도서관에서 '과학과 종교의 대화'라는 테마로 강의한다. 교회에서 강의했을 때 싸늘했다.(웃음) 교회에 다니는 분들이 얼마나 냉정하고 욕을 잘하는지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관장실에는 고생물과 관련한 소품이 많았다. 뉴스앤조이 현선

- 서울시립과학관을 개관하기까지 1년 정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공간을 어떻게 꾸몄는가.

한국의 대부분 과학관은 초등학생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보는 과학관'이다. 이곳은 청소년에게 초점을 맞춘다. '하는 과학관'이다. 직접 해야 하니까 지루하다. 많은 사람이 과학은 어렵지 않다고, 신나고 재미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과학은 사실 과학자에게도 어렵다. "선생님은 얼마나 과학을 좋아했기에 과학자가 됐어요?"라고 묻는데, 과학자가 꼭 과학과 수학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과학과 수학을 제일 잘했을 뿐이다. 나는 음악과 스포츠를 더 좋아했다. 보통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게 되지 않나.

그러니 보통 사람에게 과학이 쉽고 재밌을 리가 없지 않나. 어려운 것은 어렵다고 인정을 하자는 것이다. 과학의 대중화도 필요하지만 대중의 과학화도 필요하다. 과학은 우리 삶을 바꿔 주는 핵심적인 것이다. 과학자는 계속 실패하다가 어쩌다 성공했을 때, 그 성공한 데이터로 우리 삶을 바꾸는 기술을 만든다. 과학자의 삶은 실패의 연속이다. 가설을 세울 때 실패하고, 가설에 따라 관측하고 실험할 때 실패하고, 실험 데이터를 분석할 때 실패한다. 실패하는 법을 배우면서 과학에 친숙해지고, 과학적인 지식을 얻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너무 쉽게 파괴한다.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는 작업을 통해 다른 이가 만들어 놓은 작은 것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경외감을 느낄 필요가 있다. 정육면체 하나 만드는 일도 쉽지 않다. 서울시립과학관이 직접 과학적인 경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이 기회가 사람들에게 합당하게 느껴졌으면 좋겠고, 이곳처럼 작은 과학관이 서울에 5개만 생겼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는 데 모범이 되는 곳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관장으로서의 꿈이다.

노원구에 있는 서울시립과학관 건물 전경. 5월 19일 개관했다. 뉴스앤조이 현선

※ 인터뷰에 나온 도서 목록

이정모 관장이 쓴 책

1. <공생 멸종 진화> / 이정모 지음 / 나무나무 펴냄
2. <달력과 권력> / 이정모 지음 / 부키 펴냄
3. <과학자와 떠나는 마다가스카르 여행> / 이정모 지음 / 찰리북 펴냄
4. <바이블 사이언스> / 이정모 지음 / 휘슬러 펴냄
5. <과학하고 앉아 있네> / 이정모 외 지음 / 동아시아 펴냄
6. <판타스틱 과학 책장> / 이정모 외 지음 / 북바이북 펴냄
7.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 이정모 외 지음 / 반비 펴냄
8. <글쓰기의 힘> / 이정모 외 지음 / 북바이북 펴냄
외 다수

이정모 관장이 언급한 책

1.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 아오노 슌주 지음 / 송치인 옮김 / 세미콜론 펴냄
2. <선생님의 가방> / 다나구치 지로 지음 / 오주원 옮김 / 세미콜론 펴냄
3. <트윈 스피카> / 야기누마 고 지음 / 김동욱 옮김 / 세미콜론 펴냄
4. <토성 맨션> / 이와오카 히사에 지음 / 송치민 옮김 / 세미콜론 펴냄
5. <국어대사전> / 이희승 지음 / 민중서림 펴냄
6. <꽃들에게 희망을> / 트리나 폴러스 지음 /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펴냄
7. <아낌없이 주는 나무> / 쉘 실버스타인 지음 / 이재명 옮김 / 시공주니어 펴냄
8. <채털리 부인의 사랑> /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 오영진 옮김 / 범우사 펴냄
9. <별들의 고향> / 최인호 지음 / 여백 펴냄
10. <삼십세> / 잉게보르크 바흐만 지음 /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펴냄
11.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지음 / 한미희 옮김 / 문학동네 펴냄
12. <한국 경제의 전개 과정> / 김병태 지음 / 돌베개 펴냄
13.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 잉게 숄 지음 / 송용구 옮김 / 평단문화사 펴냄
14.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지음 / 이성과힘 펴냄
15. <자본주의 경제의 구조와 발전> / 코모부치 마사아키 지음 / 신성호 옮김 / 풀빛 펴냄
16. <전환시대의 논리> / 리영희 지음 / 창비 펴냄
17. <지식인을 위한 변명> / 장 폴 사르트르 지음 / 박정태 옮김 / 이학사 펴냄
18. <철학 에세이> / 조성오 지음 / 동녘 펴냄
19. <세계철학사> / 한스 요아힘 슈퇴리히 지음 / 박민수 옮김 / 자음과모음 펴냄
20.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 / 서인석 지음 / 분도출판사 펴냄
21. <사랑의 원자탄> / 안용준 지음 / 성광문화사 펴냄
22. <항상 가슴 떨리는 처음입니다> / 하종강 외 지음 / 사회평론 펴냄
23. <종의 기원> / 찰스 다윈 지음 / 송철용 옮김 / 동서문화사 펴냄
24. <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 왔다> / 찰스 다윈 지음 / 이한중 옮김 / 갈라파고스 펴냄
25.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 / 찰스 다윈 지음 / 장순근 옮김 / 리잼 펴냄
26. <숲에서 우주를 보다> /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지음 / 노승영 옮김 / 에이도스 펴냄
27. <사라진 스푼> / 샘 킨 지음 / 이충호 옮김 / 해나무 펴냄
28. <개미제국의 발견> / 최재천 지음 / 사이언스북스 펴냄
29. <과학콘서트> /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펴냄
30. <코스모스> / 칼 세이건 지음 /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펴냄
31.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 / 우종학 지음 / IVP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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