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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생존 학생 "저희만 살아남아 죄송합니다"
참사 1,000일 추모 집회, 진상 규명 및 온전한 인양 촉구…국민조사위원회 출범
  • 박요셉 기자 (josef@newsnjoy.or.kr)
  • 승인 2017.01.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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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2017년에도 세월호 가족들은 혼자가 아니다. 1월 7일 광화문광장에는 60만 시민(주최 측 추산)이 모여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 규명과 온전한 인양을 외쳤다. 이날은 참사가 발생한 지 998일째 되는 날이었다.

집회 주제는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기리는 것으로 집회는 시작됐다. 광장에 있던 수십만 시민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60만 시민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세월호 참사 1,000일 추모 집회에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올해로 스물한 살이 된 세월호 생존 학생 9명이 집회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생존 학생 대표 장애진 씨는 "시민 여러분 앞에서 온전히 저희 입장을 말하기까지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용기를 주시고 챙겨 주신 시민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우리는 모두 '구조'된 게 아니다. 스스로 탈출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많은 친구가 배 안에 있다, 구조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해경은 그냥 지나쳤다. 대통령이 제대로 보고받고 지시했다면, 가만히 있으라는 말 대신 당장 나오라고 말을 해 줬다면, 지금 같은 희생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3년이 지난 지금 많은 분들이 '지금쯤이면 무뎌지지 않았을까', '지금은 괜찮지 않을까' 하고 묻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친구들이 보고 싶어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밤을 새고, 받지 않을 걸 알면서도 괜히 전화도 해 본다. 꿈에 나와 달라고 기도하며 잠이 든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먼 곳에 있는 친구가 원망스럽다가도 그 물속에서 나만 살아 나온 게, 친구와 함께 있어 줄 수 없는 게 미안하고 속상할 때가 많다.

우리는 당사자지만 용기가 없어 비난받을 게 두려워 숨었다. 나중에 친구들을 만났을 때 '너희와 우리를 멀리 떨어뜨린 사람들을 책임지게 하고 죗값 치르게 하고 왔다'고 말하고 싶어 용기를 냈다."

장 씨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친구들을 향해 잊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는 너희들을 절대 잊지 않을게. 우리가 너희들을 만나는 날까지 너희도 우리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 열여덟. 그 모습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

또 생존 학생들은 유가족들에게 "저희만 살아남아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과 각 반 대표들은 무대에 올라 이들을 끌어안았다. 이들은 서로를 한참 껴안고 있었다. 무대 아래 있던 유가족들도, 시민들도 이 모습을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세월호 생존 학생 대표 장애진 씨는 3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친구들이 그립고 보고 싶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현선
세월호 유가족들이 생존 학생들을 껴안고 있다. 뉴스앤조이 현선
생존 학생의 말에, 집회에 참가한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울음을 찾지 못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전명선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이 박근혜 대통령 임기 중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2017년이야말로 이 나라 주인이 누구인지 (밝혀지고),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받는 올바른 민주주의가 조성되는 한 해가 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미수습자 가족 다윤 아빠 허흥환 씨는 선체 인양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아직 팽목항에는 가족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지금도 가족을 찾아 달라고 울부짖고 있다. 아직 세월호에는 9명의 사람이, 생명이 있다"고 했다. 허 씨는 미수습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외쳤다. "조은화, 허다윤, 박영인, 남현철, 양승진, 고창석, 권혁규, 권재근, 이영숙…. 이들을 기억해 달라. 마지막 한 명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그 약속을 지켜 달라"고 부탁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청운동주민센터까지 행진했다. 세월호 가족들이 선두에 섰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손에 들었다. 시민들은 세월호 진상 규명과 온전한 선체 인양을 외쳤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도 촛불 집회에 참석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집회가 끝나고 시민들은 청운동주민센터까지 행진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세월호 참사 후 1,000일을 앞두고 있다. 세월호 가족들 곁에는 시민들이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국민이 직접 밝힌다

이날 세월호 유족들은 4·16세월호참사국민조사위원회(국민조사위)를 출범했다. 국민조사위는 지난해 9월 강제해산된 세월호특조위 조사 자료를 정리하고, 2기 세월호특조위를 출범시킬 특별법 제정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국민조사위는 창립선언문에서 "정부가 조사위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굴하지 않고 진실 규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겠다"고 밝혔다.

박영대 국민조사위 상임연구원은 활동 계획을 소개하며 시민들에게 참여를 부탁했다. 박 연구원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은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된다. 아직 검토되지 않은 자료가 산더미 같고, 이미 검토된 자료도 다양한 각도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상 규명에 시간을 쏟을 용의가 있는 시민은 모두 국민조사위에 참여할 수 있다. 법학·언론학·조선공학·회계학·잠수학 등에 지식이 있는 분과,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도와줄 분 등 많은 이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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