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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보이지 않는 손 '사이비 종교'
최순실 사태에 등장하는 영생교, 통일교, 신천지…목표는 교주가 다스리는 '이단 왕국'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6.10.2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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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자고 일어나면 '최순실' 관련 새로운 소식이 쏟아져 나온다. 그중 한국 주요 '사이비 종교'들과 최순실 일가의 연관성을 제기하는 글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이 젊었을 때부터 최순실 일가에 의지해 온 점, 최순실 일가가 한국 정치를 주무른 점을 미루어 보면 대한민국이 사이비 종교에 영향받은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듯하다.

지금까지 나온 사이비 종교 이름들은 대략 '영생교', '통일교', '신천지' 등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세 종교가 기독교계를 표방하며 어떻게 소종파를 형성해 왔는지 살펴본다.

   
▲ 박근혜 대통령은 2007년 최태민을 둘러싼 의혹에 "저에게는 고마운 분"이라고 밝혔다. (사진 출처 청와대)

최태민이 세운 '근화'교회, 영생교 물주였던 '근화'실업

최태민은 사이비 종교 교주였다. 이미 여러 언론에서 밝힌 것처럼 최 씨는 '영생교'라는 신흥종교 교주였다. 1973년, 그는 불교·기독교·천도교를 혼합한 신흥 종교 '영생교'를 창립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태민은 자신을 목사가 아닌 '칙사'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1975년 최 씨는 권력에 접근하기 위해 정체불명의 총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후 대한예수교장로회 해동총회를 만들어 책임자가 됐다. 대한구국선교단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구국기도회를 열고 박정희 정부에 힘을 실어 주는 역할을 도맡았다. 이 단체는 구국봉사단·새마음갖기운동본부 등으로 단체 이름을 개명한 뒤 활동을 계속했다.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박근혜 대통령은 이 단체 명예총재·총재로 이름을 올렸다.

최태민이 만든 영생교와 1990년대 악명을 떨친 조희성의 '영생교승리제단'을 잇는 다리는 '근화(槿花)'라는 이름이다. <월간조선> 2007년 기사는 최태민이 어린이회관 부지에 근화원(槿花院)을 짓고 근화교회를 세웠다고 전한다. 여기에서 '근' 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근'(槿) 자와 같은 한자(무궁화 근)를 쓴다. 근화교회는 교인이 있는 기성 교회가 아니었다. 주로 어린이재단 직원들이 모여 예배했다.

영생교는 1989년 교회 건물 내에 근화실업이라는 봉제 공장을 세웠다. 조희성은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 임금을 착복하고 "자신을 믿고 헌금하면 사망에 이르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신도들에게 120억 원대에 이르는 헌금을 받았다고 1994년 <동아일보> 기사는 전한다.

1980년대 신흥종교로 악명을 떨친 영생교는 1990년대 들어 신도 납치 살인 문제가 드러나 교단 간부들이 유죄판결을 받고 구속되기에 이른다. 교주 조희성 역시 범인 도피를 돕다 2004년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중 사망했다.

최태민이 정치인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경선 후보로 나오면서부터다. 최 씨와 박 대통령이 어떤 관계인지를 놓고 의혹이 깊어졌다. <중앙일보>는 2007년 6월 14일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 후보와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때 박근혜 대통령은 최태민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분은 목사님으로, 나라가 어려울 적에 많이 도와줬다. 월남이 패망하고 우리나라도 어려운 상황일 때 구국 기도회 하면서 도와줬고 아버지마저 돌아가셔서 어렵고 힘들 때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도와주고 위로해 주셨다. 저에게는 고마운 분이다."

   
▲ 통일교는 문선명이 세운 신흥 종파다. 사진은 문선명이 반공 기도회를 인도하는 모습. (대한뉴스 영상 갈무리)

최순실 단독 인터뷰 <세계일보>는 통일교 계열 언론

수많은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최순실 씨가 직접 입을 연 창구로 택한 곳은 <세계일보>다. <세계일보>는 기독교인들에게는 이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계열 회사로 알려져 있다. 최순실 전 남편 정윤회 씨 국정 개입 문건을 단독 보도한 곳도 <세계일보>다.

재미 언론인 안치용 씨는 자신의 블로그 '시크릿오브코리아'에서 "최순실의 유럽 도주를 돕고 있는 사람은 <세계일보> 사장을 역임한 통일교 사 아무개 씨로, 최순실은 이 사람을 이탈리아 대사에 추천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 글만 보면 최순실과 통일교 사이에 커넥션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문선명의 통일교. 일반인은 개신교와 혼동할 수 있다. 쓰는 용어가 비슷하기 때문. 개신교 성경을 기준으로 조금씩 다른 교리를 가진 여러 교단의 집합체라면 통일교는 문선명이라는 창립자를 재림주요 구세주처럼 모시는 곳이다. 문선명을 '참아버지'로 그의 아내 한학자를 '참어머니'로 부른다. 통일교 신자들에게 이 부부는 '참부모님'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이단(사이비)피해대책조사연구위원회가 작성한 <2010 이단·사이비 연구 자료>를 보면 통일교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통일교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 기독교가 아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성경을 부인하기 때문이다. (중략) <원리 강론>을 성약 성경 즉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진 참성경이라고 주장한다."

이단 전문가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학교 교회사)는 <이단>(두란노)에서 "재림한 메시아인 문선명을 통해 한반도에 지상 천국이 건설된다는 것이 <원리 강론>의 주장이다. (중략) 문선명 자신의 재림주 선언과 <원리 강론> 내용을 종합해 보면 동방의 나라 한국에 나타난 재림주가 바로 문선명이라는 것이 논리적인 귀결이다"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때부터 시작된 '신천지'와 인연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총회장)을 두고 일반인들은 기독교계 또 다른 교단 정도로 생각할지 모르겠다. 신천지가 통일교처럼 기독교 언어를 사용하며 기독교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일반 교회와는 다른 신흥 종파, 이단이다.

   
▲ 신천지는 공공연히 이만희 총회장을 '보혜사'라 칭한다. 최순실 사건이 터진 뒤, 새누리당과 신천지가 서로 돕는 관계가 아니었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신천지는 기성 교회에 다니는 교인에게 접근한다. 비슷한 언어를 말하며 '성경의 비밀'을 가르쳐 주겠다는 말로 유혹한다. 부모와 자식이 등 돌리고 부부가 이혼 위기를 겪지만 신천지는 자신들의 길을 고집한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교회로 되돌리려는 움직임을 종교 자유 탄압, 강제 개종이라고 공개적으로 칭하며 자신들을 피해자로 표한다.

교계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신천지는 전략적으로 권력에 기댔다. 신천지와 새누리당의 인연은 2002년으로 거슬러 간다. <현대종교>는 2002년 2월호에서 신천지 교리를 가르치는 하늘사다리문화센터 대표 차한선이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캠프에서 일한 적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차한선은 친박계 대표 주자 서청원 의원(새누리당)에게 결혼식 주례를 맡기기도 했다.

신천지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직간접적으로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기독교대책공동본부장을 맡았던 이경재 전 의원이 신천지 행사에 참여해 축사한 사실이 밝혀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만희 총회장이 한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2008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만희 총회장에게 보낸 연하장이 공개됐다.

최순실 사건이 터진 뒤 신천지 과거 행적으로 미루어 새누리당과 연결 고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 특히 '새누리'라는 단어 뜻이 '신천지'와 중복되기 때문이다. 신천지는 10월 27일 이를 부인하는 공식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이들은 "'신천지'는 성경에 하나님이 임하는 곳으로 적시된 '새 하늘 새 땅'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치적이나 세상적인 의미와는 전혀 동떨어진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이비 교주는 '소시오패스'"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정동섭 총재는 사이비 종교는 대부분 비슷한 교리적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정부에서 인정하는 주류 종교와 다르게 예언하고 점을 치거나 겁을 주는 방식으로 돈을 바치게 하고 이를 빌미로 가정을 파괴하고 무너뜨리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했다.

또 사이비 종교 교주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정신 상태도 지적했다. 상담심리학을 전공한 정 총재는 이들의 심리 상태를 이렇게 표현했다.

"교주들은 자신이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는 과대망상 증세가 있다. 세력이 큰 교주들도 다 마찬가지다. 과대망상과 함께 피해망상 증세도 보인다. 보통 정부, 언론, 정통 기독교에서 자기를 죽이려고 해를 끼치려고 한다는 피해망상에 항상 시달린다. 비밀리에 활동하는 이유다.

일부 교주들은 자신들을 '천국의 스파이'라고 표현했다. 천국의 계시를 받은 스파이기 때문에 정체를 드러내면 안 된다. 그래서 비밀스럽게 활동한다. 뒤에서 스파이처럼 활동을 하다가 정체가 드러나면 흔히 얘기하는 반사회성성격장애(소시오패스)·자기애성성격장애를 동시에 보이면서,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한다."

정동섭 총재는 이번 최순실 사건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이 그런 사이비 교주의 영성에 영향을 받았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탁지일 교수는 한국에서 발흥하는 이단의 경우, 최근 다음과 같은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과거 이단들의 일반적인 이미지는 가정을 파괴하거나,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했던 부정적인 모습이었지만, 최근 이단들은 오히려 가정의 가치를 옹호하거나, 친사회적인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변함없는 목표는 자신들의 교주가 다스리는 이단 왕국을 세우는 것이다." (<이단> 130쪽)

※ 기사 정정: "최태민이 천부교에 몸담았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므로 기사를 정정합니다. 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2016년 11월 3일 16시 50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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