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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독교서회 주석 저자 4명 "책 문제 생긴 것 유감"
사과 대신 유감…이성하 목사 "표절 언급 없으면 인정하기 어렵다"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6.01.14 19:49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표절 논란이 일고 있는 대한기독교서회의 100주년 성서 주석 시리즈의 저자 4명이 공동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성서 주석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는 데 유감을 표하며 독자들의 이해를 구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성명서를 발표한 교수는 왕대일(감신대)⋅천사무엘(한남대)⋅이희학(목원대)⋅김경진(백석대) 등 4명이다. 이들은 "대한기독교서회가 각주와 본문 주는 가급적 피하라는 편집 지침을 줬다"고 해명했다. 주석 시리즈 표절 논란은 지침 때문에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각주를 빼라는 내용이 담긴 편집 지침을 함께 공개했다.

   
▲ 저자들이 공개한 대한기독교서회 편집 지침. 저자들은 이것을 근거로 집필해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저자들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는 표절 논란에 대한 사과와는 다른 말로 해석된다. 당시 관행과 출판사 지침에 따라 저술 활동을 했고, 현재 책에 대한 논쟁이 있으니 독자들에게 일련의 입장을 내놓자는 차원에서 나온 표현으로 보인다. 이들은 "다양한 처지에 있는 교수들이 함께 입장을 내다 보니 표현의 수위가 많이 조절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성명서에는 후속 조치에 대한 언급이 없다. <뉴스앤조이> 기자는 교수들에게 절판 및 개정판 발행에 대해 물었다. 왕대일 교수는 "문제가 있는 부분을 개정해 새로 낼 계획이다. 절판⋅개정판 문제를 출판사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천사무엘 교수는 "독자와 저자, 출판사 모두 상처받지 않아야 한다. 독자들이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 수정⋅보완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한기독교서회 측에서 전 권에 대한 개정 의사가 없어 개정을 원하는 저자들은 출판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천 교수도 이 문제를 출판사와 협의해 풀겠다고 밝혔다.

'신학 서적 표절 반대'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쪽에서는 성명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이성하 목사(원주가현침례교회)는 "사과문에 표절이라는 단어와 절판을 약속하는 언급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왕대일 교수는 "성명서를 다시 내기는 쉽지 않다"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대한기독교서회 창립 100주년기념 성서 주석 집필에 대한 우리의 입장

본 주석을 집필한 우리는 그 집필 방식에 대한 최근 논란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견해를 밝힙니다.

1. 본 주석은 한국 기독교의 대표적 연합 기관인 대한기독교서회의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한국교회의 성서 주석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1988년에 목회자와 신학생, 평신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기획되었고, 총 50명의 학자들이 출판위원회가 제정한 집필 지침서에 따라 저술하여 1990년대 초반부터 20여 년에 걸쳐 출간되었습니다. 본 주석의 출판위원 모두와 집필자 상당수는 이미 은퇴하신 선배 성서학자들이시며, 현재 19명(구약 15명, 신약 4명)의 집필자들이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 본 주석의 집필을 위해 출판위원회가 마련한 집필 지침서는 1980년대 후반 한국의 열악한 성서 주석 상황과 집필 방식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집필자들은 이에 따라 가장 최신의 연구 성과를 최대한 폭넓게 반영하여 주석 작업을 하되 각주나 본문 주는 가급적 피하고 개역 한글 성경 본문의 의미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하였으며, 이들의 주 목적이 출처를 밝히는 것보다 본문에 대한 독자들의 심층 이해를 위한 추가 설명에 있음을 공지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필자들은 머리말, 각주, 본문 주 등에서 사용한 자료의 출처를 밝히려 했고 참고 문헌 목록에 이를 명시하였습니다.

3. 이러한 집필 방식을 따른 본 주석에 대하여 최근 논란이 제기되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구합니다. 앞으로는 2007년에 제정되고 2015년에 개정된 교육부 연구 윤리 규정 등이 제시한 학술 연구 방식의 기준이 성서 주석뿐만 아니라 신학 분야 전반에 걸쳐서 미래지향적인 성과로 나타나야 한다는 데 공감합니다. 그리하여 이번 논란이 한국 성서학자들도 헤르메네이아 시리즈(Hermeneia series)와 같은 성격의 학문적인 주석서를 기획하고 집필하는 생산적인 계기가 되기를 충심으로 바랍니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격려하여 주시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이번 논란과 무관하게 부족한 우리의 주석서를 애용하여 주신 다수의 독자 여러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6. 1. 14

우리의 입장 발표 참여자 일동

(김경진 왕대일 이희학 천사무엘 이상 4명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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