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공지를 보고 설레는 맘으로 서류를 준비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서류 심사 통과 후 첫 면접을 보고 온 날,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고 소리 질렀던 날, 부산에서 합숙, 공항에서 배웅하던 날이 마치 어제오늘 일처럼 생생한데 다녀온 후기를 쓰려고 하니 왠지 감회가 새롭고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서류를 준비할 때 '부모 시각에서 본 자녀'라는 주제로 은명이 소개서를 썼던 기억이 많이 납니다. 늘 막내라서 아기로만 여겼던 은명이의 인생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글을 쓰면서 몇 번이나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아이가 누려야 할 기본적인 것은 잘해 주지 못하면서 개척교회 목사의 동역자임을 요구하며 아이의 입장을 헤아려 보지 못했음에 눈물 흘렸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다음 해 신대원 준비에 들어가다 보니 경제적으로 늘 풍족하지 못했고, 그것이 아이를 많이 힘들게 했습니다. 자라는 동안에도 늘 인내하고 성화(聖化)될 것만 요구했습니다. 은명이가 1학년(초등학교) 때 개척을 했고, 즐겁게 누려야 할 교회학교는 친구를 전도해야 하는 압박감만 주는 곳이 돼 버렸습니다. 어린아이지만 교사가 없는 교회학교 현실 때문에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교회학교 초등부 담임교사로 봉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늘 성도들 앞에서 모범이 되도록 절제해야 했고, 마치 성숙한 신앙인인 양 봉사하며 참아 내야 했습니다.

비전 트립은 은명이에게 지금까지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탈출과 전환과 해방의 시간이었습니다. 비행기도 처음 타고, 끼니마다 멋진 식사도 대접받고, 호텔에서 푹신한 침대에서 자 보고, 말로만 듣던 여러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모두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PK라는 이유로 늘 교회에서 모범이 되고 봉사할 것을 요구받고, 또래가 받는 상장이나 간식, 칭찬도 때로는 양보해야 했던 은명이가 이번에는 목회자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먼 이국땅에서 전혀 모르는 분들에게 날마다 융숭한 대접과 인정을 받았습니다. 안쓰럽고 대견한 눈빛으로 환영해 주는 그것이 은명이에게는 반전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개척교회 자녀라는 것이 늘 속상하고 부모가 자랑스럽지 못했는데 오히려 이것이 자랑거리라니! 많은 분들의 섬김 속에 부모의 목회가 자랑스러워지기 시작했고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은명이에게 두 번째 신선한 충격은 친구들과 선배 등 10명의 또래였습니다. 꿈 많고 말 많은 여중생에게 PK라는 족쇄는 친구 관계도 자유롭지 못하게 했습니다. 주말마다 놀러가거나 친구 집에서 자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으며, 작은 시골 동네이기에 사소한 가족 이야기도 늘 조심스러웠습니다. 행동도 늘 신경 써야 하고 친구들과 깊이 사귀기에도 은명이가 입은 PK라는 옷은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모처럼 비슷한 정서와 비슷한 경험 속에 아픔을 지닌 10명의 언니 오빠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공감대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편안한 느낌이 오고 갔습니다. 같은 처지이기에 서두만 꺼내도 함께 느낄 수 있었고, 눈빛만 보아도 서로를 이해하며 신앙 안에 하나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3주의 여행은 꿈속을 다니는 기분이었을 겁니다. 다녀와서 무엇을 보았고 무엇이 신기하다는 말보다는 그 오빠는 어떻고 그 언니는 어떻다고 말합니다. 사람에게 많은 감동을 받고 온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꿈에 대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꿈이 유아 교사라고 했었는데 여행을 다녀와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것을 다시 찾고 싶다고 했습니다. 유아 교사는, 엄마도 초등 교사였고 언니도 사범대 재학 중이라서 교육 쪽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집안 분위기 반, 교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일 거라는 본인 생각 반이 섞여 꾼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다녀와서는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진정한 꿈임을 확신하고 진로를 수정하여 연극을 하겠다고 합니다. 그 길이 순탄한 길이 아니기에 어릴 때 제가 한 번 반대해서 아이의 마음을 다치게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확고하게 수정하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니 비전 투어를 잘 갔다 온 건지 잘 못 갔다 온 건지 잠시 혼동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부모의 틀에 갇혀서 사는 게 정답이 아님을 스스로 깨닫고 왔기에 잘하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부모 생각에는 어려워 보여도 스스로 가장 잘하며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는 것이 맞다고 제 자신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교회 내에서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교인들은 "은명이가 미국도 갔다 왔습니다. 잘 자라 훌륭한 인물이 되게 해 주세요"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존재감의 부각! 그것만으로도 은명이에게는 힘이 나고 삶의 에너지가 솟는 일이었습니다. 무언가 열심히 해야겠다는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오자마자 스스로 다음 학년 문제집을 주문하고 공부하겠다고 사 달라 부탁합니다. 생활 곳곳에서 즐거운 미소를 던져 주는 좋은 여행이 되었습니다.

김영순 / 김은명 양(17) 엄마, 은명 양의 소감문은 이곳을 '클릭'

▲ <목사 자녀 비전 투어> / 김종희 지음 / 뉴스앤조이 펴냄 / 184쪽 / 8000원
*목회자 자녀 비전 투어 2기 일정
●지원서 접수 기간 : 2014년 6월 2일(월)~6월 30일(월) 
●1차 합격자 면접 : 2014년 7월 말(월)~8월 8일(금) 순차적으로 진행. 부모님 면접 함께.
●2차 합격자 심층 면접 : 2014년 9월 ~10월 중
●최종 참가자 발표 2014년 10월 24일(금)
●사전 준비 캠프 : 2015년 1월 12~13일(1박 2일)
●여행 기간 : 2015년 2월 5~27일(3주간)
* 비전 투어 후원 
1) 국민은행 406237-01-005927 (목회멘토링사역원)
*죄송합니다만, 이 계좌는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드릴 수 없습니다. 기부금 영수증을 원하시면 다음 계좌를 이용해 주십시오. 
2) 국민은행 093401-04-055159 (예금주: 한빛누리)
*입금 메모에 '비전 투어'라고 꼭 적어 주시고, 입금 전후에 꼭 저희에게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 페이스북 메시지 등으로 그 사실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pastormentoring@gmail.com, 010-2397-1191, 목회멘토링사역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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