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은 교계 일치와 부흥을 위해 한교연과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홍재철 대표회장의 대표 공약이기도 하다. 한기총은 통합을 위한 9인위원회도 구성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뒤로는 고소도 진행하고 있다. 2월 27일 홍재철 대표회장은 연말까지 한교연과 통합하지 못하면 1년의 임기만 채우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이 연말까지 한국교회연합(한교연·한영훈 대표회장)과 통합하지 못하면 1년의 임기만 채우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회장의 임기는 2016년 1월까지다. 홍 대표회장은 2월 27일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이같이 밝히고, CBS·CTS, <국민일보> 등 교계 언론사에 한국교회가 하나 되도록 공청회를 개최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홍 대표회장은 교계 일치와 부흥을 위해 한교연과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진행 중인 고소 건에 대해서는 "연구해 보겠다"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앞서 한영훈 대표회장은 <국민일보>와의 취임 인터뷰에서 "한기총은 이름만 남은 상태이며,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 한기총은 이단 문제 등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한기총은 71개 소속 교단의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했다면서 한 대표회장을 2월 중순경 서울 혜화경찰서에 고소했다.

홍 대표회장은 두 연합 기관이 통합해야 개신교가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한교연을 연합 기관으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부터 연합 기관으로 인정하고 통합을 위한 협상을 그려 갈 것이라고 했다. 오는 5월까지 1차 협상안을 마련하고 통합 대표회장이 세워지면 깨끗이 물러날 것이라고 했다.

통합 준비는 9인위원회(이강평 위원장)가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회장은 모든 권한을 위원회에 맡겼다면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위원들은 정치적인 색깔도 없고, 전투적이지 않아 협상도 잘할 것이라고 했다. 위원장은 기자회견 도중에 선임했다. 취재진에서 위원장이 누구냐고 묻자, 홍 대표회장은 좌우를 한 번 살펴본 후 "이강평 목사님이 하는 게 좋겠다"면서 즉석 발탁했다.

조용히 끝날 것만 같았던 기자회견은, 한 기자의 질문으로 시끄러워졌다. 그는 "결혼도 상대방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것 아닌가. 상대방(한교연)은 먼저 (홍 대표회장이) 사퇴하면 통합한다고 한다"면서 홍 대표회장에게 사퇴할 의사가 없느냐고 물었다.

홍 대표회장은 한영훈 대표회장이 사퇴하면 자신도 물러나겠다면서 중도 사퇴는 없다고 못 박았다. 기자의 질문에 흥분한 듯 정제되지 않은 말도 내뱉었다. 홍 대표회장은 "나보고 죽으라는 건가. 죽으면 결혼할 수 있는가. 나 보고 X 먹으라는 것이냐"면서 언성을 높였다.

기자가 "상대방이 진정성을 원한다"고 재차 말하자, 홍 대표회장은 기자회견 전문을 한 손으로 세게 흔들면서 "이게 내 진정성"이라고 답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한기총 관계자들은 "악의적이고, 예의 없는 질문"이라며 기자를 비난했다. 홍 대표회장은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앞으로 (한기총에) 출입하지 마라"면서 퇴장했다.

한편, 한기총의 통합 준비 움직임에 한교연은 말을 아꼈다. 한영훈 대표회장은 "한교연은 34개 교단과 10개의 단체로 이뤄져 있다. 그분들과 어떤 교감도 없이 함부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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