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이 올해 10월 한국 서울에서 열 계획이었던 제12차 WEA 총회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2월 11일 밝혔다. (WEA 홈페이지 갈무리)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이 '한국 교계의 내부 분열'을 이유로 올해 10월 한국 서울에서 열 계획이었던 '제12차 WEA 총회'를 연기한다고 2월 11일 밝혔다.

WEA는 11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WEA 국제 이사회가 한국 교계 '복음주의 공동체 사이의 내부 분열과 그로 인한 어려움'으로 올해 한국에서 총회를 개최하는 것에 지지할 수 없다는 결정을 밝혔다. 또 총회 유치에 앞장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와 총회 개최 연기 결정에 합의했다고도 덧붙였다.

'한기총 둘러싼 갈등이 원인'

WEA는 총회 개최 연기 이유로 든 한국교회의 '내부 분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기총 중심으로 총회를 열겠다는 입장이 한국 복음주의 진영의 반발에 부딪치면서 총회 개최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제프 터니클리프(Geoff Tunnicliffe) WEA 대표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회 개최 연기 결정에 대해 "교회 안에서 갈등과 분열이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그리스도인의 연합을 표방하는 WEA 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어렵다"며 "대회를 개최하기 전에 (한국교회가) 내부 문제에 집중하고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뉴스미션>이 2013년 5월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12년 10월에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KEF)를 이끌고 있는 이종윤 목사, 손봉호 장로, 김상복 목사, 이정익 목사, 김명혁 목사 등이 모여 'WEA와 한기총이 단독으로 총회를 준비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차라리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내고 WEA 의장이던 김상복 목사가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총이 한국교회연합회(한교연·한영훈 대표회장) 등 여러 단체로 분열을 거듭하며 갈등을 이어오고 있어 총회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쏟지 못한 것도 총회 개최가 연기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터니클리프 대표는 "총회를 약 8개월 앞둔 상황에서 대회 장소를 물색하는 등 준비해야할 것이 너무 많다"며 "한국의 형제자매들이 올해 대규모 세계적 총회를 유치하는 데 필요한 일들을 감당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WEA는 "다음 총회 개최를 위한 논의를 이사회가 계속하고 있다"고 했지만, 향후 한국에서의 총회 개최 여부는 밝히지 않아 사실상 한국에서의 총회 개최는 무산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이번 WEA 총회는, 2009년 한기총이 WEA에 가입한 뒤 총회 유치 의향서를 제출해 2010년 서울이 총회 개최지로 선정돼 열릴 계획이었다. 총회 유치 당시 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와 임원진들도 미국 WEA 본부를 방문해 총회 일정 논의하며 이후 서울 한 고급 호텔에서 WEA 유치 기념 감사 예배를 여는 등 총회 준비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cil of Churches)와 함께 대표적인 교회 연합 기구로 꼽히는 WEA는 1846년 종교 자유와 인권, 노예해방 등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해 현재 세계 129개국 복음주의 연맹, 7개 지역 연맹, 104개 회원 단체로 구성된 단체다.

▲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2월 12일 WEA와 총회 연기를 합의한 문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합의문에는 "WEA 총회의 내실 있는 준비와 성공적 개최를 위해 총회 일정을 연기하기로 공동 합의하였으며 이에 WEA는 향후 한기총과 지속적으로 논의"한다고 나와 있다. (한기총 홈페이지 공지 사항 갈무리)

전현진 / <미주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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