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직 세습으로 많은 손가락질을 받은 왕성교회(길요나 목사)가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공동의회에서 드러난 교회 재정은 심각한 수준이다. 1년 예산은 70억 원 정도인데 빚은 수백억 원에 달한다. 왕성교회는 빚을 갚기 위해 2013년부터 긴축재정을 실시한다.

왕성교회 부채는 지난해 271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 은행 대출 이자, 개인 명의로 빌린 돈 이자, 각종 수수료 등에 사용한 돈은 18억 46만 원이다. 2013년 예산에도 대출 이자, 수수료 항목은 20억 원으로 책정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데 씀씀이는 헤프다. 왕성교회는 작년에 접대비로 3억 7700만 원을 사용했다. 예산 2억 원보다 85% 더 썼다. 올해부터는 매달 200만 원을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을 지원하는 데 보낸다.

예·결산서를 본 일부 교인은 항의했다. 빚을 어떻게 갚을 것인지, 누가 책임질 것인지 몇몇 사람이 따져 물었다. 길자연 목사의 답은 "교회가 커지면 돈을 빌려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접대비 지출이 컸던 이유는 교회 연합 사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왕성교회는 '과천 땅'으로 부채를 해결할 생각이다. 지난 1997년 사들인 과천시 갈현동 일대 땅 1만 2000여 평이 2011년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선정되어, 2014년에는 교회가 보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길자연 목사는 정확한 보상금은 알 수 없으며 최대한 많은 보상을 받아내겠다고 말하면서도 대략 400억 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계산했다.

흥미로운 것은 길자연 목사가 보상금을 400억 원 정도로 예상하면서 "보상금으로 교회 부채 절반을 갚을 수 있겠다"고 말한 점이다. 길 목사는 토지 보상금이 나오는 2014년에 교회 빚을 반 정도 갚고, 2017년에는 빚을 모두 갚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교회 부채를 한 번에 털어버릴 수 있는 돈을 받고도 절반만 해결하겠다고 말한 까닭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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