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교회(길자연 목사)는 공동의회를 밀실에서 하기로 작정했다. 본당으로 올라갈 수 있는 모든 길을 막고, 교인증을 받은 교인만 통과시켰다. 소예배실에서 예배 중계를 볼 수 있었는데, 이마저도 공동의회가 시작하자 끊었다. 기자들을 교회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고, 취재 요청하는 기자에게 폭력적 언동으로 맞섰다.

공동의회는 오후 3시 30분 찬양 예배 후에 열렸다. 기자는 본당에서 미리 자리 잡고 있으려고 1시 30분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그런데 예배를 마치면서 본당에서 모두 나가라고 광고했다. 공동의회를 준비한다는 명목이었다.

예배당에서 사람들이 나가자 '계엄령'이 떨어졌다. 엘리베이터는 운행을 중단했고, 3층 본당으로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입구를 막았다. 오후 4시를 기해 교회 정문마저 봉쇄했다. 교계 기자들과 KBS 등 일반 언론에서 나온 기자 15명은 교회에 들어오지 못했다. 미리 교회 안에 들어와 있었던 <뉴스앤조이> 기자와 다른 언론사 기자 3명은 유일한 통로인 계단으로 본당에 들어가려 했다. 그러나 그곳은 계엄군 포스를 풍기는 부목사들이 지키고 있었다.

▲ 밀실에서 공동의회를 하기로 작정한 왕성교회는 본당 입구로 들어가는 모든 길을 막고, 교인증을 받은 교인들만 통과시켰다. ⓒ뉴스앤조이 유영
취재를 막는 부목사들의 본당 방어는 거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황규철 총무의 아들 황 아무개 목사가 앞장섰다. 황 목사가 기자를 거세게 계단 아래쪽으로 밀쳐냈다. 덕분에 계단에서 두 번이나 구를 뻔했다. 황 목사는 오히려 더 거세게 기자의 멱살을 잡고 끌어내리려 했다. 기자가 밀리지 않자 다른 부목사 8명이 가세해 기자를 들어내려 했다. 그러다 기자의 몸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놓치는 바람에 기자는 머리와 허리를 계단에 찧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참고로 기자는 키 187센티미터에 100킬로그램이 훌쩍 넘는 우람한 체격이다.

함께 취재한 여기자가 휴대전화로 이 상황을 촬영했다. 하지만 부목사들이 전부 지우라고 강요했고, 그 기자는 겁박에 못 이겨 영상을 지웠다. 격양된 분위기에서 부목사들은 기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고, 기자들도 강하게 항의했다.

기자는 어차피 공개할 결과인데 취재를 막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한 여성 교인이 기자에게 "남의 교회 일에 상관하지 말라"고 거들었다. 부목사들은 "사유지에 침입하지 말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날 강재식 임시당회장은 공동의회 전 예배에서 "교회는 신본주의다. 인본주의로 가면 안 된다"고 설교했다. 그런데 왕성교회는 모든 빗장을 잠그고 가장 인본주의적 방식으로 세습을 마무리했다. 반대 시위에 참가했던 한 인사는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몸을 다시 한 번 밀실에 가두었다"고 성토했다.

왕성교회는 하나님의 것이 아니라 '사유지'로 전락했고, 나이든 주인은 아들에게 사유지를 자연스럽게 물려주었다. 충성스러운 부하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