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편지] 한 편의 좋은 기사가 수천의 생각을 바꾼다고 믿습니다

<뉴스앤조이> 강도현 상임이사.
<뉴스앤조이> 강도현 상임이사.

<뉴스앤조이>에서 보낸 8년의 시간은 그야말로 시련이었습니다. 매일이 싸움이었고, 많은 날들이 막막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시간은 제 인생 최고의 성장기이기도 했습니다.

금융 전문가였던 저는 기독 운동판 옆에서 열심히 응원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기독 운동의 현장에서 교회와 신앙의 본질을 깊이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재무제표 너머에 있는 사람들의 영혼을, 조직 관리를 넘어서는 공동체의 의미를 배웠습니다. <뉴스앤조이>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금은 사회연대경제를 연구하고 실천하는 조직인 사회투자지원재단에서 상임이사로 분투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익힌 기술과 <뉴스앤조이>를 경영하며 고민했던 시간들을 버무려 조금 더 공의롭고 약자를 포용하는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연대경제 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뉴스앤조이> 후원회원님들의 투자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후원회원님이 저를 키워 주셨습니다. 후원회원님의 믿음이 저를 버티게 했고, 그 기대가 한 발 더 내딛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확신합니다. 후원은 단순히 언론사를 유지하는 일이 아닙니다. 후원은 사람을 세우는 일입니다. 지금의 제 사역이 그 증거입니다. 후원회원님이 뿌린 씨앗이 한 사람 안에서 싹트고 자라 열매를 맺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멈추지 않고 이 길을 가는 한 그 열매는 계속 맺힐 것입니다. 좋은 투자는 단기에 끝나지 않습니다. 좋은 투자는 수십 년을 갑니다.

"네가 대표일 때보다 훨씬 낫더라."

최근 한 지인이 저에게 한 말입니다. "지금 <뉴스앤조이>는 네가 대표일 때보다 훨씬 낫더라." 솔직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 마지막 선택이 옳았다는 말이니까요. 제가 수없이 헤매며 겪었던 시행착오를, 새 리더십이 단번에 뛰어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용필 대표가 그렇게 성장한 것도 후원회원님이 투자해 주신 덕분입니다.

2016년 대표가 됐을 때 이용필 기자는 회사를 떠나려 했습니다. 저는 강하게 붙잡았습니다. '제발 3년만 같이 해 보자' 부탁했고 이 기자는 고민 끝에 저와 함께 불확실한 미래의 터널로, 아무런 보장이 없는 안개 속을 함께 걸었습니다. 우리가 8년이라는 시간을 걸어 이 자리까지 올 줄은, 이 기자가 <뉴스앤조이> 대표가 되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용필 대표는 저를 훨씬 능가하는 추진력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습니다. 부임하자마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리며, 조직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보면서 느낍니다. 키워 주면 값하는 인재들입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자라날 환경을 만들어 주면 스스로 값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인재들입니다.

<뉴스앤조이> 구성원들. 후원은 조직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일입니다.
<뉴스앤조이> 구성원들. 후원은 조직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일입니다.

최근 어려운 재정 상황 속에서도 <뉴스앤조이>는 영상 분야에 과감히 투자를 했습니다. 단기 생존을 위해서라면 하지 말아야 할 투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감수해야 할 투자입니다. AI가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언론의 본령입니다. 팩트를 찾아내고, 거짓과 진실을 분별하고, 사건의 본질을 파헤치는 일. 그 일은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고, 시대와 호흡하는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탐사보도 한 건이 수백 명의 피해를 막고, 한 편의 깊이 있는 기사가 수천 명의 생각을 바꾸고, 한 조직의 건강한 성장이 수만 명에게 희망을 줍니다. 커피 두 잔의 가치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뉴스앤조이>는 그런 마음과 태도로 후원금을 집행합니다.

저는 이제 현장에서 한 발 물러나 있습니다. 그러나 <뉴스앤조이>는 여전히 제 삶의 일부입니다. 아니, 제 삶을 만든 뿌리입니다. 후원회원 여러분의 손길이 저를 키웠듯이, 이제 또 다른 사람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만들어 온 선순환입니다. 조직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일, 당장의 기사가 아니라 오래 가는 가치를 만드는 일, 그 일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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