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평화 위해 '가자로 향한 1000대의 마들린' 선단 출발…개척자들, 평화활동가 해초 파송

평화를 위한 공동체 '개척자들'은 지난 9월 17일 해초라는 여성 평화 활동가를 가자 항해선단에 파견했다. 파견에 앞서 12일에는 서울에서, 15일에는 제주 강정마을에서 조촐한 파송식을 가졌다. 해초는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가자로 향한 1000명의 마들린(Thousand Madleens to Gaza)' 선단에 합류하여 약 두 주간의 팀워크 훈련을 마치고 지난 27일 가자를 향한 장도에 올랐다.

가자지구로 향한 평화활동가 해초. 사진 제공 개척자들
가자지구로 향한 평화활동가 해초. 사진 제공 개척자들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한 항해

이스라엘에 의해 가자가 완전 봉쇄된 이후, 국제사회의 평화활동가들은 고립되어 고통받고 있는 가자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 노력했다. 2008년부터 출범한 '자유 가자 항해'는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시작된 바다를 통한 평화운동이다. 자유선단연합(Freedom Flotilla Coalition)은 동력선과 세일링 보트에 구호 물품을 싣고 바다를 접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도달하기 위해 항해를 시도했다.

2008년 첫 항해는 그에 대한 대비를 미처 하지 못하고 있던 이스라엘의 특별한 저지 없이 무사히 가자 해변에 도착하며 인산인해로 해변을 메운 채 기다리고 있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말할 수 없는 감격과 용기를 주었다. 절대적 고립과 절망에 놓인 가자 주민들은 폭풍과 거친 파도를 헤치며 찾아와 준 세계의 시민들에게서 그들이 혼자가 아니며 아직도 이 세상에는 그들을 잊지 않고 지지하고 응원하는 이들이 있다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셈이다.

이 사건은 방심하고 있던 이스라엘 위정자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이스라엘은 육지뿐 아니라 바다에도 해군을 동원하여 군함으로 장벽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공해상에서 가자를 향한 평화의 배들을 불법적으로 나포하여 선원들을 추방해 왔다. 이스라엘의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가자를 향한 평화의 항해는 계속 이어졌고 참여하는 선박과 규모도 늘어났다. 급기야 2010년에는 긴급 구호 물품을 싣고 튀르키예를 출항하여 가자로 향하던 마비 마르마라호(Mavi Marmara)를 이스라엘 해군이 공격하여 10명의 선원이 사망하는 불행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국제법상 통행의 자유가 보장된 공해상에서조차 불법적인 무력 행사를 자행해 왔지만 가자를 향한 이 위험한 항해는 계속 이어졌다. 2025년 6월에는 기후와 환경의 보전을 간곡히 호소해 온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가 이 가자 항해에 참여함으로써, 바다를 통해 가자 주민들에게 다가서려는 항해자들의 시도는 국제사회의 더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툰베리는 공해상에서 이스라엘 해군에 의해 불법적으로 체포되고 조롱 섞인 비난을 받으며 추방되었지만, 툰베리는 이에 굴하지 않고 지난 8월 다시 글로벌 스무드 플로틸라(Global Sumud Flotilla) 팀에 합류하여 가자를 향한 항해에 참여했다. 이후 점차 더 많은 선단이 가자 주민들을 응원하기 위한 항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해초가 합류한 '가자로 향한 1000대의 마들린(Thousand Madleens to Gaza)' 선단에는 8대의 세일링 보트가 이 자유의 항해에 참여한다.

해초

해초는 2022년 세계평화대학 강정캠퍼스에서 피스보이저 1기생으로 입학하여 항해 기본 훈련을 받았다. 2023년 6월에서 9월까지는 요나스웨일호(Jonah’s whale)를 타고 제주 큐슈 오키나와 열도와 타이완의 반전 평화운동가들을 응원 방문하는 107일간의 5000Km 항해(공평해: 共平海프로젝트)에 크루로 참여하였다. 2024년 7월부터 8월까지는 미국 Veterans for Peace가 운용하는 Golden Rule호를 타고 캘리포니아의 여러 지역들을 항해하며 군사주의 반대 항해에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5월에서 6월까지 통일을 향한 염원을 전파하기 위해 제주에서 임진강까지 평화의 배를 띄우자는 운동에 참여하였다.

이 항해를 통해 해초와 승선자들은 동거차도 인근 세월호 침몰 지점에서 304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면서 헌화하며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제를 올리기도 했다.

마음으로 동행하는 평화 항해

해초가 이제 Thousand Madleens to Gaza 팀에 합류하여 가자를 향한 항해에 올랐다. 이 항해가 고립된 가자 지구에서 날마다 굶주림과 죽음의 위협 가운데 신음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기 바란다. 해초가 가자의 해변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무사히 안전하게 도착하여 기쁨으로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란다. 마음으로나마 이 험한 항해를 함께 떠날 친구가 되어 주시기를 바란다.

송강호 / 개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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