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는 청년들의 마땅한 롤 모델이 없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가 개최한 2025 연속 기획 포럼 '혼란한 시대 속 그리스도인의 주체적 신앙' 발표자들의 발표문을 요약해 총 9회에 걸쳐 매주 화요일 연재합니다. 발표 전문 및 자세한 내용은 교회개혁실천연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편집자 주
나는 청년인가?

처음 청년개혁연대 '청개구리' 모임을 시작하며, 30대인 내가 청년인가? 하고 망설였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확실히 과거 20대, 대학생 등에 국한되었던 '청년'이라는 존재는 이제 3040으로 그 영역이 확대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연령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이들이 가진 가치관, 처한 환경, 신앙의 성숙도, 교회에 원하는 요구까지 다양해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한국의 기성세대가 바라보는 '청년'의 인식과 역할은 이 다양성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그들이 생각하는 청년은 신앙생활보다는 '세상에 관심이 많아 신앙이 약해진 세대', '공동체 의식이 부족하고 헌신·봉사·희생의 가치에 소극적인 세대', '소통이 어렵고 교회의 전통과 기존 질서에 반감을 가진 세대'로 여겨지는 것 같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청년들이 택하는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전통적인 교회 생활에 만족하고 순종하는 사람, 불만은 있으나 신앙을 버리거나 교회를 떠날 수 없어 주일예배만 참석하거나 공동체 생활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사람, 기존 교회 생활에 불만족해 자기 생각과 맞는 교회를 찾아 떠나거나 아예 교회를 떠나는 사람이다.

개혁연대 포럼에서 발표 중인 김영준 위원. 사진 제공 개혁연대
개혁연대 포럼에서 발표 중인 김영준 위원. 사진 제공 개혁연대
과연 청년은 신앙적으로 약해졌는가?

지금의 청년 세대가 과거보다 교회 활동에 무관심해진 것도,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 전통적 신앙 가치관에서 멀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이것을 두고 청년들의 신앙이 약해졌다고만 할 수 있을까? 나는 이것이 청년 세대와 기성세대 간 가치관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이자 '편견'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의 '2023 기독 청년 인식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거나 떠나고 싶은 이유로 '매주 교회 다니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교회가 재미없어서'와 같은 응답이 높았다. 그러나 나는 '신앙심이 사라져서/신앙에 회의가 생겨서', '신앙이 삶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라는 응답에 주목한다.

이 응답은 청년들의 '주체적인 신앙'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며, 그 판단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겉과 속이 다른 그리스도인', '교회 공동체와 목회자로부터 입은 상처', '목회자의 부도덕성', '비민주적인 교회 형태' 등의 이유 역시 신앙의 본질에서 벗어난 교회의 모습에 대한 실망이며, 이런 모습은 결국 청년들로 하여금 교회를 떠나거나 떠날 준비를 하게 만든다.

같은 조사에서 청년들이 원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은 외형적 성장이나 전통 유지를 넘어 '실제 삶의 문제에 응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예배와 영성의 회복'이 있는 '본질적인 교회'다. 이를 위해 '교회 내 수평적 소통' 등 비민주적 시스템의 개선, '맹목적 신앙'에서 벗어난 합리적·지성적 신앙, 이를 뒷받침할 '공동체성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인식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청년들의 교회 이탈을 단순히 '신앙이 나태해서'라고 표현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인식일까?

유반젤리즘: 유튜브 신앙의 일상화

유반젤리즘(You-vangelism)은 유튜브(YouTube)와 복음주의(Evangelism)를 합친 신조어다. 굳이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야 했을까 싶지만, <한국교회 트렌드 2025>에서도 지적하듯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튜브를 통한 신앙생활은 보편화되었다. 이는 성도들의 신앙 방향이 교회와 담임 목회자 중심에서 능동적·주체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지표이기도 하다.

또한 합리적이고 지성적인 신앙을 추구하는 청년 세대에게, 기성 교회의 메시지보다 유튜브로 접하는 다양한 기독교 콘텐츠가 신앙 유지에 더 도움이 된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이에 발맞추어 많은 교회가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온라인 예배를 유지하고, 수많은 기독교 콘텐츠가 제작·제공되고 있다.

모두가 콘텐츠 공급자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 현상에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 특성상 사용자가 보고 듣고 싶은 유사한 콘텐츠만 제공하는 경향이 있어, '알고리즘'에 종속된 편협한 시각을 가진 불균형한 신앙 형태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또한 단순히 콘텐츠 소비로 끝난다면, 이는 신앙적 욕구를 채우는 것에 그칠 뿐 주체적인 신앙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교회가 온라인 콘텐츠 공급자가 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수많은 기독교 콘텐츠 속에서 청년들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교회 공동체가 '유의미한' 곳임을 느끼도록 함께 고민해야 한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표현처럼, 균형 잡힌 신앙생활을 위해 공동체는 필요하다. 온라인·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진 만큼, 전통적 형태를 고수하기보다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 보기를 바란다.

맺음말

청년층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매우 복잡·다양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교회는 변화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세속화된 일상 속에서 교회 청년들에게 마땅한 롤 모델이 없다."

솔직히 말해, 나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와 주체적인 신앙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해결책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러나 현시대를 분석하고 해법을 찾으려는 고민은 과거 신앙의 선배들이 그래 왔듯,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김영준 위원 / 교회개혁실천연대 청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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