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 6차 시국 기도회 열고 한국교회 자성 촉구
[뉴스앤조이-안디도 기자] 그리스도인들이 2월 15일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 인근에서 윤석열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6차 시국 기도회를 열었다. 기도회에 참석한 100여 명은, 비상계엄 옹호와 탄핵 반대에 앞장서고 있는 극우 개신교인들이 마음 돌리길 기도했고, 같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반성하고 회개했다.
시국 기도회 인도자인 김진수 총무(한국기독청년협의회)는 시작에 앞서 "이 세상에는 하나님 이름을 팔아 소수자들을 혐오하는 자들이 있다. 저들은 두려움 때문에 주님의 이름을 모독하고 자본 권력을 섬기는 자들이다. 그러나 이 절망스러운 골짜기 안에서도 꿋꿋하게 기쁨을 잃지 않고 투쟁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와 끝까지 함께하셔서 부드러운 마음과 참된 지혜, 뜨거운 용기를 달라"고 말했다.
들꽃향린교회 교인 곽미선 씨는 탄핵 반대를 외치며 극우 세력을 결집하는 개신교 세력을 보며 같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회개한다고 기도했다. 그는 "사대주의, 제국주의, 복음주의로 부흥하도록 가르쳤고, 누려 왔던 우리들의 모습을 회개한다. 특별히 반사회적, 반동적이며 저속한 인격의 종교인 전광훈 씨로 말미암아 반지성적, 반신앙적, 광적으로 변한 극우 개신교인들의 행보를 멈춰 달라. 그들 역시 우리 형제요 이웃임을 고백한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이 땅에 주님의 뜻을 이뤄 가길 간절히 기도한다"라고 말했다.
성서한국 사회선교사 박득훈 목사가 '말씀, 새 역사를 만드는 힘'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 목사는 먼저, 윤석열과 타락한 교계 지도자들을 비판했다. 그는 "탄핵 심판을 받는 윤석열은 자유라는 거짓된 이념으로 지배하려다가 궁지에 몰리자, 비상계엄을 통해 군사력을 동원하려 했다. 타락한 교계 지도자들 역시 교인 수와 돈에 근본을 둔 영향력으로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해 왔다"라고 말했다.
극우 개신교 세력을 설득하려면, 말씀 실현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예수의 삶을 우리가 먼저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는 생명이 담긴 말씀을 자기 몸으로 표현했고, 보여 줬다. 모든 사람이 풍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삶을 아낌없이 던져 불의의 세력에 저항했고 죽임당했다. 극단으로 향한 사람을 무시, 비난하는 건 옳지 않다. 그들의 마음을 다시 돌이킬 수 있는 길은 하나다. 나를 포함해 소위 민주 진보 세력이 부족함과 연약함, 위선을 회개하고 예수처럼 모두에게 풍성한 삶을 주기 위해 기꺼이 자기 몫에 따라 죽임당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전하는 말씀은 새 역사를 만들어 갈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정 대표(윤석열퇴진을위해행동하는청년들)는 윤석열 지키기에 앞장선 극우 개신교 세력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부 극우 개신교를 포함한 내란 세력이 폭동을 주도하고 내란을 옹호하고 있다. 아마 여러분이 누구보다도 지금 사태를 엄중하게 지켜보고, 한편으로는 마음 아파하실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극우 세력이 그리스도인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오히려 그들에 맞서 정의를 외치는 교인들이 있다. 바로 이곳에 계신 많은 분이 증인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교인들에게 감사하다고도 전했다. "투쟁 현장에서 헌신하던 기독교 활동가들을 보고 깊은 연대감과 마음의 빚을 느꼈다. 옥바라지 골목, 철거된 아현포차, 사라진 경의선 공유지, 궁중족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집회 등에서 여러분의 깊은 헌신과 고민을 보고 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 계신 분들과 정의를 쫓는 동지로서 함께하겠다"라고 말한 뒤 "주님과 함께 투쟁"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자신을 전도사라고 밝힌 한 기도회 참가자는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극우 개신교 지도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행보와 이권을 위해 성경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지 않는 교인들을 이용하고 있다. 극우 세력을 대응하기 위해 한국교회는 뿌리부터 쇄신해야 한다. 먼지까지 흩어져야 종교의 참의미, 참기능을 세울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될 것이다. 잘 망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뒤 윤석열 퇴진과 국민의힘 해체를 외치며 범시민 집회가 열리는 경복궁역까지 행진했다. 윤석열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 기도회는 격주 토요일마다 열린다. 다음 기도회는 삼일절인 3월 1일 오후 3시에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 인근에서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