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교회 안에서 무시·차별당하는 것 더는 볼 수 없어"…△연속 기고 △강연 △서명운동 등  

예장합동 여성 안수 도입을 촉구하는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이 6월 7일 출범식을 열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예장합동 여성 안수 도입을 촉구하는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이 6월 7일 출범식을 열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오정호 총회장) 교회들과 교회 개혁 운동 단체들이 예장합동의 여성 안수 도입을 촉구하기 위해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을 꾸렸다.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은 6월 7일 서울 대치동 총회 회관 앞에서 출범식을 열고, 오는 9월 제109회 정기총회에서 여성 안수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은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법률가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신학 연구 과정 학우회, 성서한국, 십자가로교회, 온교회, 전주열린문교회, 평신도신앙실천운동, 한국그리스도교일치포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등 교회·단체 10곳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3월 22일 예장합동의 '동역사' 명칭 부여 규탄 성명에 참여한 뒤 연대 방안을 모색해 왔다. "그동안 교단 총회를 앞두고 간헐적으로 제기했던 방식을 넘어, 지속적이고 직접적인 연합 활동을 모색할 예정"이라며 출범 취지를 밝혔다. 

예장합동은 여성 안수를 요구하는 교단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외면해 왔다. 지난해 9월 108회 총회는 여성 사역자에게 강도사 자격을 주는 안건을 통과시켰지만, 일부 목사의 반발로 총회 결의를 이틀 만에 철회했다. 올해 2월 27일 총회 여성사역자특별위원회TF팀은, 여성 안수는 불가하지만 신대원을 졸업한 여성 사역자에게 '동역사'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총신신대원여동문회 최성희 전도사는 여성 사역자에 대한 교단의 차별적 인식이 가부장적인 문화·관행에서 비롯됐다면서, 양성평등 문화를 선도하던 교회가 현대사회와 역주행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장합동 교단의 여성 차별적인 구조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은 여성 사역자를 차별하지 않는 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여성에게도 똑같이 대선교 사명을 부여하셨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회에서 여성 안수 도입을 헌의한 전주열린문교회 이광우 목사는 예장합동이 남성보다 훨씬 많은 여성 구성원을 의사 결정 기구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지금도 교단 산하 각 지교회에는 남성 교인보다 훨씬 많은 수의 여성 교인이 열심히 주님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 수고와 헌신에 걸맞은 권리를 남성들이 나서서 완전히 박탈하고 있다. 교회와 교단의 사역과 정책을 결정하는 당회·노회·총회에는 그 많은 여성 성도를 대변하는 당회원이나 총대가 단 한 명도 없다. 이게 하나님나라와 우리가 믿는 복음의 정신에 털끝만큼이라도 부합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교단 안에서 여성 안수를 주창해 온 강호숙 박사(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는 "남성 리더십, 남성 안수, 남성 목사라는 말이 없듯, 여성 리더십, 여성 안수, 여성 목사라는 말도 불필요한 단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과 대화하는 여성이 설교하지 못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합동 교단은 남성에 의한 성경 해석과 신학의 헤게모니를 쥐고 마치 자신들이 '여성 안수'를 허락하는 것인 양, 여성에게 임한 하나님의 성령을 훼방하고 있다"면서 "하나님 형상을 입은 남녀 모두가 각자의 소명과 전문성에 따라 하나님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여성 안수를 즉각 시행하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예장합동뿐 아니라 여성 안수를 도입하지 않은 예장고신·예장합신도 오는 9월 총회에서 여성 안수 논의를 시작하고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참가자들은 예장합동뿐 아니라 여성 안수를 도입하지 않은 예장고신·예장합신도 오는 9월 총회에서 여성 안수 논의를 시작하고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이들은 출범 선언문에서 "주님의 주권이 짓밟히고 여성이 거룩한 교회 안에서 무시당하고 차별당하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여성 안수'라는 주제는 교회 개혁이나 성평등 활동의 전부는 아니지만, 이를 통해 올바른 변화를 시작한다는 면에서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동역사'나 여성 강도권 허용이 아닌 여성 안수 인정하라 △여성 안수 미도입 교단(예장합동,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은 가을 총회에서 여성 안수 논의를 시작하고 신속히 실행하라 △이미 여성 안수를 도입한 교단들도 실제적인 여성 참여·활동을 위해 노력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9월 총회 전까지 <뉴스앤조이> 연속 기고, 7월 11월 김세윤 교수(풀러신학교 은퇴) 강연, 여성 안수 지지 서명운동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출범 선언문 전문.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을 출범하면서 

매우 시대착오적인 신학과 신앙으로 이 땅의 교회가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하염없이 침몰하고 있음에도 그 참혹한 현실을 교권주의자들은 애써 모른 척하고 있다. 특히 여성 전문인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눈부시게 활동하는 21세기에, 안타깝게도 조선 시대에 멈춰 버린 골동품 같은 한국교회를 본다. 더구나 예장합동, 예장고신, 예장합신 등 일부 보수 교단은 남성보다 훨씬 많은 수의 여성을 교단과 교회의 의사 결정 기구에서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이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것은 이를 성경 말씀을 주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변명한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생육하고 번성하며 세상을 잘 섬길 동반자로 하나님의 형상을 함께 가진 남자와 여자로 사람을 지으셨다고 처음부터 명시하고 있다(창 1:26~28). 이는 사회와 교회의 필요와 적용 이전에 하나님이 정하신 기본적인 창조의 원칙이다. 하나님나라의 헌법 정신이다. 더구나 남자나 여자로 태어나는 일은 인간의 선택이 아니고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임에도 일부 남성과 교단은 남성으로 난 것이 마치 자신의 자격이나 권리나 되는 듯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여 왔다.

만약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전 14:34)는 말씀이 문자 그대로 지켜야 할 진리라면 "너희가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롬 16:16)는 말씀은 왜 문자 그대로 지키지 않는가? 말씀의 선택적인 적용으로 남성 우월적이고 가부장적인 결론을 꿰어 맞추려는 태도야말로 하나님의 말씀을 가감하는 심각한 죄가 아닌가? 성경 어디에 '권사' 직분이 있으며, '동역사' 호칭이 있는가? 남종이 여종의 '소명'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이 바로 주 예수님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전인수적 성경 해석과 목회 기득권 때문에 복음과는 정반대로 흘러온 해묵은 죄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 주님의 주권이 짓밟히고 여성이 거룩한 교회 안에서 무시당하고 차별당하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이에 뜻을 같이하는 기독교 단체와 개인이 연대하여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약칭 여안추)을 만들어, 왜곡된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려고 한다. '여성 안수'라는 주제는 교회 개혁이나 성평등 활동의 전부는 아니지만, 이를 통해 올바른 변화를 시작한다는 면에서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이제 그 첫걸음을 떼려고 한다.

출범과 함께 우리의 주장을 분명히 한다.

첫째, 하나님 형상으로나 인류로나 남녀는 하나다(갈 3:28). 성경적이지도 않고 뜬금없는 '동역사'나 여성 강도권 허용이 아닌 남녀 모두 안수권을 인정하라.

둘째, 예장합동, 예장고신, 예장합신은 가을 총회에서 여성 안수 문제에 대한 책임 있고 진지한 논의를 당장 시작하고, 여성 안수를 신속히 실행하라.

셋째, 이미 여성 안수를 허용하는 교단들도 명목상이 아닌 실제적인 여성 목회자와 여성 성도의 참여와 활동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강구하라.

2024. 6. 7.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법률가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신학 연구 과정 학우회, 성서한국, 십자가로교회, 온교회, 전주열린문교회, 평신도신앙실천운동, 한국그리스도교일치포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총 10개 단체/교회)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