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늘 도전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욱'이라고 부르는 군 동기인데요. 사관후보생 시절, 나이가 어린 데도 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저를 살뜰히 챙겨 줬던 친구입니다. 훈련단을 나오고 각자 다른 부대로 부임했지만 매년 몇 번씩은 만났던 거 같아요.

하루는 원주에 놀러 갔어요. 밤새 놀고 다음 날 시내에서 점심을 먹자고 하니까, 자기는 코엑스에 가야 한다며 서둘러 돌아가더라고요. 이민 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죠. 물어 보니 그 친구는 캐나다 이민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10년도 지난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어요. 친구는 이민 자금을 모으기 위해 전역을 미뤘고, 나중에는 꽤 괜찮은 직장에 들어갔습니다. 이민 준비도 멈추지 않았어요. 현지 변호사를 통해 영주권을 얻었고, 취업에 필요한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해외에도 몇 번 다녀왔습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아내와 1년 넘게 떨어져 지내기도 했죠. 그리고 5년 전, 친구는 캐나다로 아주 떠났습니다.

그를 엊그제 오랜만에 만났어요. 자신을 꼭 닮은 20개월짜리 아이와 함께요. 친구는 타향살이가 얼마나 힘든지 고생한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았습니다. 집값도 비싸고, 보육비도 많이 들고, 인프라도 좋지 않다고요. 그래도 부부 모두 일자리를 구하고 한인 교회에서 친구들도 사귀었다는 말을 들으며 저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친구가 이제 어느 정도 정착한 것 같았거든요.

만나면 항상 시시콜콜한 이야기나 나누고, 이민을 비웃던 저였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도대체 언제 가는 거야?", "애는 언제 낳고?", "갈 수 있겠어?" 라는 말이나 했죠. 부끄럽습니다.

한번도 살아 보지 못한 삶에 뛰어든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얼마나 많은 날을 불안과 의심과 싸우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며 보냈을까요.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소설 <데미안>의 글처럼, 익숙한 세계를 떠나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으로 발을 뻗는 친구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사역기획국 요셉

또 다른 피해자의 등장

설교 표절과 교인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산성광교회 현종남 목사. 그에게 13년 전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증언이 추가로 나왔습니다.

피해자는 현종남 목사가 안산성광교회에 부임하기 전 사역했던 ㅇ교회 교인이었습니다.

그는 현 목사가 20대 초반이었던 자신을 수차례 추행하고 성폭행을 시도하려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오래전 겪은 일이지만, 피해자의 이야기는 구체적이었습니다. 현 목사가 범행 당시 사 준 목걸이의 형태, 성폭력을 저지르기 위해 데려간 여행지 호텔 이름까지 또렷이 기억할 정도였는데요.

그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현 목사는 전형적으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습니다. 피해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며 신뢰를 쌓았고, 그 신뢰관계를 통해 원치 않는 스킨십과 부적절한 연락을 이어 갔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점을 이용했습니다.

현 목사의 범행은 피해자에게 깊은 상흔을 남겼습니다. 그는 결국 ㅇ교회를 떠났고, 오랜 시간 자책과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세월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현 목사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피해자를 다시 힘들게 한 건 현종남 목사가 지속해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는 현 목사가 반성 없이 목사직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며, 용기 내 피해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자신은 과거 피해 사실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공론화에 나선 안산성광교회 피해자에게 힘을 보태 주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만약 또다른 피해자들이 있다면 용기 내기를 바란다고도 했습니다.

반면 현 목사는 지난 3월 설교 표절 및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계속 강단에 서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는 성폭력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사필귀정”이라고 답할 뿐이었습니다.

편집국 수진

"가스라이팅 당해 내연녀와 입 맞추는 사진 찍었다"

KAM선교회 대표 데이비드 차가 제기된 논란에 대해 인정하고 대표직에서 사퇴했습니다

데이비드 차가 설교하는 기도회가 올라가는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22만 명에 이를 정도로 팬층이 탄탄했습니다.

자신이 통일 이후 준비된 지도자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책 출판과 교육 사업에도 잠시 몸을 담으며 영향력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데이비드 차는 한 순간에 몰락했습는데요. 유튜브를 통해 그가 한 여성과 입맞춤하고 있는 사진 등이 공개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선교회로 들어온 헌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다 수사를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데이비드 차는 의혹이 제기되자, 해명 영상을 올렸습니다. 과거 한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던 건 맞지만 정리했고, 횡령 문제는, 선교회 재정에 애초 자신의 사비가 들어갔던 더라 이를 돌려받아도 된다는 생각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제기된 모든 의혹을 사실로 인정한 건데요. 데이비드 차는 KAM선교회 대표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히면서도, A 선교사의 가스라이팅 때문에 힘들었다며 눈물을 보였고, 이 문제를 폭로한 A 선교사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차는 5월 16일 A 선교사와 이들의 입장을 담아 보도한 <평화나무>, 취재를 도운 기침 이대위원장 진일교 목사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는 등 반격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A 선교사의 아내는 데이비드 차의 공격에 대해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카카오톡 메시지를 조작하고 있는 것은 데이비드 차 쪽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편집국 태빈

"자 일어나 다시 또 노래하자, 저 해방이 우리를 부르네"

찬양 사역자 이지음 씨가 작사·작곡한 ’미리암의 노래’라는 찬양의 한 소절인데요.

지난 5월 23일 서울 중구 YWCA 강당에서 열린 '강남역 여성 혐오 범죄 8주기 여성주의 연합 예배'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2016년 강남에서 30대 남성이 일면식 없는 여성을 살해하고 "평소 여자들이 무시했다"고 말했는데요.

이후 많은 사람들의 분노로 여성 혐오 범죄가 공론화되었습니다. 교계에서도 이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올해로 8년째 예배가 이어 오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오랜 시간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 희생당한 여성들을 기억하며 더 안전한 세상과 교회가 만들어지기를 기도했습니다.

이날 예배에서는 순서지에 매달린 형형색색의 끈을 흔들며 견고한 가부장제, 만연한 성차별, 백래시와 유리천장 등 모든 부조리함으로부터 여성의 '해방'을 외쳤는데요.

연대와 저항의 노래를 부르고 춤추는 이들의 몸짓에는 기쁨과 자유함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불의에 저항하고 사랑으로 연대하는 모든 여성들과 춤추시는 하나님"을 고백하며 "미리암과 함께 소고를 치며 해방과 새 희망을 선포했던 여성들처럼 연대하고 일상에서도 주님의 정의와 평화의 노래를 부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편집국 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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