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샐러틴 <돼지다운 돼지>(홍성사)
박용희 용서점 대표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있다. 그런데 이런 단체가 있다는 사실을 대다수 기독교인은 알지 못한다. 그만큼 기독교인은 환경·생태에 관심이 적다. 부차적인 것으로 여긴다. 심지어 창세기 문화 명령 '다스리라'는 동사를 적극 해석해, 자연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마음껏 쓰라고 주신 선물로 여기기도 한다. 이 책은 미국에서 대안적 농장을 운영하며 환경운동가와 기독교인 사이에서 서로를 연결하는 역할을 감당하는 저자가 쓴 기독 생태 에세이다. 서문에 밝히듯 저자는 하나님의 모든 창조물이 영적 진리를 알려 주는 실물교육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대한 세부적 주제를 거침없이 풀어낸다. 공장식 축산, 유전자 변형 식품, 주체적 식생활 등 삶에 구체적으로 관계되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단순히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창조물인 자연을 대하는 근본적 회심을 요구한다. 이런 진지한 이야기를 유머를 담아 전달하는 탁월함이 빛난다. 저자가 글의 대상으로 삼은 독자들에게 이 책이 많이 전해지기를 바란다.
한 줄 평: '돼지다운 돼지'를 소개합니다(검색창에 '새벽이'를 넣어 보세요).
별점: ★★★★☆(4/5)
박혜은 서울책보고 북매니저
복음주의자이자 종교적 우파를 자처하는 미국인에게 친환경 농업에 따른 먹거리와 신앙의 문제를 논파하는 책인데도 종교적 좌파이자 한국인인 나 또한 크게 회개하게 만든 책. 당장 이 책을 읽는 동안 고기를 줄였으니. 그렇다고 채식을 권하는 책은 아니다. 돼지답게 자란 돼지를 먹자는 이야기. 덕분에 육식의 윤리학에 관심이 생겨 피터 싱어까지 찾아봤으니 최소 음식의 신학을 고민하게 만들 소중한 책 되겠다. 체제 너머를 꿈꾸며 자기 전문 분야에서 성경의 지향을 따르는 실험의 좋은 예시여서일까. 책 모서리를 많이 접었다. 성경의 통찰을 물적 세계에 적용하는 방식이 뛰어났음. "질펀한 불량 식품 탐식"은 포르노 중독만큼 해롭다는 강조는 엄중하게 다가왔고. 다만 몇몇 주장은 유사 과학 아닐까 우려됐고, 동물이 창조된 모습답기를 뜨겁게 갈망하는 '환경주의자 빨갱이 농부'도 하나님을 여자로 표현하는 레토릭과 낙태 문제에는 보수적일 수 있음에 헛웃음 나기도. 돼지다운 돼지만큼 여성다운 여성은 무엇일까, 잠깐 딴생각.
한 줄 평: 코로나19 시대, 다른 창조물들과 공존하는 지혜를 겸허히 배우고 싶은 인간에게 도착한 생명신학.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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