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편집국장] 한국 극우·보수 개신교계의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역사를 다룬 <뉴스앤조이>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 기획 보도가 제26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선정하는 언론상은, 국내 인권 보호와 증진에 기여한 보도를 선정해 공적을 기리고 언론의 책무를 강조한다는 취지에서 1997년 시작해 올해로 26회를 맞았다. 앰네스티는 3월 14일 수상작을 발표했다. 언론상 심사위원회는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를 선정한 이유로 "동성애 반대를 주장하는 종교 단체 등의 조직적인 반대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뉴스앤조이>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 보도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7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됐습니다.민언련은 "이번 보도는 10년간의 부당한 퀴어 축제 방해의 역사를 짚어 혐오 행위가 우리 사회에서 용인될 수 있는 것인지 고민거리를 던지고, 전국 8개 지역에서 퀴어 문화 축제를 직접 진행·참가하고 있는 현장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퀴어 축제 가치를 살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다큐멘터리 '퀴어 문화 축제 잔혹사 -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를 제작하기 위해 텀블벅 모금을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 9년 만에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보통의 교인들이 이 영상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큰 교회 목사들이 저러고(동성애 반대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큰 충격을 받을 것 같아요.""그들(반동성애 개신교인)의 언어는 예수님의 말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뉴스앤조이>가) 중요한 일을 해 줬다는 생각이 듭니다."[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다큐멘터리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 10년 -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시사회에 오신 분들이 한 말입니다. <뉴스앤조이>는 7월 18~21일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퍼레이드 행렬이 출발하려고 할 때였다. 인도 옆에 서 있던 흰옷을 입은 청년 수십 명이 순식간에 선두에 있는 트럭을 향해 뛰어들었다. "순국하는 마음으로 이 사람들을 막아라!" 어디선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청년들은 차량에 더욱 필사적으로 달라붙었다.2014년 6월 28일 제6회 대구 퀴어 문화 축제가 열린 대구 2·28기념공원. 흥겹게 출발해야 할 퍼레이드는 시작부터 방해에 가로막혔다. 이날 개신교인 1000여 명은 정오부터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 등 축제장 주변 곳곳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주된 행사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읭(활동명)은 울고 있었다. 2017년 7월 15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제18회 서울 퀴어 문화 축제, 처음 참석해 보는 퀴어 문화 축제였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는 건데, 그걸 왜 이렇게까지 외쳐야 하는 것인가…. 1년에 하루 이렇게 자신들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성소수자들이 겪는 이 상황이 서글펐다. 축제였지만, 그는 울었다.몇 년 전까지는 '혐오 세력'이었다. 읭은 대학 시절 한 선교 단체에서 활동했다. 졸업하고 나서도 간사로 몇 년을 일했다. 간사로 학생들을 만나면서 '동성애는 죄'라고 열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퀘어망제'. 조악한 음절의 조합인 것처럼 보이는 이 말은 '퀴어 문화 축제'를 비하하는 멸칭이다.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퀴어'를 '퀘어'라고 적어 놓은 데다가, '축제祝祭'의 반대말로 '망제亡祭'라는 말을 쓴 것 같지만, 이는 사전에도 없는 단어다.경남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2019년 1월 9일 경상남도청에서 연 발족 기자회견에 이 '퀘어망제'라는 말이 등장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막 20살이 됐던 경남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민규(활동명) 조직위원장은 당시를 생각하면 씁쓸한 웃음이 나온다. 기자들에게만
"우리는 평화 집회를 해야 합니다! 물리력 행사를 하지 말아 주세요! 만일 주변에서 그렇게 하면 말려 주세요!"[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함성과 함께 '퍼레이드'가 시작했다. 교계 연합 단체, 유아차를 끈 가족, 이성 부부·커플, 교복을 입은 학생, 군복을 입은 군인이 다섯 대의 트럭 뒤에서 차례로 출발했다. '술=간암 담배=폐암 동성애=에이즈', '그릇된 성도착 에이즈 감염이란 총알이 장전된 위험한 자해 행위' 같은 자극적인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나 깃발이 곳곳에서 펄럭였다. 출발 전, 단상에 선 사회자가 "환하게 웃어 달라"고 당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300, 1500, 2800, 8000. '광주인권지기 활짝' 활동가 서유(활동명)는 2018년 10월 21일 열린 제1회 광주 퀴어 문화 축제를 숫자로 설명했다. 광주에서 처음 열리는 퀴어 문화 축제였기에 조직위원회는 300명 정도만 와도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축제 당일 예상 인원의 5배가 넘는 1500명이 모였다. 감격스러운 일이었다.당시 축제가 열린 5·18민주광장에는 2800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광주 시내에 있는 경찰로는 부족해서 전국에서 지원을 왔다. 300명 집회 신고를 했고 많이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삐이익!' 호각 소리와 함께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하나, 둘! 하나, 둘!", "영차! 영차!" 양쪽에서 밧줄을 잡은 사람들은 서로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밧줄을 잡아끌다 못해 드러눕는 참가자들의 얼굴은 한껏 구겨졌다. 팽팽하던 균형은 시간이 지나며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삐이이이익!' 흙먼지 사이로 길게 울리는 호각 소리에 사람들은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 참가자들은 이른 더위에 구슬땀을 흘리며 서로를 보고 웃었다.5월 14일 춘천 의암공원에서 열린 제3회 춘천 퀴어 문화 축제는 '소양강 퀴
"그때 기억을 애써 밀어내려고 하는 것 같아요."[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임신규 공동집행위원장은 5년 전 열린 제1회 인천 퀴어 문화 축제의 기억을 힘겹게 떠올렸다. 그는 당시 축제 조직위원이었다. 2013년 홍대에서 열린 서울 퀴어 문화 축제에 처음 참석한 뒤 매년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에 오가면서 '인천에서도 이런 축제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18년 초, 임신규 위원장을 포함해 소셜미디어에서 만난 10여 명이 조직위원회를 꾸렸다. 그해 9월 8일, 인천광역시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제1회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민김종훈(자캐오) 사제는 2014년 6월 7일 열리는 서울 퀴어 문화 축제를 물리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개신교인 수천 명이 집결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대한성공회 사제가 되었지만, 과거 보수 교단 신학교를 다닌 그였기에 그쪽 네트워크에서 떠도는 소문을 접한 것이다. 마침 민김종훈 사제는 이번 서울 퀴어 문화 축제에 처음으로 연대할 예정이었기에, 소식을 듣는 순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이게 뭐지?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적 없었는데….'그는 임보라 목사에게 이 사실을 알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2020년 5월 6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당시 총무 이홍정 목사가 교계 언론 편집장들을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교회협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찬성하자 반동성애 사상으로 무장한 보수 교계 단체들이 교회협에 집중포화를 쏟아 내던 시기였다. 10개 남짓한 언론의 편집장급 기자들이 자리했다. 이홍정 목사가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고, 자연스럽게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동성애는 선천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에 한 교단 신문 편집장은 이렇게 말했다."그런데 지금 시대에 그런 사람이 있을까요? 동성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이 아무개 장로는 미리 준비한 자신의 인분을 몸 곳곳에 발랐다. 그리고 행진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몸을 던졌다. 그의 목표는 행진 선두에 있는 현수막이었다. 가로 7.5m, 세로 5m 크기의 대형 현수막에는 '함께 만드는 제7회 대구 퀴어 문화 축제'라고 써 있었다. 이 장로는 인분이 묻어 있는 손으로 현수막을 잡아챘다. 현수막 곳곳에 인분이 묻었다. 이후 그는 "매국노"라고 고함을 치며 사람들을 향해 달려갔다. 약 10분간의 소동 끝에 그는 경찰에 체포됐다.이는 2015년 7월 5일 대구 퀴어 문화 축
"위원회 요청에 따라 제출받은 민원 사항 내용을 보니까 음란물 전시 사진이라든지 뭐 이런 것들, 자위행위 기구, 유해 물건들을 전시했던 내용들이 있고요. (중략) 여기 그 서울광장에서 있었던 이 행사에 참여하셨던 분들과 그 주변에 그 인근에서 바로 옆에서 이를 반대하는 시위가 또 대규모로 있으셨어요. 저는 어떻게 보면, 시민들의 그 의견이 다르셔서 표출하셨던 상황들인데, 이게 논란이 있다는 거죠. 서울시민의 광장이라는 게,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공성이 되게 강해야 한다는 거죠. 판단 기준에 있어서."[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여러분! 지금 동성애자들이 행진 경로를 바꿨답니다! 저기로 가서 막아야 합니다! 모두 일어나세요!"[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덩치 큰 남성의 쩌렁쩌렁한 외침에 집회 참석자들은 우르르 자리에서 일어나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달려갔다. 집회 사회를 보고 있던 권 아무개 씨는 우락부락한 남성에게 마이크를 뺏긴 채 멍하니 서 있었다. 수천 명이 앉아 있던 좌석은 순식간에 텅 비었다. 권 씨는 지금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니, 이해는 했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2014년 6월 7일 토요일 오후 6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