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남 목사가 설교 표절에 문제를 제기해 온 교인들을 제명하고,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알리바이가 맞지 않는다"며 해명했다. 안산성광교회 설교 영상 갈무리
현종남 목사가 설교 표절에 문제를 제기해 온 교인을 제명하고,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알리바이가 맞지 않는다"며 해명했다. 안산성광교회 설교 영상 갈무리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설교 표절 및 교인 성추행 의혹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안산성광교회 현종남 목사가 설교 표절 문제를 제기한 교인을 올해 교인 명단에서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자신에게 제기된 성추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교회 의료봉사실에서 현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한 B 집사를 비난했다. 

현종남 목사는 3월 10일 주일예배 후 열린 임원회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 및 반대 교인들을 향한 보복성 조치에 대해 해명했다. 안산성광교회가 소속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이철 감독회장)에서의 임원회는 장로교회의 제직회와 유사한 성격으로, 교회 행정·재정 보고 및 중요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분기별로 열리는 회의다. 

이날 임원회는 시작부터 격렬한 실랑이가 이어졌다. 현 목사가 설교를 표절한다고 문제를 제기해 왔던 권사 C가 출석하려고 하자, 현 목사를 옹호하는 교인들이 "더 이상 임원이 아니지 않느냐"며 출입을 가로막은 것이다. 2024년 교회 요람에서 C 권사의 이름이 빠졌다는 이유였다. 그는 임원회에 참석해 "요람에서 내 이름이 삭제됐다. 실수로 나만 빠졌으면 괜찮은데, 가족들까지 다 빠졌다. 철저하게 말살 정책하는 것처럼. 이게 누구의 뜻인가. 당사자로서 너무 섭섭하다. 있는 양도 이렇게 파 내면서 무슨 양을 전도한다고 그러는가"라고 항의했다. 

현 목사는 C 권사가 발언을 마치자 "다음으로 넘어가겠다. 알겠다"며 답을 피했다. 일부 교인이 C 권사에게 발언권을 제대로 달라고 항의하자, 현 목사는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내가 듣기로는 본인 입으로 안 나온다고 하셨다. 증인들이 여러 분 있어서, 뺄까 말까 하다가 내가 빼라고 했다"며, 자신이 C 권사를 제명하라고 한 것이 맞다고 시인했다. 

임원회에서는 설교 표절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지만, 현종남 목사는 듣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며 교인들을 탓했다. 한 교인이 "담임목사님께서도 설교에 대해서 교인들이 이야기를 하면 좀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말씀을 들을 때마다 성경과 틀린 부분이 너무나 많다. 성심성의껏 말씀을 준비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현 목사는 "준비하고 있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종남 목사는 "듣는 사람이 잘 들어야 한다. 듣는 사람의 마음이 열려야 한다. 강단의 설교권은 목사에게 있다"고 말했다. 황당한 답변으로 재차 항의를 받자, 그는 "듣는 분의 태도가 중요한 거지. 내 마음이 중요한 거잖아"라고 덧붙였다. 

B 집사가 제기한 성추행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며 법정에 가서 다투겠다고 했다. 한 교인이 B가 활동 중인 의료봉사실을 별다른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폐쇄한 것을 문제 삼자, 현종남 목사는 "B는 나를 고소한 사람이다. 고소한 사람이 봉사를 한다는 것을 나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전혀 사실이 아닌데 고소를 해서 억울하다. 이건 법정에서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의료봉사실을 쳐다보면 화가 난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일부 교인이 "그건 목사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교인들을 위해 생각하셔야 하지 않느냐", "(B 집사 대신)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면 되지 않느냐"며 의료봉사실을 부활시켜 달라고 말하자, 현 목사는 "절대 안 된다"고 답했다. 그는 "한 번 폐쇄한 건 안 된다. 담임목사로서 그럴 권한이 있다. 나 너무 억울하다. 이거 분명히 밝혀낼 것이다. 무죄로 나올 것이다. 그렇게만 아시기 바란다"면서 "세상에 (주일 오후) 12시 전에 거기 내려갔다가 성추행을 하고 나올 그런 시간적인 여유가 어디 있는가. 시간대도, 알리바이도 맞지 않다. 여기서 더이상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현종남 목사는 의료봉사실을 폐쇄하면서, 청년부 간사이던 B 집사를 해외 선교에서도 배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청년부 해외 선교는 전면 취소됐다. 그는 "리스크가 생긴 것에 대해서 담임목사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청년들의 개인 사정도 있고 그래서 못 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방적으로 제명을 통보받고 임원회 출입을 제지당한 C 권사는 3월 12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며 허탈해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2개월간 교회에 나가지 않은 이유는 현종남 목사의 설교를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어서였다. 교인들이 교회를 나오지 않으면 전화 심방이라도 해야지, 곧바로 요람에서 빼는 게 말이 되느냐. 심지어 나는 그 기간 동안에도 십일조를 다 냈다. 1년 동안 교회에 나오지 않은 교인들도 이름이 그대로 있는데, 당회 결의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제명하다니 이토록 실망스러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임원회에 참석한 D 장로는 "현 목사는 자신을 반대하는 교인의 출입을 폭력적으로 저지하고, 불리한 질문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거나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동안 교인들이 요구해 온 것들을 지켜야 하는데, 계속해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만 있다"고 비판했다. 

교인들은 감리회 경기연회가 적극적으로 현종남 목사 문제를 바로잡아 주기를 원하고 있다. 교인들은 경기연회 심사위원회(김문조 위원장)에 △성추행 △이단 사상 게재 △직권 남용 및 직무 유기 △규칙 고의 오용 △교회 기능과 질서 문란 야기 △교인 간 불화 조장 △윤리 강령 위반(표절) 혐의로 고소했다. 경기연회 심사위원회는 3월 13일 현 목사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뉴스앤조이>는 3월 12일 현종남 목사에게 교인 제명 등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재차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했다. 현 목사는 "교인들에게 설교 문제는 열심히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성추행 부분은 너무 억울하고, 법정에서 다룰 문제이니 지켜보자고 했다"고만 메시지로 답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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