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 성경 해석학> /  마히클 고힌 엮음 / 백지윤 옮김 / IVP 펴냄 / 488쪽 / 3만 원
<선교적 성경 해석학> /  마히클 고힌 엮음 / 백지윤 옮김 / IVP 펴냄 / 488쪽 / 3만 원

[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2013년 11월 신학자와 목회자 700여 명이 미국 칼빈신학교에 모였다. 크리스토퍼 라이트, N.T. 라이트, 마히클 고힌, 대럴 구더, 리처드 보컴, 크레이그 바르톨로뮤, 딘 플레밍, 칼 보스마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었을 법한 신학자가 대거 참여했다. 이들이 모인 건 칼빈신학교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는데, 행사 주제가 '선교적 성경 읽기'였다. 

'선교적 성경 읽기' 개념은 하나님의 구속 사역을 강조한다. 기본적으로 성경을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로 이해한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을 하나님이 그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선교하는 내용으로 보는 관점이다. 이 관점에서 선교는 단순히 사람의 과업에 그치지 않는다. 선교의 주체는 하나님이고, 우리는 모두 동역자로 참여하고 있다. 선교의 범위도 더 넓어진다.

'선교적 성경 읽기' 컨퍼런스에서 신학자 4명이 기조 발제 했다.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구약성경을 선교적으로 읽는 것에 대해, N. T. 라이트는 신약성경을 선교적으로 읽는 것에 대해, 마이클 고힌은 설교에 있어서 선교적 성경 읽기가 지닌 함의에 대해, 대럴 구더는 신학 교육에서 선교적 성경 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선교적 성경 해석학>은 컨퍼런스의 기조 발제와 워크숍 일부를 재구성한 책이다. 1부 '선교적 해석학'에서는 선교적 해석학의 전반적 성격과 그 의미를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본다. 2부 '선교적 구약성경 읽기', 3부 '선교적 신약성경 읽기'는 각각 구약과 신약을 선교적으로 읽는 방법에 대하여 논하고, 특정 책에 대한 선교적 읽기를 예시로 보여 준다. 4부 '선교적 성경 읽기와 설교', 5부 '선교적 성경 읽기와 신학 교육'은 각각 설교와 신학 교육을 위한 선교적 성경 읽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2000년대 들어 '선교적'이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되는 현상을 보며 피로감을 느낄지 모르겠다. 너무 많이 사용된 나머지 의미가 퇴색한 면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엮은 마히클 고힌[<성경은 드라마다>·<세계관은 이야기다>·<창조 타락 구속>(IVP·공저)]은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선교적'이라는 단어는 하나님의 백성이 그분의 구속적 선교에 참여하는 것을 성경의 중심 주제로 보는 성경 해석 방식에 대해,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의 진정한 본질에 대해, 교회를 그 사명에 합당하게 준비시키기 위해 필요한 신학에 대해 다시금 일깨우는 표지이자 임시 골조로서 유용한 면이 있다. (중략) 우리가 언젠가는 교회, 신학, 성경 해석, 신학 교육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선교적 사명에 대한 인식으로 가득 채워져서 더 이상 '선교적'이라는 단어가 우리를 일깨울 필요가 없어지기를 바라야 한다." 

"성경은 창조 세계 전체와 온 열방 백성 전체를 인간의 반역이 가져온 피폐한 영향력에서 회복하기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나님은 이 선교에서 역할을 감당할 한 백성을 선택하셨다. 이는 선교가 단순한 활동 이상임을 의미한다. 즉, 그것은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성경의 이야기에서 감당하도록 부름받은 역할로부터 비롯하는 정체성이다. 그렇다면, 선교는 단순히 일련의 아웃리치 활동이 아니다. 선교는 하나님 백성의 존재 자체를 규정한다. 성경 이야기 안에서 그들이 감당하도록 부름받은 역할로부터 그들의 선교적 정체성이 기인한다고 말하는 것은 이미 성경 읽기에서 선교의 중심성을 시사한다." (1장 '선교적 성경 읽기의 역사와 개관', 27쪽)

"선교의 범위는 포괄적일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백성은 사적·공적 삶의 모든 스펙트럼에서 새롭게 하는 하나님의 사역을 체현한다. 하나님의 구원은 인간의 삶만큼이나 광범위하기 때문에, 교회의 선교 역시 그러하다. 더 나아가, 이것은 인간 삶의 모든 범위에서 구별된 백성이 되는 것에는 주변 문화와의 선교적 만남이 언제나 따라오리란 것을 의미한다." (1장 '선교적 성경 읽기의 역사와 개관', 46쪽)

"신학은 세상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아주 특별하고 성스러운 소수를 위한 사적 공간으로 후퇴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신학은 세상 안에서 완전히 새로운 해석학적 공간을 여는 것이어야 한다. (중략) 하나님의 새 창조는 일어나고 있고, 우리는 단지 그것의 수혜자가 아니라 대리자로 부름받는다. 이 새 창조의 대리자가 될 때, 우리는 오늘날 다른 많은 사회와 문화가 열망하는 사회적·문화적·종교적·윤리적·정치적 실재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안전한 사적 공간으로 물러남으로써가 아니라, 옛것의 한가운데서 새 창조를 살아 냄으로써 이 일을 한다." (9장 '선교적으로 신약성경 읽기', 2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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