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아이들을 럭비공에 비유할 때가 많습니다.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 그 탄성과 역동성 때문이겠죠. 이건 아이들이 지닌 고유의 장점이지만 때로는 단점처럼 여겨질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통제되고 절제되지 않은 자유분방한 모습이 혹여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중요한 자리를 망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많은 어른이 예배가 시작하면 자녀들에게 여러 차례 주의를 주는 모습을 봅니다. 제 부모님이 그랬고, 저 역시 그러는 것처럼요. 

나들목일산교회(유형석·이진아 목사)에서 드린 공동체 예배는 이러한 제 고정관념을 깨뜨려 줬습니다. 나들목일산교회는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공동체 예배로 모입니다. 이 시간만큼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예배에 참여하는데요. 11월 2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 있는 나들목일산교회를 방문했습니다.

헌아식 모습. 나들목일산교회는 유아세례 대신 헌아식을 합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헌아식 모습. 나들목일산교회는 유아세례 대신 헌아식을 합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매월 마지막 주
아이들과 함께하는 예배

나들목일산교회는 지하철 3호선 대화역 인근에 있는 이웃 교회 예배당에서 모입니다. 교회는 개척 초기부터 건물 없는 교회를 지향해 왔습니다. 이전에는 교육기관 시설을 대관했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그 공간은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습니다. 다행히 지역에 있는 한 교회가 예배당을 내줬고, 일부 공간도 나들목일산교회가 사용할 수 있게 해 줬습니다. 

예배는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 시작합니다. 교회는 상가와 주택이 모여 있는 동네에 있는데 일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거리가 한산하고 조용했습니다. 적당한 곳에 차를 주차하고 나니, 찬양 소리가 교회 밖으로 조금씩 흘러나왔습니다. 

찬양 소리를 따라 지하 2층 예배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어른들과 아이들이 예배당에 골고루 앉아 있습니다. 아이들은 앞에서 선배들의 몸짓에 맞춰 열심히 율동을 하고 찬양을 불렀습니다. 설교 본문을 읽는 시간에도 씩씩한 목소리로 성경을 읽었고요. 듣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지저귀지 않는 새가 없고 흔들리지 않는 꽃이 없듯이, 가만히 있는 아이는 없는 법이죠. 예배가 길어지면서 아이들은 조금씩 꼼지락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 곁에서 장난치다 신나서 소리 지르는 아이, 멀리 앉은 친구와 이야기하고 싶어 회중 사이를 가로지르는 아이, 재밌는 놀이가 생각났는지 문 밖으로 쿵쾅거리며 달려 나가는 아이 등 여러 친구가 각기 각색으로 예배를 활기차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을 열심히 살피는 저와 달리 교인들은 익숙하다는 듯 평온해 보였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한 교인에게 어떻게 그렇게 다들 아무렇지 않게 앉아 있느냐고 물으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기분이 좋은가 보죠, 아이들이", "저희에게는 그런 소음이 자연스러워요". 

예배 시간에 아이들이 뛰어다녀도 아무도 제재하지 않습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예배 시간에 아이들이 뛰어다녀도 아무도 제재하지 않습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이날 유형석 목사는 '물결이 물결을 이어 가는 교회'라는 제목으로 설교했습니다. 본문은 열왕기상 22장으로, 유다왕 여호사밧과 북이스라엘왕 아하시야의 이야기입니다. 두 왕은 아버지의 신앙을 그대로 이어받는데, 여호사밧은 아버지 아사처럼 하나님 뜻을 따르고 아하시야는 아버지 아합처럼 바알을 섬겨 하나님을 진노하게 합니다. 

유 목사는 남유다와 북이스라엘 왕조들의 전체 역사를 요약하며 비록 본문에 나온 두 왕은 아버지의 신앙을 그대로 따라갔지만, 오늘날 우리 자녀들이 부모의 신앙을 그대로 이어받는다고 확언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부모가 신실한 신앙인이라고 해서 자식이 무조건 신실한 신앙인이 된다는 법이 없습니다. 특히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이 기본 세계관이었던 고대 사회에서도 그랬는데 하물며 요즘 같은 다원주의 시대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모가 다윗의 길을 걷지 않았지만 자식은 다윗의 길을 걸어갔던 아사·요아스·히스기야·요시아 왕에게서 한 가닥 희망을 발견합니다. 부모의 죄악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다른 방식으로 하나님의 사람을 성장시켜 주시고, 하나님나라를 위해 사용해 주셨습니다. (중략)

 

우리 자녀가 훌륭하고 신실한 신앙인으로 자라나게 하기 위해서 우리 부모 세대가 그리고 공동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습니다. 그저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자신의 신앙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며 하나님 말씀을 따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조금 도울 뿐입니다. 

 

우리 성장 세대 친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장 세대 친구 여러분, 여러분의 신앙은 부모님의 책임이 아닙니다. 여러분 자신의 책임입니다. 지금부터 자신의 신앙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며 하나님 말씀을 좇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인생을 살아가십시오."

기독교인이 줄어드는 지금을 한국교회 쇠퇴기라고 불러도 무리가 아닐 겁니다. 한국교회 위기론과 다음 세대 양육론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교계 강단과 서가를 채워 온 지도 오래고요. 유 목사는 위기의 원인을 밖이 아닌 안에서 찾습니다. 기성세대가 지나친 간섭이나 무책임한 방치로 자녀나 후배에게 올바른 신앙을 남기지 못한 것은 아닌지. 교회가 이제는 양 끝 사이 적당한 지점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유 목사는 말했습니다.

공동체 예배 마지막 순서는 성찬식입니다. 교회는 아이들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성찬에 초대합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공동체 예배 마지막 순서는 성찬식입니다. 교회는 아이들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성찬에 초대합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아이들 곁에는 누군가 필요하다

나들목일산교회는 나들목교회(김형국 목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나들목교회는 교인 1000명을 넘긴 시점에서, 내부적으로 교회 분립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서울 신림동에 있는 나들목하늘교회가 가장 처음 분립 개척하고, 두 번째로 나들목일산교회가 탄생했습니다. 당시 나들목교회에 있던 유형석·이진아 목사와 일산에 사는 교인 등 12명이 2014년부터 개척을 준비해, 2015년 10월 창립 예배를 열었습니다.  

나들목일산교회는 개척 초기부터 두 교육기관을 운영했습니다. 하나는 2017년 개설한 나들목숲학교입니다. 5~7세 대상인 나들목숲학교는 아이들이 사시사철 고양시에 있는 고봉산을 비롯해 인근 숲·공원·산·섬 등에서 다양한 놀이 학습을 하도록 돕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연 속에서 뒹굴며 생태 감수성을 키우고 몸과 마음이 튼튼하게 자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2018년 문을 연 나들목학교입니다. 나들목학교는 경기도교육청에 등록된 대안 학교로, 초·중·고등학교 과정이 통합된 12년제 학교입니다. '새로운 세대를 하나님나라의 백성으로 키운다’는 사명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하나님', '자신', '이웃', '세상’과 올바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걸 목표하고 있습니다. 

일과는 여느 학교와 비슷하지만 학습 방식이 다릅니다. 학생들은 매일 오전 40분 동안 성경을 읽고 묵상과 나눔을 하는데요. 신앙 관련 교육은 오전 묵상이 전부입니다. 나머지 시간은 교과과정에 따라 진행합니다. 나들목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양승연 선생님은 학생들이 자기 주도 학습으로 진도를 나가고 있고, 이러한 교육 방식에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했습니다.

올해 나들목학교 아이들은 경주에 수학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올해 나들목학교 아이들은 경주에 수학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나들목일산교회는 장년 교인 100명, 미성년 교인이 70명 출석하는 소형 교회입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 교회가 교육기관을 두 곳이나 운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럼에도 이 사역을 계속하는 건, 두 목사와 교인들이 개척 초기부터 아이들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기 때문입니다. 

"개척 초기 두 가정에 아이가 있었어요. 우리가 하나님나라 복음을 배웠는데 이게 자녀 교육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잖아요.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지 고민하다가, 선행 학습이나 조기 교육 같은 거 하지 말고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을 느끼면서 할 수 있는 교육이 없을까 찾게 됐어요. 실제로 독일의 숲 유치원 같은 방식이 있더라고요. 좋은 기회로 전문가 선생님과도 연결돼 나들목숲학교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이진아 목사) 

나들목학교도 유형석·이진아 목사가 오랫동안 생각한 교육 방식입니다. 두 목사는 나들목교회 이전에 여러 교회 청년부와 교회학교에서 사역했습니다. 그때마다 늘 아쉬운 점을 느꼈다고 했는데요. 일주일에 한 번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는 하나님을 충분히 알려 주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중 학교를 계속 고민했어요. 다만 학교에서 신앙을 주입하는 게 아니라, 말씀을 노출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어요. 나들목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대부분 모태신앙이에요. 하나님에 관하여 고민하기 전부터 기독교에 관한 기본 지식을 배워요. 그러다 학년이 올라가면 진지하게 자기 신앙을 돌아보는 순간을 겪게 돼요. 

 

근데 이런 고민들이 교회 안에서 용인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특히 직분자 자녀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꺼내기 어렵죠. 제가 경험한 바로는 많은 청소년이 가면을 쓰고 신앙생활을 하게 되더라고요.  

 

아이들에게는 좋으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그런 하나님을 믿는 좋은 어른이 필요해요. 비록 나는 지금 하나님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러한 갈등이나 고민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는 이모·삼촌 같은 존재 말이에요. 나들목학교는 이런 어른 같은 학교를 지향해요." (이진아 목사) 

올해 10월 전가족 수련회를 다녀왔습니다. 성장세대팀 장선덕 선생님은 공동체 예배나 수련회 등 여러 모임에 참여하면서 어른들이나 아이들 모두가 한 가족이 되는 경험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올해 10월 전가족 수련회를 다녀왔습니다. 성장세대팀 장선덕 선생님은 공동체 예배나 수련회 등 여러 모임에 참여하면서 어른들이나 아이들 모두가 한 가족이 되는 경험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초등청소년부 예배 모습입니다. 고등학생 형·누나들도 열심히 율동을 합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초등청소년부 예배 모습입니다. 고등학생 형·누나들도 열심히 율동을 합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우리도 어른들처럼
우리끼리 교회 할래요'

나들목일산교회 교회학교도 같은 점을 지향합니다. 나들목일산교회는 미성년 교인들을 '성장 세대'라고 부르는데요. 유형석 목사는 "다음 세대라는 말이 어감상 지금 세대가 아닌 느낌을 갖고 있어서, '성장 세대'라는 표현을 사용해요. 아이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죠"라고 했습니다. 교회 특징이 있다면 통합 교육을 지향한다는 점입니다. 이전에는 초등부·중고등부와 같이 부서별로 모였는데, 코로나19 이후 미취학·취학(초1~고3) 부서로 나눠서 예배를 드립니다.  

갈등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통합 교육의 성과는 아이들을 조금씩 변화시켰습니다. 통합 교육을 진행하면 고학년 학생의 역할이 커집니다. 성장세대팀은 매주 예배가 끝나고 나면, 말씀 나눔이나 레크리에이션, 요리, 체육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는데요. 고학년 학생들이 저학년 친구들을 이끄면서 일찍부터 자발적인 리더십이나 책임감을 배웁니다.  

성장세대팀에서 사역하고 있는 장선덕 선생님은 "아이들이 학년을 떠나 함께 활동하는 걸 보면, 이 친구들이 점점 가족이 되고 공동체가 되는 걸 느껴요. 각자 지니고 있는 장점이나 단점을 상대에게 보여 주면서,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빛나게 하는 존재가 되는 것 같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초등청소년부 친구들은 올해 6월 강원도 철원에 있는 국경선평화학교 평화 캠프에 참가했습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초등청소년부 친구들은 올해 6월 강원도 철원에 있는 국경선평화학교 평화 캠프에 참가했습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올해는 특별히 학생들만 참여하는 가정 교회가 만들어졌습니다. 가정 교회는 나들목일산교회에서 성인들이 모이는 소그룹을 지칭하는데요. 교인들은 정기적으로 가정 교회로 모여, 같이 식사하고 말씀과 삶을 나눕니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들이 가정 교회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습니다. 어른들이 모임에서 위로받고 즐거워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지켜본 아이들에게 가정 교회는 어느새 동경의 대상이 됐던 것 같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고학년이 됐으니 자기들끼리 가정 교회를 만들겠다며, 아인들이 먼저 교회에 제안했다고 유 목사는 말했습니다.

교회 이름에
지명이 들어갔다는 건

나들목일산교회는 나들목교회 시절부터 추구해 온 가치와 철학을 지금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것은 아래 4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교인 중심의 교회가 아니라 '찾는 이(아직 신앙이 없는 사람)'를 위한 교회.

· 주일 예배 시간에만 인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삶을 공유하는 진실한 공동체.

· 이원론적 영성이 아니라 균형 있는 성장.

· 하나님이 주신 축복을 이웃과 나누는 안팎의 변혁을 추구.

나들목일산교회는 여기에 한 가지 가치를 더 추가합니다. 지역성입니다. '일산' 지역에 위치한 공동체로서,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이 벌어진 고양 금정굴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예배를 드리고, 지역 교회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산황산 골프장 반대 운동을 벌였습니다. 유형석 목사는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 공동의장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예레미야 29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백성들에게 '너희를 사로잡아 간 도시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하고 기도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교회 개척을 준비할 때부터 이 말씀을 따라, 교회가 있는 고양시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하고 기도하는 것을 우리의 책무로 여기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전쟁 시기 벌어진 민간인 학살 문제나 골프장 건설 이슈 등이 크게 보면 국가적인 문제이지만 동시에 우리 마을의 문제라는 것을 실감하게 됐습니다. 

 

비록 우리 교회는 아이들 포함해서 200명 안 되는 소형 교회이지만, 지역사회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역사회 시민들이 바로 우리 이웃이고, 이분들과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복음 전도를 위해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형석 목사)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적극 참여한다고 교회가 정치적으로 진보적일 거라는 생각은 선입견입니다. 오히려 교회 분위기는 보수적이라고 유 목사는 말합니다. 그는 "우리는 성경이 가르치는 내용을 균형 있게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인 신앙만 강조하는 건 참된 보수가 아닙니다. 정의와 평화, 생명에 대한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교회가 교인들에게 말씀 묵상과 기도 생활을 강조하는 편이에요. 그러면 어떤 분은 당황해하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두 말씀은 별개가 아니거든요. 하나의 가르침이에요. 따라서 교회에서 어느 정도 헌신하려면 이것들을 균형 있게 실천해야 해요." (이진아 목사) 

고양시 시민 단체들이 주관한 세월호 참사 9주기 행사에도 참가했습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고양시 시민 단체들이 주관한 세월호 참사 9주기 행사에도 참가했습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창조 세계의 청지기이자
지구별 시민의 한 사람으로

나들목일산교회는 2019년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녹색교회'로 선정됐습니다. 자연 친화적인 나들목숲학교를 운영하고 산황산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등 환경 운동에 열심히 동참했기 때문입니다. 녹색교회네트워크 일원으로서 매년 6월 환경 주일을 지키고, 9-10월 창조절을 지키며,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돌보는 기독교인들의 사명을 고양하고 있습니다.  

'지구환경팀'이라는 환경 운동을 위한 전담 사역팀도 만들었습니다. 지구환경팀에서 사역하는 김누리 팀원은 교회가 산황산 골프장 건설 반대를 계기로 환경에 관심을 갖는 교인이 늘어나면서, 5~6명의 교인을 중심으로 사역팀이 만들어졌다고 했습니다. 

지구환경팀은 교인들이 생태적인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여러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교인들이 각자 집에서 가지고 온 중고품으로 장터를 열어, 수익금을 고난받는 이웃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플로깅(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 '채식 요리 대회', '집에서 가장 오래된 옷 인증하기' 등 재미를 곁들인 활동도 준비했습니다.  

"처음에 저희가 열정을 갖고 여러 가지 시도를 했을 때, 교인들이 적극 반응해 주셨어요. 그런데 이런 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면도 없지 않아요. 중고 장터만 해도 더 이상 내다 팔 물건이 없어요. (웃음)

 

그래도 교인들에게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다든지 자원을 아껴 쓴다든지 등 개개인의 삶에 분명한 변화를 줬다고 보고 있고요. 지금은 교인 모두가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텀블러를 갖고 다니는 게 자연스러운 모습이 됐어요." (김누리 팀원) 

그러고 보니 공동체 예배에 참석했을 때, 교인들 앞에 텀블러가 놓여 있는 걸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기후 정의 행진에 참여한 교인들의 모습입니다. 아이들도 자신들의 문제인 만큼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지난해 기후 정의 행진에 참여한 교인들의 모습입니다. 아이들도 자신들의 문제인 만큼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사진 제공 나들목일산교회

유형석 목사는 교회가 존재하는 지역과 시대 상황에 따라 교회는 다양한 부르심을 입는다고 했습니다. 그는 "한국교회가 쇠퇴기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모든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붙잡고 각자의 부르심에 충실히 반응하며 지역사회 이웃을 친절한 미소로 마주할 수 있다면, 이 어려운 시대에도 복음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계속해서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해요"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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